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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자 빅토르 Jul 23. 2022

나의 첫 유럽여행

20일 차, 21일 차

20일 차 아침에 일어나서 이모와 커피 한 잔 그리고 빵 몇 조각. 내가 기대한 이상을 이모가 챙겨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이모께 나중에 돈 많이 벌어서 넓은 집에 살면 일주일 살다가 가시라고 말씀드렸다. 고작 1주일?이라고 농담을 건네시는 이모. 이모 덕분에 나의 유럽여행이 더 순탄해졌고, 평안해졌다.


20일 차의 첫 행선지는 바로 벤츠 박물관. 사실 나는 다른 남자들에 비하면 차에 관심이 정말 없는 편이다. 요즘 무슨 차가 인기인지, 어떤 신상이 있는지 하나도 모르며 알고 있는 차 브랜드도 많이 없다. 그래도 벤츠는 워낙에 유명하니까 박물관으로 향했다. 


벤츠 박물관 옆에는 벤츠가 스폰하는 슈투트가르트 축구장 메르세데스 벤츠 아레나가 있었다. 첼시의 공격수 티모 베르너가 슈투트가르트 유스팀 출신이라고 한다. 벤츠가 스폰하는 기업이면 더 강한 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국제학생증이 있어서 5유로만 내고 관람이 가능했다. 국제학생증 발급이 가능한 여행자들은 나처럼 국제학생증을 이용해서 꼭 할인받고 관람하기를.


벤츠의 초창기 차, 레이상 차, 흑백영화에 나올 법한 차들까지. 정말 다양한 차들이 있어서 하나하나 보는데 꽤 시간이 오래 걸린다. 오디오 가이드가 있어서 하나하나 제대로 설명을 들으면 최소 3시간은 관람해야 할 사이즈다. 난 오디오 가이드를 원래 듣지 않아서 1시간 30분만 보고 나왔다. 사실 더 있을 수 있었는데 학생들 때문에 너무 시끄러워 깊게 집중하기가 어렵기도 했다.

벤츠 박물관에서 나와 맥도날드에서 점심을 먹고 시내에 있는 공원으로 가서 산책을 했다. 독일은 공원이 참 잘 되어있고 깨끗하며 자연친화적이다. 공원에 앉아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즐거운 독일. 아기자기한 풍경에 알록달록한 전철이 합쳐지니 더 예쁜 사진을 만들어낸다.


21일 차 아침도 이모가 차려주신 밥을 먹고 시작한 하루. 21일 차의 첫 일정은 포르셰 박물관. 포르셰가 이탈리아 브랜드인 줄 알았던 나... 차 마니아 분들 그리고 독일인 분들께 사과드립니다�


포르셰 박물관도 국제학생증이 있으면 5유로에 관람이 가능하다. 포르셰 박물관은 벤츠 박물관보다는 작아서 볼거리가 그렇게 많지는 않았지만, 아무래도 가장 비싼 차 브랜드 중 하나이다 보니 벤츠에서 보던 차들에 비하면 포르셰는 훨씬 더 번쩍번쩍한 차들이 있었다. 차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보아도 비싸 보이는 차 포르셰. 운전할 수는 없지만, 이렇게 실컷 보니 그걸로 만족스러웠다.

박물관이니 내가 포르셰에 탑승해보고 운전대도 잡아보지 언제 또 해보겠어... 아마 나의 첫 번째이자 마지막 경험이었을 것이다.


포르셰 박물관 갔다가 이모네로 돌아가서 친척동생 한별이와 닌텐도 스위치로 피파를 했다. 플레이 스테이션이랑 비슷한데 달라서 내 원래 실력을 잘 보여주지 못했다. 4전 2승 2패. 그래도 동일한 전적을 거두었다!


게임 후 독일 사우나를 경험하러 이모네 집 근처에 있는 워터파크로 향했다.

워터파크가 메인이고 워터파크 안에 사우나 센터? 가 있다. 사우나를 하러 들어갈 때는 휴대폰을 들고 가지 못하고 수건을 꼭 챙겨가야 한다. 사우나마다 다르겠지만, 내가 다녀온 사우나는 남녀가 함께 나체로 이용하는 사우나였다. 새로운 문화 경험이었다. 처음엔 부끄러워서 사우나 방에 들어가서는 다 벗어도 돌아다닐 때는 수건을 둘렀는데 금방 적응해서 돌아다닐 때도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채 돌아다녔다. 오히려 수건을 걸치고 다니는 것이 더 불편하게 느껴졌다.


나체로 있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분위기라서 나도 자연스럽고 편하게 사우나를 즐기며 땀도 빼고 힐링도 했다. 사우나하는 도중에 비가 내리고 천둥이 계속 쳤다. 그때 사우나 센터 안에 있는 야외 풀장에 가서 서 있으니 최초의 인류가 이런 기분이었을까 하는 엉뚱한 상상을 하기도 했다. 사우나 4시간 동안 즐기고 이모네로 돌아와 맥주 두 병을 마시니 꿀잠을 잤다.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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