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차
아침에 일어나니 머리가 너무 아팠다. 어제 술도 많이 먹고 오랜만에 담배도 피워서 그런 것 같다. 그래도 체크아웃을 해야 하니 씻고 짐을 다 싸고 체크아웃할 준비를 마쳤다. 방에서 나가기 전에 어제 같이 놀았던 덴마크 친구 모나리자와 안나와 인사를 했다. 특히 안 나와는 진하게 포옹을 했다. 서로 정이 많이 들었다. 나도 안나에게 너무 고마웠고, 안나는 한국에 가면 꼭 나랑 같이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했다. 빠르면 내년에 한국에서 보자는 약속을 하고 호스텔 체크아웃을 했다.
호스텔 1층에서 사진 작업을 하다가 잘츠부르크 가는 버스 탑승 1시간 전에 도넛과 카푸치노로 배를 채웠다.
달콤한 도넛을 먹고 잘츠부르크행 플릭스 버스를 탔다. 처음 타본 플릭스 버스의 좌석은 불편했다. 잠도 푹 잠들기 어려웠고 휴대폰을 고정해놓기도 힘들었다. 어제의 여파로 컨디션까지 안 좋으니 정말 힘들었다.
4시간 30분 달려 잘츠부르크에 도착. 시내에 있는 중국 마트에 가서 불닭 볶음면을 샀다. 근데 호스텔에 가니 주방이 없었다... 한식을 꼭 먹어야겠는데 주방이 없다니. 결국 잘츠부르크에 딱 하나 있는 한식당에 가서 제육볶음과 된장찌개를 먹었다. 타지에서 먹는 한식은 별로 맛이 없는데 이 집은 진짜 맛있었다. 안 좋았던 컨디션이 한 번에 올라왔다. 쌩쌩해진 몸을 이끌고 잘츠부르크 시내를 걸었다.
잘츠부르크 풍경. JPG
잘츠부르크도 그렇게 큰 도시는 아니지만, 너무 예쁜 도시였다. 알프스 산맥과 도시와 강이 어우러지면서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드는 도시였다. 특히 오늘은 노을이 일품이었다. 살면서 본 노을 중 가장 아름다운 노을이었다. 다리 위에서 그 노을을 보는데 한 백인 여자가 나에게 사진을 부탁한다. 찍어주고 잠깐 이야기를 했는데 캐나다에서 온 노엘과 에마. 한 20분 정도 다리에 서서 노을을 보며 이야기를 나눴다. 혼자 온 나에게 내일 우리랑 같이 놀자는 에마와 노엘. 너무 고마웠다. 노을처럼 예쁜 마음씨를 가진 친구들과 내일 어떤 하루를 보낼지. 오늘은 여기까지.
잘츠부르크 노을 그리고 야경. 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