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드립 내려먹기.

지극히 개인적인 커피맛에 대한 평가

by 아이보리



"맛있는 커피는 특별히 따로 없어. 자신의 입맛에 맞는 커피가 있는 카페를 찾으면 되. 그리고 블렌딩 어떻게 했는지 물어봐. 그럼 그게 가장 맛있는 커피인거야."

어느 커피전문점 사장님께서 맛있는 커피를 연구하기 위해 1억원을 투자해 유학과 교육을 받았다고 했다. 그래서 어떤 커피가 제일 맛있는 지 물어보았는데, 답은 너무 간단해서 놀랐다.



그 말에 자신감을 갖고, 일단 원두들을 모두 먹어보겠다는 각오로 작년 커피 박람회에서 핸드드립 기구들을 샀다. 과연 잘 먹을 수 있을까 고민했지만

너무너무 잘 쓰고 있어서 탈이다.
더불어 전동 그라인더까지 주문해서 잘 쓰고 있다.


그동안 수줍은 실력이지만 핸드드립으로 내려 먹어본 커피원두를 기억하기 위해 짤막하게 쓰겠다.

(인터넷과 오프라인 매장에서 여러차례 먹어보며 비교하였다.)





예가체프

커피의 기원인 에티오피아에서 커피의 귀족이라 불리는 예가체프. 무엇보다 내리기 전 아로마가 일품이다. 처음엔 대부분 신맛이 먼저 느껴져 신맛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왠걸.. 먹다보면 깔끔한 신맛과 단맛과 넘치는 향으로 내 입맛을 사로잡았다.. 가공법이 영향을 준 건지 몰라도 커피 열매의 과육이 커피 원두에 그대로 스며든 느낌. 그 뒤로 예가체프, 이르가체페만 찾는다.

향이 너무 좋아.


케냐AA

케냐는 자몽, 오렌지향 산미가 강한 커피라 로스팅을 강하게 하면 깊은 맛과 향, 특유의 기름지고 부드러운 맛을 느낄 수 있다. 이래서 바디가 묵직한 거구나. 진하고 깊은 데다가 향미가 좋다.





코스타리카 따라주

종류별로 약하게 볶은 것과 풀시티로 볶은 것 등 두번 시도함. 중간 단계로 볶아야 더 고소하고 쓴 맛이 없어 맛있다. 예가체프에 비하면 신 맛이 잘 느껴지지 않고 대부분 고소한 맛이 위주였던. 하지만 이 또한 사람에 따라 다르다고. 언니의 경우는 목 넘길 때 혀 끝에서 신 맛이 느껴진다함. 무엇보다 너무너무 고소한 게 중앙 아메리카의 특징인가보다.

적당한 쓴 맛과 신 맛이 조화롭다.


과테말라 안티구아

일단 부드럽다. 마일드한 느낌. 가장 일반적인 커피 맛이라면 과테말라를 뽑겠다. 쓴 맛과 신 맛이 거의 없고 단 맛. 그래서 인지 맛에는 큰 이질감이 없이 온전히 향을 느낄 수 있다. 커피 입문자들이 선호할 만 하다. 하지만 맛에 큰 이질감이 없다보니 음미하기 보단 홀짝 홀짝 금방 먹게 된다는 단점이..


엘살바도르

엘살바도르 역시, 비교하자면 따라주와 비슷했다. 내가 아직 커핑을 하기에 미각이 부족해서인지, 아직까지 중앙 아메리카 커피들은 대부분 맛이 비슷한 것 같다. 고소하고 신 맛과 쓴 맛의 조화. 단 맛은 따라주보다는 조금 덜 하다.


인도 몬순

습한 바람으로 건조하기로 유명한 몬순 커피. 인도 만델링과 더불어 매니아 층이 있다는 데, 처음 먹었을 땐 정말 특이하다란 생각. 계속 먹다보니 익숙해져 어느새 특유한 향을 좋아하게 됨. 특히 커피가 처음으로 콩 같은 느낌을 받았다.



산지별로 다 먹어보고 입맛에 맞는 커피를 다양하게 즐겨본뒤, 이것 저것 블렌딩한 커피를 시도해보면 어떨까?






혹시 원두 굵기나 물 온도 등 추출 시 오차로 맛이 다르면 어떡하지?


핸드드립을 하다보면 내가 내려먹는 방식이 과연 옳을까란 생각이 든다.

사람마다 무조건 완벽하게 일정할 수 없지만 최대한 같은 방법을 고수하다보면 맛의 차이를 분명히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마음놓고 오롯히 맛과 향을 즐기기 바란다.




내릴 때마다 일정한 맛이 난다면 이젠 종류 뿐만 아니라 구입처도 다양하게 바꿔보며 맛을 비교해보는 것도 추천한다.


그나저나 이제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내린 아메리카노를 잘 안 찾게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