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사막을 오르는 것과 비슷해

by 아이보리

몽골은 참 고생스럽다. 길 위에서 멍하니 차만 탄다. 그리고 캠프장은 춥다.
다행인 건 때가 되면 배고프고 밥을 먹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생각보다 입맛에 맞다는 것이다.

사막을 간다기에 설레었다.
낮에 낙타도 탔겠다, 내가 좋아하는 선셋을 사막에서 볼 수 있다니.




그러나 막상 오르려 보니 막막했다. 높은 경사에 푹푹 빠지는 모래.
나름 하체 운동을 열심히 했다고 자부했건만 쉽지 않았다. 아니, 중간에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마스크는 더워서 벗은 지 오래였다.

그렇게 계속 걷다가 뛰다가 주저앉았다가 누웠다. 누워서 본 하늘은 정말 아름다웠다.
그냥 너무 예쁜 하늘이다.



목표는 오르는 게 아니야!
물론 오르는 게 중요하지만 즐겨야지. 오르는 과정도 힘들지만 즐겨보기로 했다. 그리고 먼저 간 동료 두 명을 좇기보단 나의 속도로 선셋을 보자고 생각하니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다.

삶에는 저마다 속도가 있다고 했는데 그 말이 진짜 맞다. 빠르다고 해서 더 느리다고 해서 덜 가치 있거나 하지 않는다. 기준은 언제나 나 자신이니까.


모래도 던져보고 중간에 서로 사진도 찍어주며 같에가는 동료를 의지했다. 진짜 의지했다고 하는 게 맞다.
그리고 밑에서 올라오는 도중 나의 썰매도 끌어주는 동료가 참 고마웠다. 본인도 힘들 텐데 말이야.
그땐 정말 나 살기 바빠서 올랐는데, 오르다 보니 밑에 있는 친구들에게 미안했다.


그리고 다시 내 속도로 걷고 또 걷기를 반복,
많이 올라왔다고 생각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 절반이나 남았다. 그 무렵 이미 나의 하체는 떨리고 볼은 빨개진 상태였다.



와, 진짜 한라산 등반 때처럼 힘들었다.
도달할 듯 도착하지 않는 끝.
거기서 동료가 보인다. 너무 반갑기도 하고
거의 다 왔단 생각에 좀 더 열심히 올랐다.
그리고 내려와서 내 썰매를 잡아주고 끌어주는 모습에 한번 더 고마움을 느꼈다.

과연 나는 그 상황에서 그런 배려를 할 수 있을까. 다른 사람의 어려움을 공감하고 베푸려면 늘 부지런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에 올라와서 본 선셋은 말 그대로 정말 황홀했다. 내가 본 여태 선셋 중에 베스트에 꼽을 정도로.
그만큼 너무 힘들게 올라서 그럴까. 감동이 벅차올랐다.


이걸 보려고 여기까지 고생했구나.
오를 땐 그까짓 거 굳이 안 봐도 그냥 만족해라며 뭐 별게 있을까라고 생각했건만.

사막이, 자연이, 태양과 바람이
'삶에 있어 보물은 끝까지 찾는 자에게 준다'
그리고 굳이 안 올라가 봐도 알거같다라고 오만했던 나 자신에게 큰 깨달음을 주었다.
물론 작은 일에도, 순간순간 만족도 중요하지만 목표를 위해 무엇이든 꾸준히 해야 한다는 것. 포기하지 않는 것. 그리고 항상 꿈꾸는 것.

끝까지 오르면 발견할 수 있는 멋진 풍경.
그것도 모르고 중간에서 밑에서 그냥 끝내려 했다니.



여행을 통해, 여정을 통해, 배운다.
자연이 주는 경이로움 앞에서 나의 존재의 유한함과 그동안 나를 힘들게 한 일들이 모두
아무것도 아닌, 먼지나 바람처럼 그저 지나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모래에 자꾸만 빠지는 발을 한걸음 내딛는 것과 달리는 차 안에서 끝이 없이 이어지는 도로처럼 보이지 않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나를 그동안 힘들게 하지 않았을까


인생이라는 사막을 열심히 오르면서도
과정을 즐기면서 살아야지. 꿈을 위해 달려간다는 것은 멋진 일이니까.
그리고 나 또한 다른 이들을 돌아보며 배려하며 살아야겠다.
한 번이기에 더욱 소중한 삶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