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용 커피머신 없으면 좀 어때

커피 애호가이지만 입맛이 까다로워.

by 아이보리

결혼한 지 벌써 1년이 다돼가는데, 신혼가구 마련할 때도 집을 새로 장만해서 이사 왔을 때도,

우리 집에는 아직도 그 흔하디 흔한 커피머신이 부재하다.


미니멀리스트? 뭐 그런 것도 아니다.

나는 기계, 그것도 생활에 편리한 기계는 소비하자는 주의이다.

하물며 정수기, 식기세척기, 로봇청소기, 스타일러, 건조기, 음식물처리기까지 구비하였기에.

생활시간을 단축해주어서 무척이나 만족스럽다. (분명 이 가전들을 살 때는 거리낌 없이 샀다.)


하지만 커피머신에는 왜 이리도 신중한 지..

사실 커피를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아직도 고민인 거다.

주중에는 회사에서 급할 때 카누를 애용하고, 점심에는 테이크아웃 커피를 이용한다.

집에 가정용 커피머신을 들이자니, 주말에만 쓸 것 같고 주말에는 또 신랑하고 카페 투어를 다녀야 하니까. 자주 쓸까라는 고민.

평일에 그럼 커피를 내려서 출근하면 되겠지만, 그 정도로 부지런한 편은 아닌 걸 알고 있다.


어찌 보면 까다롭기 때문에 나만의 니즈를 충족시킬만한 기계를 못 찾았다고나 할까.

손님들이 왔을 때 머신이 있으면 참 편하겠다는 생각은 많이 한다. 원두를 갈아서 직접 내리는데 시간이 꽤나 걸리기 때문이다.

사실 일리 캡슐머신이 맛도 좋고 이뻐서 갖고 싶기도 했다. 그렇지만 거의 집들이 손님용으로 전락할게 뻔하다.


현재는 내가 좋아하는 카페의 원두를 종종 사 오곤 한다. 원두를 종종 갈아서 불편함을 무릅쓰고 내려먹기도 한다. 주로 하리오 드리퍼, 귀찮을 때는 에어로프레스나 기분전환 겸 모카포트에 끓이기도 한다.

원두의 향과 맛을 느끼기엔 좋지만, 가끔 에스프레소로 내린 진한 맛이 아쉬울 때가 많다.

아무래도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내리는 맛이랑은 또 다르니까. 더군다나 여름에는 시원한 아이스로 먹고 싶은데, 핸드드립 특성상 진하게 내린다고 해도 아이스는 한계가 있다.


결국 내가 먹고 싶은 커피는 내가 좋아하는 원두 (기왕이면 산미 있는 원두)로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내린 커피.


그렇다고 집에 에스프레소 머신을 들일 수도 없으니, 매번 사 먹을 수밖에 없는 아쉬울 따름.

요즘 15 bar 추출하는 반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이 많이 나왔다는데, 리뷰 1000명이 좋다고 '이만하면 훌륭합니다'라는 찬사들이 많아 혹하기도 하지만 '그저 그래요', '살짝 아쉽다'라는 리뷰를 보고 또다시 좌절.

직접 테이스팅 하기 전까지는 믿지 못하겠다. 아무리 좋아졌다한들 실제 에스프레소 머신과 과연 얼마나 비슷하게 흉내 낼까? 정녕 카페 사장을 해야 하는 것일까.


그냥저냥 집에서는 핸드드립이 최고지 하며,


이런저런 이유를 핑계로 안 사는 나.

허나 아쉬운 대로 나 또한 조만간 하나 들일지 모른다.

금방 당근마켓에 올라갈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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