훅 하고 낚아챈 내 맘, 내 지갑
"커피 1잔 값으로 구독해보세요!"
젠장, 지난달에 노션 AI 월 구독권을 구매했다. 그렇게 내가 구독플랫폼에 쓰는 돈은 5만원 남짓..
구독하고 있는 플랫폼도 6개다. 앞으로 더 늘어날 예정..
기본적으로, 구독 플랫폼들의 공통점을 보면 'HooK' 모델을 사용한다.
훅 모델은 행동 디자인 분야의 전문가, 니르 이얄이 만든 모델인데, 실리콘밸리에서 회사를 창립하면서 고객들이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제품을 연구하다, 이러한 모델을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어린 학생들부터 나이든 노인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는 대부분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그래서 모객을 하는 데 이제 한계가 있기 때문에, 고객들이 지속적으로 플랫폼을 이용하도록 해야하는 회사의 고민들이 지금의 구독 플랫폼을 만들었다. 니르 이얄도 동일한 고민을 했기에 이런 모델을 만들었겠지?
훅 모델은 Trigger, Action, Variable Reward, Investment 4단계로 나뉜다.
쉽게 계기로 부터 유입되고, 행동을 취하고, 가변적인 보상을 받으며 지속 투자하는 프로세스를 탄다고 보면된다.
계기 : 어떤 일이 일어나거나 변화하도록 만드는 결정적인 원인이나 기회.
고객이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하는 요소를 뜻한다. 주변 사람들의 추천이나 입소문, 마케팅에 의한 유입, 앱 사용자 리뷰도 계기가 될 수 있지만, 요즘처럼 정보 검색 = 유튜브 인 것 처럼, 나의 니즈가 계기가 되는 경우도 있다.
어떠한 계기를 통해, 서비스에 진입했다. 하지만 내가 궁극적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기능이 너무 복잡하다면?
혹은 나에게 많은 동작을 필요로 한다면...앱 사용하는 것 자체가 피곤할 것 같다..
내가 유용하게 사용하는 유튜브의 화면 왼쪽 오른쪽 탭 기능인데, 영상의 오른쪽 화면을 두번 톡톡 누르면 10초씩이동한다. 또 화면을 꾹 누르게 되면 2배속이 된다.
이전에 설정에서 배속을 들어가서 2배를 설정하거나, 원하는 장면을 찾기 위해 진행바를 드래그해서 맞추려는 노력을 하지 않아도 간단한 동작만으로 나의 니즈를 충족 시킬 수 있다.
이처럼 고객이 어떤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수행하는 단계를 '행동'단계라 한다.
주로 요리할 때 유튜브로 만들 음식명을 검색해 레시피를 보며 음식을 만든다.
만들고자한 요리를 만들었을 때, 나는 일종의 보상을 받는다.
가변 보상은 3가지가 있다고 한다.
더 많은 정보와 리워드를 얻는 데서 만족감을 가지는 수렵보상,
스스로 달성하거나 그로 인해 성취해 얻는 보상인 자아보상,
좋댓구알(좋아요 댓글 구독 알림설정) 처럼 타 이용자들로 하여금 얻는 보상인 종족보상이 있다.
나는 유튜브로 요리를 만들며 수렵보상과 자아보상을 얻었다고 볼 수 있겠다.
(본격적으로 돈을 쓰게되는 단계이다..)
유튜브 프리미엄을 쓰는 나는 다른 아이디로 유튜브에 접속했다가 아주 까무러쳤다.
알고리즘엔 왠 자연의 소리, 선정적인 썸네일의 영상들..내 알고리즘과 다른 영상들이 가득 찼고,
더군다나 내 재생목록이 몽땅 사라져버려서 깜짝 놀랐다. 그리고 영상을 보는 데 갑자기 광고를 2개씩 보라고 한다. 나는 프리미엄 구독자인데?
"내가 쌓아온 내 기록과 자산들(?)은 다 어디간거야?"
우리는 자주 쓰는 플랫폼에 내 취향의 데이터를 적재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쓰기 편리하고 자주 쓰기 때문이다. 유튜브에서 광고를 제거함으로써 나는 한 영상 당 1~2분의 시간을 아낄 수 있고, 음악이 아닌 영상을 핸드폰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도 들을 수 있다. 오프라인 저장을 해놓으면 긴 비행시간에도 문제 없이 영상을 볼 수 있다.
이처럼 사람들은 자신의 편의와 자신이 수집한 데이터를 잃고 싶지 않아한다. 다른 무료 서비스를 찾아 나서서 또 내 취향을 하나하나 옮기기엔 너무 수고롭기 때문에, 서비스 환승은 정말 지금 쓰는 서비스에 정이 떨어지지 않는 이상 어렵다.
이처럼 편의를 맛보게 되면 매달 돈을 내는 게 아깝지만 구독 상품을 구매할 수 밖에 없는 굴레가 되어버린다.
포인트는 고객의 행동패턴에 맞춰 편의성을 제공하고, Lock-In 효과를 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
이런 서비스가 없다면 애초에 저 4개의 프로세스가 원활하게 돌기 힘들다.
월마다 꾸준한 고객에게 커피값을 지불하게 하고 싶다면, 근본적으로 내 서비스가 고객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서비스인지 면밀히 살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