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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쓸모있을 업체 미팅 Tip

'저는 말하는 감자일 뿐인데요ㅠ' 하지말자. '내'가 중심이 되는 미팅

by Harriet Jeong

나는 작은 스타트업에 사업팀장이었다. 주로 프로젝트 시작 전에 업체 미팅을 많이 다녔다.
프로젝트 미팅은 업체 대 업체의 대표 혹은 담당자들끼리 자리를 갖게 되는데,

그 자리에서 뭔가 결론을 내기보다는 '이 프로젝트를 진행함으로써 우리 회사가 얻을 수 있는 부분이 뭔지'를
파악하기 위한 사전 탐색 자리이다.

진행할 프로젝트에 대한 사전 안내를 위한 미팅 외에도 비용이나 인력구성 등 예민한 주제로 미팅을 진행할 때가 종종 있다. 초반에는 막연히 '이 프로젝트를 가져오기 위해 상대방한테 잘보여야겠다' 라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협상이라는 건, 양 사가 다 Win-Win 할 수 있는 요소가 있어야한다.


손해보더라도 뭔가를 해준다는 것은 개인으로써 내가 마음써서 하는 것이지,
회사와 회사간의 관계에서는 통용되지 않는다.






상대의 말 들어보기


회의를 요청한 이유에는 배경이 있다. 회사 대 회사이기 때문에 대체로 자신들의 이익을 더 많이 확보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그래서 우선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상황을 파악하는 게 우선이다.


듣다보면 예쁘게 포장한 말 속에 숨겨진 의도가 있는 경우도 있고, 솔직하게 현재 상황을 오픈 하는 담당자들도 있다. 뭐, 포장되어있든 솔직하든 중요한 건 '요구사항','니즈(Needs)'이다.



저 2가지만 잘 알아두어도, 어떻게 대응해야하는지 알 수 있지만 함께 프로젝트를 할 회사의 성향을 알 수 있다.




나/회사의 TMI 는 잠깐 넣어두기


흔히 아이스 브레이킹을 하기 위해서 가벼운 이야기를 하기도 하는데, 이 과정에서 나 또는 우리 회사의 정보를 노출하는 일들이 잦다. 요즘 경기가 어렵죠~ 에서 끝나면 되는데, '저희 회사도 00한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하며 굳이 꺼내지 않아도 되는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있다.

협상은 정보를 많이 내어 줄수록 나에게 불리하다. '수'가 보이기 때문이다.
상대방도 나에 대한 정보를 조합해서 역이용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결국 누가 더 많은 정보를 갖고 있느냐가 좌우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회사를 대표해서 나가는 것이니 만큼, 담당자가 하는 행동, 말투, 언어가 회사의 인상을 좌우한다.
그러니 정보는 딱 필요한 만큼만 주고 받고, 가급적 해당 프로젝트에 대한 질문과 정리 외에는 다른 말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생각정리가 다 된 후 결정하기


"나한테 이런 기회가? 빨리 잡지 않으면 놓쳐버리고 말거야"

유리하다고 생각되는 일일수록 신중 해야 한다. 마음 급해서 덥썩 물었다가 뒤에 세세한 내용을 파악하지 않아서 나중에 낭패를 보는 경우들을 종종 보았다. 그 자리에서 결정하지 않아도 된다.


중요한 건, 조급해 할 필요 없이 하루 정도는 고민해보아도 된다는 것이다.

추가적으로 궁금한 점이 있다면 메일이나 추가 미팅을 잡아서 궁금한 부분을 해소하면 되고,
금전적으로 큰 기회라고 하더라도, 상대 회사의 성향, 프로젝트의 내용 등을 고려해 판단해야한다.

특히 나는 투입될 인력들의 학습과 컨디션을 가장 우선으로 체크한다.

프로젝트에 투입될 인력들이 너무 힘들 것 같진 않은지, 예상되는 문제점은 무엇인지, 기간 대비 요구하는 사항의 수행이 가능한지 등을 고려했다. 그 뒤에 비용 부분이 합리적인지 검토한다.

큰 돈 벌겠다고 하다가 회사의 인력들이 멘탈이 깨져서 이탈하거나,
회사 역량 외의 업무를 수행하지 못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받는다던가 하는 리스크가 있으면 회복하기 어렵다.

특히 어려운 상황일 때 제대로 팀원들을 케어하지 않으면 팀원들은 성장하지도, 회사를 신뢰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회사 내, 외부적인 관점과 이해관계 등을 다각도로 검토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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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적으로 함께 고민하고, 제 3자의 입장에서 고민해보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

내가 충분히 여유있는 결정을 할 수 있을 때 결정해도 늦지 않고, 후회하지 않는다.

나한테 좋은 선택을 하기 위해서 '남이 기다릴까봐' 혹은 '내 결정이 늦어지는 게 민폐일까봐' 빠르게 결정하는 경우를 보았는데, 그럴 필요 없더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


너무 계산적인가 싶어도 괜찮다. 그 고민을 하는 사람이라면 이미 상대방에 대해 많이 생각하는 사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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