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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미경 Aug 26. 2018

4. "너 내 인생 살아 봤니?"

힘들지 않은 사람이 어딨어?


"저 요즘 힘들어요. 병원 입원에 원형탈모까지..쉬지도 못하고 다시 일할 생각하니 속상해요"

 

라는 나의 말에 상대는 이렇게 말한다.


"야. 너가 뭐가힘들어? 3개월간 실업급여받으면서 일도 안했으면서, 네가 나만큼 힘들어? 엄살 심하네"


네. 맞아요. 저 갑자기 해고당해서 4월부터 8월까지 쉬었어요. 근데 그 중 3개월은 책 출간준비하고 중간에 논문제출기간이 겹쳤고 책 내고 나니 아파서 병원갔어요. 스트레스가 얼마나 심했는지 오백원짜리 동전보다 큰 탈모가 생겨서 빠지는 머리카락 쓸때마다 눈물이 맺혔어요. 책이 잘됐다면 모르겠지만 그렇게 힘들게 쓴 책은 쥐도새도모르게 묻혔지요. 그리고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대학원 시험 준비와 함께 일을 다시 해야 됐죠.


저 말은 한 상대방은 안정적인 일자리에 높은 연봉을 받고 경력인정받으며 박사학위 준비중이었어요. 집이 부유해서 건물도 있고 월세받고 사는 집이죠. 주말에도 출근한다고 힘든거 알고 있었습니다. 야근이 11시 12시까지인것도 들어서 알아요. 그때 저는 "힘들겠다. 고생이 많다"고 했지 그게 뭐가 힘드냐고 나처럼 입원할만큼 스트레스로 아파봤냐고 나무라지 않았어요.


그런 제게 시간이 없다는거 핑계다, 네가 부럽다는 소리만 늘어놓군요. 제가 얼마나 힘든 삶을 살았는지 말하지 않았으니 "집도 부자면서 왜 그렇게 없이사는척 해?"라고 말하겠죠. 저 찢어지게 가난합니다. 제 인생을 안 살아봤으니 저렇게 말하겠죠? 아, 제 인생으로 살아볼 기회가 생겨도 자신이 더 힘들다고 말할지도 모르겠어요.


우리는 타인의 삶을 살 수 없어요. 힘들다는 말에 배틀붙어가며 누가누가 더 힘든지 경쟁하는건 의미없어요. 누군가에겐 감기가 정말 세상살기 힘들만큼 고통스럽고 누군가에겐 정말 죽을병이 걸려 세상을 살고싶지만 강제로 죽어야만 해요. 전자는 후자를 보며 차라리 죽는게 낫다고 할수도 있고, 후자는 전자를 보며 평생 감기에 걸려도 좋으니 살게만 해달라고 할 수도 있어요. 우리는 남의 인생을 모르고 그저 짐작만 하기에-


그런데 남의 떡이 커보인다는 말처럼 내 삶보단 다른 사람 삶이 편해보여요. 저사람이 왜 투덜대는지 이해가 안가요. 지드래곤의 '소년이여'라는 노래 가사에 "딱 하루만 내 삶을 살아봐라. 보이는게 다가 아냐"라고 하죠.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쉽게 돈버는  것처럼 보이는 연예인도 직접 살아보면 그렇게 꽃길은 아닐겁니다.


그러니 우리 누가누가 더 힘든지 경쟁하지말고 서로 다같이 힘들다는걸 인정하며 토닥여주고 살아가요. 고통을 느끼는 정도는 주관적이니까. 삶의 무게도 주관적이고 우린 그 무게가 얼만큼인지 절대 알 수 없어요. 그저 상처주지말고 내가 힘든것처럼 남들도 힘들겠구나 하고 생각해봐요.


제 책 <어느 날, 봄>에서 나오는 글귀입니다. 오늘도 힘들지만 잘 살아낸 당신에게 존경을 담아-



그렇지만 힘들다고 늘 징징대지 말기! 아무리 힘들어도 내 삶이고 타인의 삶이니 비교하지말고 각자의 삶을 살아내는 자신에게 격려를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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