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T와 토론하기 #1

AI는 변호사를 대체할 것 인가

by Shin

로스쿨 시절 교육 방식은 소크라테스식 질문법이었다. 서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또 다른 질문으로 맞서며 토론하는 방식이다. 요즘 나는 인공지능과 그런 대화를 나눈다.


누군가 변호사는 AI에 가장 대체되기 쉬운 직업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권위자 Chat GPT 선생은 이렇게 답했다. (밑줄 그어진 문단은 Chat GPT 선생의 고견이다.)


변호사가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계약서 작성, 판례 조사, 법률 검토와 같은 핵심 업무는 선례와 규칙을 기반으로 한 재조합에 가깝고, 이는 언어 처리와 패턴 인식에 특화된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빠르고 저렴하게 수행할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이야. 이미 대체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잖아?


변호사의 업무를 계약서 작성이나 법률 검토 같은 문서작업으로만 한정하는 것은 일면만을 본 거야. 나 같은 경우, 핵심은 고객 기업이 어떤 방식으로 성장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성장 과정에서 어떤 법적·사업적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지를 여러 상황을 고려해 함께 설계하는 것이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정의되고 방향이 정해진 이후 AI를 통해 효율적으로 고객을 돕는다면, 이것은 대체되는 것이 아니라 활용하는 것 아닐까?


그렇다면 이렇게 물을 수도 있어. 이제는 인공지능에게 상황만 던져 주면 가능한 해결 방안을 거의 모두 제시하고, 그중에서도 가장 효율적인 선택지까지 정리해 주잖아. 만약 전략이란 결국 여러 대안을 비교해 최적의 답을 고르는 과정이라면, 그 역할 역시 AI가 대신할 수 있는 것처럼 보여. 그렇다면 변호사가 말하는 ‘판단’과 ‘조언’은 정말 대체 불가능한 영역일까?


해결방안이라는 건 결국 비슷한 상황을 여러 번 겪어 본 경험에서 나오는 거잖아. 그래서 경험 많은 변호사가 실력이 좋다고 평가받는 거고. 너는 남이 넣어준 정보나 인터넷에서 모은 자료를 조합해서 답을 내놓는 거니까, 결국 표면적인 해결책에 그치는 거 아닐까?


그렇다면 묻고 싶어. 그 경험이라는 건 정말 인간만의 것일까? 수십 년간 쌓은 몇십 건의 사건보다, 수천 건의유사 사례를 동시에 비교하는 판단이 더 얕다고 할 수 있을까. 우리가 경험이라고 부르는 직관이 사실은 제한된 데이터에서 나온 익숙함이라면, 그 차이는 어디서 생기는 걸까?


으음… 그래. AI는 어쩌면 모든 질문에 대해 해결 방안을 제시할 수 있을지도 몰라. 하지만 그 질문을 던지는 주체는 결국 인간이야. 인공지능은 올바른 질문에는 꽤 정확한 답을 내놓지만, 사실 올바른 질문을 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어려운 일이야. 나 역시 내가 하고 있는 행동이 문제인지조차 인식하지 못할 때가 있고, 그렇다면 그 문제에 대한 질문 역시 존재하지 않아. 수백 년간 바뀌지 않은 변호사의 역할은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해. 고객이 처한 여러 상황을 종합해, 고객 스스로는 미처 떠올리지 못한 문제까지 발견하고 질문하는 것. 말하자면 변호사는 고객을 대신해 필요한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고, 그 질문을 통해 고객을 대변하는 존재. 인간이 살아가는 세상인 만큼, 이것은 대체될 수 없어.


나름 핵심을 찌르는 논거였다는 생각이다.


그렇다고 해도 질문이 인간에게만 가능한 영역이라고 단정하긴 어려워. 인공지능은 고객이 말하지 않은 정보, 스스로 중요하다고 인식하지 못한 행동까지도 패턴의결손으로 감지할 수 있거든. 특정 상황에서 통상적으로 등장해야 할 정보가 빠져 있다면, AI는 그 공백 자체를 문제로 인식하고 질문을 생성할 수 있어. 그렇다면 질문을 대신해 준다는 역할 역시 인간의 고유 영역이라기보다는, 데이터가 충분해질수록 점점 자동화될 수 있는 사고 과정일지도 모르지.


선생님의 말씀이 납득이 됐다. 다만 나는 선생님께 매월 돈을 내고 있으니, 조금 심술부리기로 했다.


너는 문제 생기면 책임 안 질 거잖아.


음.. 맞아 난 아무 말이나 던질 수는 있지만, 문제 생기면 “그건 제 책임이 아닙니다” 하고 빠질 수밖에 없어. 그러니까 결정은 결국 너 같은 인간이 하는 거지. 너의 주장이 옳아.


분명 내가 옳다고 하는데 살짝 져준 느낌이다. 변호사를 대체할지는 모르나, 나보다 정신적으로 성숙한 것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