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에서 멀어질수록 희소성이 생긴다면
고등학생이 되기 전 타본 비행기는 제주도행이 유일했던, 군대도 다녀온 촌구석의 토종 한국인이 한국의 변호사가 아니라 왜 캐나다에서 변호사가 되었는지를 궁금해하는 분들이 종종 있다.
이곳 로스쿨을 다니는 3년 동안 학교 전체에 외국 국적을 가진 학생은 다섯 명 남짓이었다. 나를 제외한 모두미국이나 영국과 같은 영미권에서 온 학생이었다. 종종 캐나다가 아닌 다른 나라 출신들이 있었지만 그들은 영주권 혹은 이중국적이었기에, 어쩌면 사전적 의미의 이방인은 나 혼자였을지도 모른다. 이것은 내가 특별했다기보다는, 내가 상식과 맞지 않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외국인이 다른 언어를 써가며 어렵게 변호사가 되어야 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캐나다는 1980년대까지만 해도 외국인은 변호사 자체가 될 수 없었다.)
평균이 되기 위해 분명 두 배는 노력했다. 한국과 캐나다는 언어도, 문화도, 법의 시스템 자체도 다르다. 단순히 언어의 문제라면 괜찮았겠지만, 법은 그 나라의 문화와 가장 많이 엉켜있는 분야이기에, 깊이를 알 수 없을 정도의 노력이 당연했다. 로스쿨에 있는 동안 몇 번을 잘못선택한 것이 아닌지 의심했는지 모른다.
다만, 상식과 멀었다는 것은 그만큼의 희소성으로 돌아왔다. 나는 캐나다 BC주에서 기업을 상장시키고 관리할 수 있는 한국말이 가능한 유일한 변호사다. 기업의 주식 구조를 짜는 Securities 분야, 국경을 넘나드는 Franchise 분야에서도 내가 유일해졌다. 밴쿠버를 통해 북미진출을 진행하는 대다수의 한국 기업이 내 고객이 되었고, 그만큼 회사에서 내 입지는 정말 빠르게 올라, 비교적 적은 연차임에도 로펌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되었다. 개인의 이름으로 여러 행사들을 지원하고 단체에 후원할 수 있게 되었다.
아무도 가지 않은 비상식적인 길을 꾸준히 걸었다는 건 경쟁상대가 아무도 없는, 또 대체가 불가능하다는 의미였다.
상식은 이전의 데이터로 도출한 일반적인 답안이다. 그럭저럭 좋은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상식대로 하는 것이 옳다. 꾸준함이 더해진다면 상식은 분명 정답에 한없이 가까워진다. 운동과 같은 예체능보다 공부를 하게 하는 부모의 마음은 그러니 너무나 당연하다.
다만, 손흥민이 세계적인 선수가 된 배경에는 기존 상식으로 여겨지던 훈련방식과는 다른 방식을 택한 영향이 있었고, 삼성이 세계적인 기업이 된 배경에는 마누라와 자식 빼고는 다 바꾸라던 상식에 어긋나는 이건희의 자세가 있었다. 한때 비주류로 여겨졌던 유튜저나 크리에이터는 이제는 방송가의 대체불가한 중심이 되었다.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 되고 싶다면, 남들과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면, 상식과 멀어진다는 것은 걱정하고 두려워할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니 그 방향에 확신이 있다면 계속 멀어져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