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으로 건강을 살 수 있나요?

계층과 건강의 관계: 건강 불평등 문제

by 이여름




21세기에 들어서면서 맞게 된 눈부신 과학기술의 발전과 경제 발전은 전반적인 생활 수준의 향상과 많은 질병 치료 기술을 일구어냈다. 이로 인해 사람들의 평균 수명은 길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사회 경제적인 수준차이가 건강 불평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건강 불평등 문제는 어째서, 어떤 식으로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사람들의 건강과 질병에는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사회경제적인 요인들이 있다.. 오래전부터 인간의 건강과 질병은 단순히 자연적인 조건에 의해 결정된다고 알려졌다. 따라서 사람들은 건강이나 질병이 개인적인 책임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는 사람들의 건강과 질병이 개인의 사회경제적 수준, 문화적인 배경 차이에 의해 더 많은 차이가 생긴다고 인식하기 시작했다.



코로나 19사태를 예로 든 건강 불평등

이러한 차이는 코로나 19사태를 예로 들어 설명할 수 있다. 코로나 19로 인해 우리 사회의 민낯은 더욱 낱낱이 파헤쳐졌다. 재택근무를 하고 원격 회의를 할 수 있는 화이트칼라 직무와 밖을 나가서 일을 해야만 하는 블루칼라 직무의 차이, 집에서 노트북으로 수업을 들어야 하지만 노트북이 없는 아이는 수업을 듣지 못하는 교육 불평등, 집에 있는 시간의 증가에 따른 가정 폭력의 증가와 같은 상황은 코로나 19 사태에서 더욱 자세하게 드러났다. 재난과 바이러스가 누구에나 공평하다는 말은 거짓이었다. 개학 일을 손꼽아 기다리는 아이들부터 당장 내일의 수입이 보장되지 않는 비정규직 소년가장, 복지관, 급식소 등 문 닫은 복지시설로 인해 하루 한 끼도 드시기 어려운 독거노인까지. 코로나19로 인해 생계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소외된 이웃들이 우리 주변에는 많이 존재하고 있다. 바이러스는 그렇게 가장 가난하고 약한 사람들의 틈을 맹렬하게 파고들었고, 약한 사람들은 더욱 변두리로 내몰렸다.


얼마 전 군대를 간 친구는 ‘삶의 희망이 사라져가고 있다’는 편지를 전해왔다. 코로나 19사태로 단체로 격리되어 병균처럼 취급을 받고 있던 탓이었다. 친구의 말에 따르면 그들은 몇 달째 휴가를 나오지 못하고 군대 안에 갇혀있어야 했다. 이처럼 단체 생활을 하고 싶지 않아도 어쩔 수 없이 다른 사람들과 살을 맞대고 살아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요양원에서 살고 있는 노인들, 장애인 격리 시설에서 살고 있는 장애인들, 기숙사에서 단체 생활을 하고 있는 이주 노동자들 등이 바로 이러한 예시 중 하나이다. 이처럼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당장의 삶을 무조건 타인과 살을 맞붙이고 살아야 하는 상황은 코로나 19 사태에서 어쩔 수 없이 감염에 취약한 상황을 만들었다.



부르디외의 계층 연구

부르디외의 계층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을 상류계급과 중간계급, 민중계급으로 나눌 수 있다. 여기서 보여 지는 상류계급의 특징은 ‘무엇이든 프라이빗하게 즐긴다’는 것이다. 돈이 많은 사람들은 코로나 감염에 벌벌 떨며 단체 시설을 이용하지 않아도 된다. 그들은 대중교통을 타지 않는다. 운동을 해도 전문가의 세심한 개인레슨을 들으며, 여가를 즐겨도 타인이 없는 곳에서 즐길 수 있다. 그들은 돈으로 얼마든지 ‘사람이 없는 공간’을 구매할 수 있다. 그에 비해 민중계급은 어떠할까? 그들은 가격이 비싼 개인 레슨을 감당할 수 없다. 그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대부분이며, 그들이 이용하는 대부분의 서비스는 ‘남들과 함께 이용’하는 공용 서비스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공용 시설 이용은 감염에 더욱 취약한 상황을 만든다. 이는 경제력과 공간, 그리고 질병이 연결고리로 이어져 질병 감염의 차이를 불러오는 상황을 말한다. 이러한 문제는 음식 문제로까지 이어진다.


상류 계급인 사람들은 원산지를 꼼꼼히 비교해 가며 좋은 재료로 만든 음식을 먹을 수 있다. 가공 식품을 기피하며 좋은 음식들을 섭취할 수 있는 그들은 영양소를 골고루 챙길 수 있으며 잘 요리된 음식을 섭취한다. 반면 민중 계급들은 가성비 있는 음식들을 섭취하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패스트 푸드와 같이 금방 조리되는 공장식 음식들을 주로 먹는다. 이러한 음식들은 대체로 영양소가 불균형하며 건강에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렇듯 경제 능력에 따른 섭취 음식의 차이는 건강과 질병의 격차로 까지 이어진다.


의료 접근성은 또 어떠한가. 박완서 작가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를 읽으면 부친이 당장 병원을 가면 생명을 구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병원을 가지 못한 사례가 나온다. 병원을 가려면 산 하나를 오랫동안 넘어야 했기 때문이다. 결국 부친은 사망을 했고, 이에 충격을 먹은 엄마는 그 후로 아이들을 서울에서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게 단칸방에서 그들은 악착같이 서울 살이를 시작하게 된다. 이처럼 생명과 직접적으로 연결 되어있는 의료 접근성은 경제적인 능력과 맟닿아 있다. 최근 배곧 신도시의 경우 서울대병원이 들어서게 되면서 반년사이에 집값이 2억원이 올랐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도시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러한 의료접근성 때문도 있을 것이다. 거주지를 고려하는 데 있어서 당장 아픈 몸을 빠르게 치료해야 하는 실용적인 이유를 고려하지 않을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의료 접근성이 좋을수록 집값은 비싸다는 것이다. 참으로 씁쓸한 일이다. 돈으로 건강을 살 수 있다는 것이 어느 정도는 사실이라는 점이 와닿는다.




결론

사회발전과 국민건강은 국가발전의 양날개다. 이를 위해 국가는 기본적인 의료서비스를 확대해서 국민의 건강권을 보장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하며, 동시에 빈곤과 실업, 영양부족, 열악한 노동환경, 그리고 흡연과 음주, 등 나쁜 건강행동을 포함한 사회경제적 환경요인들에 대 한 계속적인 모니터링과 이들 요인들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을 실천해야 한다. 사회경제적 환경요인의 개선은 국민 건강수준을 높이게 되고, 이렇게 개선된 국민건강은 곧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과연 국민 건강의 문제가 개인의 책임으로만 여길 수 있는가? 그럴 수 없다. 이미 경제적인 능력에 따라 국민의 건강 수준에 있어 너무 많은 차이가 나고 있다. 우리 사회는 건강과 질병문제를 사회적 책임으로 인식하고 해결을 위해 노력을 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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