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을 잘하는 사람이 되는 일

칭찬도 잘하고 비판도 잘하는 사람이 되기를

by 이여름


칭찬을 듣는 것은 언제나 기분 좋은 일이다. 얼마 전 팀플때문에 만난 K는 다른 조원에게 나를 칭찬하는 말을 했다. “은주랑은 지난 번에도 같이 팀플을 했거든요. 은주는 뭐랄까, 연꽃같아요. 말투가 연꽃처럼 예쁘고.. 사근사근하고.”


나는 무슨 그런 낯 간지러운 말을 하냐면서 입이 귀에 걸린 것을 감추지 못했다. 뭐든 간에 칭찬은 낯이 간지러워도 무척 듣기 좋은 말이다. 지금 생각해도 연꽃 같다는 내 말투가 대체 무슨 말투인지는 모르겠지만.. 대충 좋은 말이겠거니, 생각하고 기분 좋게 넘어가기로 했다. 언제나 온 힘을 다해 나를 순수하게 바라봐주는 그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 나도 네가 잘되기를 바라고 있어. 온 힘을 다해 응원하고 있다고. 알았지.



얼마 전에는 처음으로 문예창작 동아리 사람을 만났다. 코로나로 인해 대면 활동을 할 수 없던 우리는 약 3개월 간 온라인으로만 만나야 했다. 처음으로 그들을 만나는 자리였다. 마치 연예인을 만나는 것처럼 신기했다. 실제로 존재하는 사람들이었군요. 나는 혼자 생각하며 쑥스럽게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전시를 보고나서 우리는 저녁을 먹기 위해 발걸음을 뗐다. 우리는 마을 식당처럼 보이는 지하의 마라탕 집에 들어갔고, 나는 평소 몰래 글을 염탐(?)하며 팬심을 가지고 있던 한 동갑내기 아이의 옆에 앉게 되었다. 처음에 쑥스러워서 아무말도 하지 못하던 우리는 점점 낯가림을 풀고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고, 나 역시도 점점 표정을 풀며 이야기를 했다. 물론 그것이 완전히 풀리지는 않았지만.


이야기를 하던 도중 그는 내가 쓰는 소설을 잘 읽고 있다며, 매주 안정적으로 작품이 나오는 것 같아 신기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은주씨의 소설을 읽을 때마다 지브리 영화를 보는 것 같아요. 따뜻하고 감성적인 소설이라 잘 읽고 있답니다. “



나는 별 거 아닌 소설인데 잘 읽어주셔서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누군가 내 글을 읽는다는 것은 쑥스러운 일이다. 나는 질 수 없다는 듯 그의 글에 대해 칭찬하기 시작했다. 그러시군요. 저도 H님의 글을 너무 좋아하고 잘 읽고 있어요. 이병률 시인을 무척 좋아하는데 H님 글이 이병률 같아서 정말 좋아해요. 며칠 전에 하신 발제도 너무 좋았어요. 따뜻하고, 몽글 몽글하고 귀엽고. H님 글들도 그런 느낌이잖아요. 엄청 담백하고.. 따뜻하고.


나는 그의 글을 좋아한다는 말을 솔직하게 내뱉으며 마구마구 칭찬했다. 얼어있던 그의 표정이 한 순간에 무장해제 되어 웃음기를 띠기 시작했다. 히히. 한껏 끄집어낸 나의 사교성이 통한 순간이었다.





칭찬은 받는 것도 하는 것도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선은 기분이 좋아지는 일이니까. 다만 합평 시간에 싫은 소리를 듣는 것은 힘들다. 객관적으로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이 힘들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싫은 소리에 대한 면역이 없어서이겠지. 그러나 다 나 잘 되라고 하는 소리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진다. 애초에 혼자 글을 쓰는게 아니라 누군가와 함께 쓴다는 것도 객관적으로 평가받기 위함이니까. 비판에도 익숙해져야 한다.


우리는 그동안 비대면으로 만났기에 풀지 못했던 회포들을 늘어놓았다. 피드백을 할 때 자꾸 좋은 소리만 하게 돼서 고민이라고. 분명 비판적으로 작품을 봐야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을 꼬집어주기가 애매해진다는 이야기를 하며 더욱 가까워졌다고. 온라인으로 만나는 것이 이제는 지긋지긋 하다면서, 이 놈의 코로나 때문에 힘들다고. 내 청춘이 다 날아가 버리는 것 같다고.


코로나가 가져온 장점도 분명있다. 온라인 수업으로 인해 시간 활용이 마치 프리랜서처럼 자유로워졌고, 그 덕분에 많은 취미 생활을 향유할 수 있었다. 아마 지금 내가 하고 있는 플라잉 요가와 필라테스는 수업이 오프라인으로 진행된다면 쉽게 하지 못할 일이 될 것이다. 이게 다 온라인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특별한 일이다. 반면 힘든 것은 사람들을 만나지 못한다는 것. 인간은 사람들을 직접 만나고 소통하면서 삶에 대해 알아가고 방향성을 잡아가는 동물이 아니던가. 그러나 그것이 코로나로 인해 잘 되지 않고 있으며, 이제는 그것이 너무나 힘들다. 체념이라고 해야 맞는 것이겠지.


어찌됐든, 처음으로 문예창작동아리 부원들을 만나 이야기 한 시간은 무척 좋은 시간이었다.그들이 앞으로도 자주 보고 싶어질 것 같다. 그들과 함께 칭찬도 하지만 비판에도 익숙해지는 사람이 되고 싶다. 칭찬도 잘하고 비판도 잘하는 사람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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