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근길에 나는 이전에 사두고 읽지 않았던 도덕경을 읽기 시작했다. 세상에는 단어로 얽매일 수 없는, 단어로 표현하는 순간 어떤 사고가 명확해짐과 동시에 경화되어 버려, 단어의 의미에 매달려버린다는 이야기. 우리가 진정하게 무언가를 알게 되는 것은 단어 그 자체가 아니라, 단어가 나타날 수밖에 없는 그 배경, 단어 뒤에 숨겨져 있는 어떤 말할 수 없는 무언가를 캐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닐까.
나는 옛날부터 도덕경의 첫 문장에 대해 그 의문을 가졌다. '도가도 비상도' 도라는 것은 도라고 이야기하는 순간, 그것은 도가 아니다. 나는 비로소 아주 작은 실마리를 얻은 것 같다.
많은 현인들이나 많은 연구자들은 자신들이 얻은 어떤 형용할 수 없는 원리로부터 깨달음을 얻고, 이로써 어떠한 현상을 설명하게 되면서 어떤 용어 혹은 단어를 만들어내게 된다. 우리가 집중해서 보아야 할 것은 그 용어의 용례, 그 용어의 의미 자체가 아니다. 그것이 어떤 연유로 나타나게 되었는지, 어떤 체험을 통해서 얻게 되었고, 우리는 그 용어 뒤편의 원리가 어떠한 것인지 몸소 느껴야 한다는 것. 그것이 억지로 '도'라고 말할 수 있는 것. 단어 그 자체에 갇혀있지 않고, 우리는 체험으로써 그것이 불리게 되는 원리를 이해를 해야 한다는 것. 물처럼 산다는 것은, 단어에 갇혀있지 않고 그 '도'라는 흐름에 몸을 맡겨 흘러가듯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 해외 연수를 위해서 연수 기관 프로그램을 신청하기 위해 행정처리를 하고 있는데, 이것이 여간 어려운 것이이 아니다. 게다가 또 financial supporting을 받는 기간이 약간 변경이 되었는데, 이 것 때문에 여러 자료들을 다시 변경해야만 하고, 변경되어야 하는 자료들을 다시 요청하게 되는 수고로움이 너무나 나를 화나게 하였다. 지금 새벽에 생각하니 부끄러움이 좀 들기는 한다. 이토록 귀찮은 과정을 거쳐야 하고, 주어진 시간도 그렇게 많지 않은데 그것을 주변에 불평한다고 해서 그게 풀릴 일인가. 해결할 수 있는 범위 바깥에 놓인 사람들에게 불평을 늘어놓는 것은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을뿐더러, 그 사람들이 나의 감정 쓰레기통은 아니지 않은가! 부끄럽다.
- 저녁에 밥을 먹으면서 건강보험과 연금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었다. 각자 처해진 상황이 다른 세대 간의 갈등에 대한 이야기. 나로서는 굉장히 가슴 아픈 이야기이면서, 참으로 답답한 이야기이다.
우리는 직간접적으로 모든 사람들과 연결되어 살고 있다. 시공간을 넘어 각자 연대를 이루어간다. 우리는 선대의 노고가 어떤지도 알고, 후대에 어떤 미래를 물려주어야 할지도 알고 있다. 그런데, 자꾸만 유한한 자원에 대한 분배 문제에 대해서 서로 싸우고 있다. 시스템이 잘못되었으면 그것을 고칠 수 있어야 하고, 현재의 나뿐만 아니라 미래의 사람들, 과거의 앞서간 이들을 서로 연결해 주는 유대가 필요한데, 자꾸만 싸움의 영역으로 몰아넣게 되는 것이 뭔가 이상하면서도, 마음은 답답해진다.
이는 그저 세대 간의 갈등뿐만이 아니다. 성갈등, 외국에서 전해지는 인종 갈등 등, 모든 것은 비슷하다. 왜 우리는 연대하지 못하는가? 어떤 것이 평등한 것인가? 우리는 어쩌면 애초에 잘못된 질문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나는 바보 같이 그런 질문에 대해서 대답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단 하나, 단 하나는 알고 있다. 우리의 갈등 속에서 누군가는 돈을 벌고 있다. 그것도 추악한 돈 말이다. 일단 그 미치광이부터 우리는 끌어내릴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