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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큐레 Oct 03. 2020

함부로 써보는 MBTI 1. 개론

감각형(S)인식기능

이 글은 발분지서다


분노의 책이라는 뜻인데, 사마천은 역사서를 편찬하기 이전 빡치는 사건을 경험하고 자신이 쓴 사서를 '발분지서'라 칭한 적이 있다. 


  MBTI를 파기 시작한 지 1년이 좀 넘었는데, 현생애 치이다 보니 다 까먹을 것 같기도 하고 이런저런 게시물들이 많기는 한데 정리가 안된 게 너무 많아서 빡쳐서 쓰는 MBTI 게시물이 될 전망이다. 


  그러므로 말투가 상당히 공격적이고 격할 수 있다. 이는 '나 자신'에게 쏟아내는 화풀이이므로 감안해 주시고, 


'헿 그런 거 보고 싶지 않은데?'라고 생각하시는 분은 뒤로 가기 버튼을 눌러주시라 


  내용은 작년에 받은 MBTI 초급과정을 메뉴얼 기초로 개요를 편성해 보았다.




1. 력사


  칼융은 이 모든 MBTI 과몰입의 시발점이 되는 할아버지다. 



  프로이드와 함께 '정신분석학'이라는 학문을 선도했던 인물이며 정신분석학의 핵심은 "무의식의 발견"이라고 할 수 있는데, 당시 정신분석학에서 주류를 차지했던 것은 프로이드 학파(이하 프로이디안)이었고 융 학파(융이안)는 2인자 자리에 머물 수 밖에 없었다.



  마치 국내 자동차 시장의 현대(프로이드) 기아(융)같은 느낌이다. 1인자는 여유가 있기 때문에 자신이 만들어낸 것에 대해 선택과 집중을 하는 편이지만, 2인자의 경우 각양각색의 여러가지 시도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인지 융은 정신분석 외에도 연금술, 모래놀이, 철학 등 여러 방면에 관심이 많았고 '다양성'과 '집단'에 키워드를 둔 정신분석학을 발전시킨다.



  융은 견해 차이로 갈등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사람들이 왜 이렇게 다를까에 대한 고찰과 회의 끝에 심리유형론을 완성시킨다. MBTI의 이론은 여기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인식(아직 분화되지 않았다)과 판단을 중요시했는데 요약해보면 이렇다.



  지금은 다 비슷하지만 유럽인과 미국인의 '심리학'에 대한 접근 방법이 상당히 달랐다. 


  미국은 실용주의, 행동주의처럼 실재 적용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에 초점을 맞추었고 유럽에서 카우치에 눕혀놓고 몇 날 며칠 주구장창 대화에 끄집어 내었던 무의식이나 정신분석을 보다 실용적인 형태로 만들어 버리고 말았다.


  그것이 바로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다. 



2. MBTI 장단점과 기본 개념

       FEAT. 외내감직사관판인


MBTI는 대극 이론이다. 각각의 대비되는 지표(외향 내향과 같은)가 4가지 있고, 4의 4제곱하여 총 16가지 조합으로 16가지 성격유형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대극 이론에는 장점과 단점이 있다. 장점은 오지게 단순하기 때문에 빨리 배울 수 있고 전파력이 좋다. 단점은 지금은 사람들이 귀가 아프게 들어서 잘 안 쓰는 말이지만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할 수 있는 점, 세상 모든 것을 MBTI로 파악해버리고자 하는 과몰입 등을 꼽을 수 있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을 책을 안 읽은 사람이 아니라 책을 한 권만 읽은 사람이고, 멍청한 사람이 신념을 가지면 무섭다는 말이 있는데, 과몰입은 이 상태를 의미하는 것 같다.



  대중성에서 오는 장점도 있다. 양이 어느 정도 쌓이면 반드시 질적 변화가 생긴다는 '양질전화'라는 말에서처럼 여러 사람들이 MBTI에 대해 인식하고 있으면 이에 따른 밈이나 연구, 고찰이 발생해 좀 더 유용하게 도구를 사용할 수 있다.




각 지표에 대해 함부로 써보겠다.



외향(E) 에너지의 방향

Extraversion

  강아지와 고양이로 보자면 강아지 같은 성격을 나타내는 지표다. 나가 노는 거 좋아하고, 잘나서며, 액티비티한 활동을 좋아한다.(이 시국이 상당히 힘들 것 같다.) 사교성이 좋고 몸이 먼저 나서는 편, 방에 가만히 있는 게 싫다.(오래 이러면 급격하게 무기력해짐) 글쓰기보다는 말로 표현하려는 경향이 더 강하다.


내향형(I) 에너지의 방향

Introvert

  내향형은 강아지-고양이로 치자면 고양이 같은 성격이다. 밖에 나돌아다니기보다는 집에 박혀있는 것을 좋아하고(예)집돌이, 집순이) 내 방을 사랑하고 약속이 취소되면 은근히 기뻐한다. 깊이있는 관계를 추구하며 말보다는 글로 설명하는 것을 좋아하기도 한다.(배달의 민족의 최대 수혜자라는 생각이 든다)


감각형(S)인식기능

Sensing

  오감은 시각·청각·후각·미각·촉각을 의미한다. 감각형은 오지게 구체적이고 추상적인 미래보다는 지금, 현재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 거시적인 것보다는 내 앞에 놓은 구체적인 어떤 것에 대한 섬세한 이해, 관리에 열중하는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간수를 잘하고 소소한 부분에 야무닥진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일관적이며 보수적이기 때문에 질서-룰을 잘 따르고 지킨다.



직관형(N) 인식기능

iNtuition


  직관을 설명하는 것은 어렵다. 최근 이 단어가 들어간 대사가 있는 영화를 하나 봤는데, '테넷'에서 '인버전'이라는 시간을 역행하는 기술을 설명하면서 이 "iNtuition"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육감, 여섯 번째 감각이라고도 하는데, 인도 여인들이 미간에 찍는 빨간 점을 제3의 눈이라고 부른다. 그만큼 직관형은 상상력, 영감, 아이디어, 미래, 가능성에 주의를 집중한다. 예측하기 어렵고, 발이 땅에서 떨어져 있는 사람 같은 느낌이 들 때도 있다.



사고형(T) 판단기능

Thinking


  오즈의 마법사에서 허수아비는 머릿속에 지푸라기뿐 뇌가 없다. 여기서 뇌는 사고기능을 의미한다고 해석하는 학자도 있다. 

  문과 이과로 비유하자면 이과에 가까운 판단기능이다. 사고형의 사고방식은 무지 데카르트 적인데 논리적이고 분석적이며, 집요하다. 디자인으로 보자면 각이 진, 로지컬한 디자인이 될 것 같다. 인과관계를 중시하고 규범/규칙/기준을 따른다. 염세주의자나 회색주의자가 많은 것 같기도 하다.      


감정형(F) 판단기능

Feelling

  문과와 이과에 비유하자면 문과에 가까운 판단기능이다. 감정형은 주로 사람, 인간관계에 주의를 기울인다. 확장되면 동물, 생태계, 지구에 관심을 기울이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상황적이고, 포괄적이며 호불호 판단이 확실한 편이다.

  내가 좋아하는 화가중에 알폰스 무하 라는 체코 화가가 있는데, 그분이 대성한 감정형 중 한 명이 아닐까 싶다. 그는 주변 화가와 동료를 매우 아꼈고, 자신의 성공으로 인한 부를 함께 나눴다. 그림도 유선형으로 건물/사물 보다는 인물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판단형(J) 생활양식

Judging

  마치 군인과 같은 느낌이 있다. 포멀한 것을 선호한다. 뚜렷한 목표와 방향감각을 가지고 의지적으로 추진한다. 뚜렷한 기준과 자기 의사가 있다. 그림으로 치면 윤곽선이 뚜렷한 무채색 판화같은 느낌이 든다. 

  결과 중심의 사회라 그런지 트위터에 보면 J 되는 법이라고 해서 리트윗이 엄청 도는 걸 볼 수 있는데 생각보다 P에 비해서 J가 가지는 취약한 측면도 있다. 함부로 말해보자면 강박적 이어 보인다거나, 계획이 틀어졌을 때 과도하게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는 부분이 그렇다.(사진의 심각한 표정을 참조해보자)



인식형(P) 생활양식

Perceiving

 판단형은 상황을 자신에 맞게 통제하고자 한다면, 인식형은 상황에 맞게 자신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자율적이며, 이해와 수용을 바탕으로 유유자적함과 융통성 발휘, 변화에 유연한 모습을 보여준다. 흔히 트위터 등에서 "게으르다"라고 폄하하는 경우도 있지만, 매우 부정적이고 부수적인 측면 중 하나일 뿐이다. 

  P 생활양식은 여유와 과정을 중시하며 변화와 과정 자체를 즐긴다. 그림으로 치면 빛의 흐름을 윤곽선 없이 그대로 표현한 인상파 작품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물과 같은 흐름을 지향하는 동양철학과도 약간 맞닿는 부분이 있다.



  

  '생활양식'부분은 융의 '심리 유형'에는 없는 개념으로 마이어-브릭스 모녀가 MBTI를 만들면서 가져다 붙인 개념이다. 여기 뭐가 붙느냐에 따라 주기능, 부기능, 3차기능, 열등기능의 방향이 달라지기도 하고 '태도'측면에서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럼 INTP는 외향/감각/감정/판단을 아예 사용하지 않나요?


  아니다. 사람들은 일상을 살아가면서 알게 모르게 이 모든 기능들을 사용한다. 익숙함-미숙함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이것과 관련하여 이해를 돕기 위한 만화를 그려보았다.

(주)한국MBTI연구소 자료 참고


 

 여기까지 MBTI의 기본 개념에 대한 개론 1편을 마무리한다. 

  다음 편에서는 2가지 조합으로 이루어지는 심리기능 / 태도지표 / 사분할 / 기질에 대한 내용과 

  4가지 조합으로 이루어지는 16가지 성격유형, 

  그리고 각 유형별 주기능과 부기능, 열등기능 찾는 법에 대해서 써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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