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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큐레 Jul 06. 2021

큐플릭스 초단편 - 이탈리아 금서원의 비밀

(옴니버스/초단편/미스테리)



  16C 이탈리아 반도에 사는 장 르노 카르티에씨는 평범한 청도교의 수도사였다. 수도원의 서가를 관리하며 직급을 높여 오던 카르티에는 장로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금서를 관리하는 금서원의 책임자가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 이라는 책을 읽은 카르티에는 혼란에 휩싸였다.


  '아.. 지구가 태양을 1년 만에 공전하고, 하루에 한 바퀴를 자전한다면, 도대체 우리는 어떻게 지구 위에 붙어있는 것인가? 그 엄청난 속도를 어떻게.. 어지럼증도 없이 견딜 수 있는 거지?'


  카르티에는 매일 고민했다. 그는 매일 5시간 가까이 명상을 하며 차갑고 거대한 우주의 침묵과 속도, 태양 중심의 완벽한 궤도를 상상했다. 그러던 어느날 카르티에는 수도원의 가장 높은 건물에서 달을 보며 명상을 하던 중이었다. 갑자기 머리가 핑~ 하고 도는 어지럼증이 그의 머리를 강타했다.


  '드디어 지구의 자전을 느낄 수 있게 되었어!' 카르티에는 흥분했다. 그의 균형감각은 각성하여 천체의 움직임과 회전하는 속도를 느낄 수 있게 된 것이었다.

그는 금서원은 내팽개쳐두고 매일 수도원의 높은 건물에 올라 명상을 시작했다. 어지럼증이 점점 강해지고, 지구의 속도가 점점 빠르게 느껴졌다. 동료들은 그가 공중 부양한 모습을 보았다고도 하고, 이상한 마법을 부린다는 소문이 수도원에 퍼지기 시작한다.


  이 소식을 들은 장로회는 악마와 내통한 죄로 카르티에를 구금하려고 했지만, 그가 수행하던 수도원의 방문을 여는 순간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 카르티에의 몸이 창문 밖으로 '튕겨져 나간' 것이다! 그는 무지막지한 속도로 공중으로 튕겨져 나갔다. 텅 빈 방에는 달빛만 형형하게 빛났다.


  그 사건을 장로회는 절대 비밀로 붙였지만, 그 기록은 금서원에 이렇게 남아있다. '수도사 장 르노 카르티에는 지구의 공전과 자전에 의해 최초로 지구 밖으로 튕겨져 나간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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