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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큐레 Aug 09. 2020

만화 좀 그만 보고 철 좀 들어라

MZ세대의 자아

어른들이 별난 행동을 하는 아이들을 보면 하는 말이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보통 어른의 자아는 안정적이고, 닫혀있는 반면 나이가 어릴수록 자아가 열려있고 불안정한 경우가 많다.


  우리는 안정적인 자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보고 '어른스럽다'라고 말하며, 불안정하거나 비대한 자아를 가진 사람을 보면 '철이 없다'라고 말하거나, 괴짜 취급을 하기 마련이다.


  코이 효과, '코이'라는 종의 잉어는 어항에서 기르면 금붕어와  차이가 없지만, 대형 수조에서 기르면 수조의 크기에 맞게 몸집이 불어난다.


  자아 역시 마찬가지로 넓은 세계와 접촉할수록, 넓은 세계를 조망할  있는 기회를 자주 마주할수록 크게 성장한다.  물리적인 세계가 아니라도 좋다. '만화  그만 봐라'라는 , 만화만큼 무제한적인 상상력을 담아낼  있는 매체는 드물었다.

어떤 집단에서는 여전히 이런 시각이 존재하기도 한다. 2016년에 강원도  부대에서 인사담당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도서관의 책을 전수조사해 판타지, 만화 등을 전부 수거해 폐기해 버렸던 기억이 있다.(쿠베린, 피를 마시는   양서로 꼽을  있는 판타지도 많았다.)      


  95년도 가정용 PC 인터넷이 보급되면서부터 현재는 모두 성인이  90년생 들은 '자아' 형성하는데 이전 세대들과는 다른 경험을 하게 된다.


  인터넷에는 정신 나간 콘텐츠가 많다. 해외에서 쓰이는 밈중에 "Thank you internet"이라는 말이 있다. 인터넷이 아니었으면 평생 볼일이 없었을 것만 같은 것들을 보게 해준 것에 대한 감사(?) 표현이다.


많은 정보를 단기간에 접하며 성장한 MZ 세대의 자아는 1m짜리 코이처럼 크고 아름답다. 문제는 이게 워낙 단시간 사이에 일어난 일이다 보니 오랜 시간 차곡차곡 적립해온 기존 가치관과 충돌이 일어난다.


  2016년에 분서갱유가 일어나고, 청와대 국민청원만 들어가도 우리 상식으로는 이해할  없는,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있구나 싶은 일들이 지천으로 깔려있다. 거기에 따른 성찰이나 분노의 목소리도 쉽게 공론화된다.


  이것을 직관적으로 표현한 것이 국가-개인을 강함 - 약함으로 두고 경우의 수를 보는 것이다. 일본을 약함-약함의 쌍으로 두고 본다면 우리나라는 강함-강함의 쌍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오지게 싸운다는 말이다.


   복잡한 문제는 현생을 살아가는 개개인(이라고 말하지만 ) 문제다. 언제부터인지 내가 나인데  삶을 살아가고 있지 않은 듯한, 부담스러움을 느끼기도 한다.(저런 물고기를 머리에 내내이고 살아간다고 생각해보자) 자신의 이상과 능력, 비전과 실천 가능성 등등 복잡한 문제가 발생한다. 콤플렉스화되는 것이다. 콤플렉스는  어원이 '복잡한'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심리학에서는  간극을 좁혀가는 것을 적응이라고 한다. 기왕 만화로 시작했으니 만화로 끝을 내자면 90년대 괴작 '에반게리온' 이런 대사가 있다. " 애는 아빠를 닮아서 익숙하지가 않아" // "어떤 것에?" // "살아가는 것에"


  기계든 사람이든 구조가 복잡할수록 잔고장이 많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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