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큐레 Oct 23. 2023

만화 에세이 '어느 애환동물의 일기' 브런치북 발행후기

영세한 창작자, 소설가, 예술가를 위한

이미지 누르면 '책'으로 이동합니다.


창작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당장 돈에 부치기도 하지만, 불확실한 미래, 먹고살기 위해 엉뚱한 일을 하면서 느껴지는 자괴감, 당장 눈앞에 현실도 제어하지 못하면서 너무 높은 이상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해요.


저는 작년 말에 사비로 전시회를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그중에 '거꾸로 매달린 피라미드'라는 작품을 큐레이팅 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어요.





거꾸로 매달린 피라미드


이상이 높고 머리로 생각하는 것이 많으며, 기준이 높다. 하지만 자신을 챙기고, 주변을 챙기고, 현실을 챙기는 것에는 약해진 상태이다. 나는 그것을 역삼각형 같다고 생각했다. 흔들거리고 불안하다. 시에서 예술가는 스스로 미라가 된다. 그 역삼각형을 유지하기 위해 자신의 생명력까지 희생한다


나에게 역삼각형은 불안이자 예민성이다.

높은 이상이자 깔때기다.

나약함이자 강함이다.


피라미드 안에는 무수한 상형문자가 있다. 내가 표현하고 싶은데, 아직 뭔지 모르겠는, 해석하지 못하는 언어가 많다.


예술가는 그것을 손톱으로 긁는다. 그렇게 긁힌 글자들은 깔때기를 따라 끝으로 떨어진다. 그렇게 모인, 최종적인 산물이 예술가가 표현하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이렇듯 창작자로서 가질 수 있는 애환과, 그로 인해 일, 자아, 관계에서 솟아오른 많은 고민과 나름의 답변들, 그리고 저의 꿈을 시보다는 좀 더 편한 단상과 일기의 형태로 엮어보았습니다.


좀 더 가벼운 접근을 위해 직접 그린 만화를 얹고, 에세이의 형태로 책을 출간했습니다.


책 보러가기(무료)↑




시인은 종종 '시마'리고 부르는, 시의 마귀에게 홀린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밥도 먹지 않고 끊임없는 신열 속에서 진리와 아름다움의 추구와 함께 말라죽는다는 이야기였다. 나는 이 이야기가 아름다우면서도 슬펐다. 그런 고통을 감내할 만큼, 꿈은 강력한 갈증을 불러일으키기도 하는구나 하는 생각에 미쳤던 것이다.(중략)


문예창작학과 재학 시절 해이수 작가님의 강의를 들었다. 예술가는 자신의 주변에 '떼루아'를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길 하셨는데, 떼루아는 프랑스에서 와인으로 쓸 포도가 자라기 가장 좋은 환경이 조성된 땅을 의미한다. 그러면서 말씀하시길, 자기가 아는 롱런하는 작가들은 다 '잘 먹는 사람'들이었다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종종 갈증과 결핍이 나를 사로잡더라도 좋은 환경에서 잘 먹고 잘 쓰는 것이 작가 된 미덕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일(창작), 관계, 자아에 대한 단상


이 책은 창작 실용서는 아닙니다. 창작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고, 창작을 하는 사람들 역시 다양한 모습을 띄고 있으니까요. 다만, 창작자가 창작을 하면서 일, 관계, 자아로 맞이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상황이나 어려움, 때로는 슬픔과 자기 상실, 현실적 고민들을 솔직하게 담아내고자 노력했습니다.


어느 장르의 창작자가 보더라도 공감할 수 있을 정도의 보편성을 드러내려고 노력했어요.



창작
관계
자아


예민성과 독립성을 가진, 나만의 것으로 살고 싶다는 열망을 가진 사람이라면

창작을 하지 않더라도 재밌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분량이 길지 않고 쉽게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현실에 치여 창작자의 삶을 고민하게 되시는 분, 내가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일까 고민되시는 분, 독립적으로 삶을 살아가고자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신 분이라면, 같은 고민을 해왔던 사람으로서  한 번쯤 읽어보시길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책 보러가기(무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