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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큐레 Oct 31. 2023

MBTI 파다가 찾아본 성격이란 무엇인가?

프롤로그


2018년 직업상담사 취득 이후 취업해 상담업을 시작하면서 19년 MBTI 일반 강사 교육을 받고 심리검사를 도운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곧 MBTI만으로는 부족함을 느껴 2020년부터 산학협력 학점은행제로 심리학과에 편입해 졸업했습니다. 2년은 짧은 시간이지만, 심리학의 큰 맥락을 파악할 수 있었어요.


MBTI 성격유형 검사는 단점이 없지 않습니다. 직관적으로 성격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훌륭하고, 대중화된 덕에 여러 사람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도 있지만, 여기에 과몰입하는 사람들이 등장하기도 하고 '공부 잘하는 유형'과 같은, 근거를 알 수 없는 밈이 무분별하게 나돌아 다니기도 했으니까요. 쉽고 직관적이지만 섣부른 판단을 유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이게 도구의 문제라기보다는 무분별한 사용의 문제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MBTI 협회에서는 사용과 해석에 있어서 많은 제한을 두고 있습니다. 사실 개인의 성격은 어려운 것입니다. 너무 쉽고, 선명하고, 간단해 보인다면 의심을 해야 하는 부분인 것이죠.



도대체 성격이 뭘까?



개인을 칭하는 'individual'이라는 단어는 라틴어 individuus ("나눌 수 없는, 나뉘지 않은")에서 왔다고 합니다. 성격을 구성하는 '특직적인 사고', '독특성', '일관성', '안정성', '내면조직체'와 같은 요소는 개인, 개인성을 구성하는데 큰 영향을 미칩니다. 


성격이 어려운 이유는 쉽게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MBTI는 성격을 각각의 대비되는 지표 4가지를 4*4하여 16가지 성격유형으로 성격을 비교적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지만, 심리학이 생명의 전 생애를 살펴보는 '발달 심리학', 집단 내 상호 관계를 알아보는 '사회 심리학', 인간의 인지를 살펴보는 '인지 심리학', 뇌와 신경계 등을 연구하는 '생리 심리학', 인간의 인지, 동기, 행동에 독특하게 영향을 미치는 개인특징을 연구하는 '성격 심리학'으로 구분되듯이 다양한 관점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을 먼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MBTI는 칼융이 나와 타인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난 후 나와 다른 타인과, 나 자신을 더 잘 이해하고자 심리를 연구한 데서 비롯하여 마이어&브릭스 모녀가 이를 참고해 개발한 검사 도구입니다. 칼융의 학문적 기반은 현대 심리학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정신분석학'에 기반해 있어요. 그중에서도 칼융의 정신분석학은 심오하고 복잡하기로 유명합니다. 그중에서 성격과 관련한 두 가지 중요 개념을 꼽자면 '개성화'와 'Self'가 될 것입니다.


개성화는 개인의 심리적 발전과 성장의 핵심 과정을 나타냅니다. 개인이 내면의 다양한 부분을 인식하고 통합함으로써 심리적 완전성과 균형을 이루는 과정을 의미해요. 이 과정은 전생애에 걸쳐 일어납니다. 


'손민수 하다'라는 말이 있어요.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에서 주인공 홍설을 동경하는 손민수는 홍설의 헤어스타일, 행동, 말투까지 취향을 모방합니다. 이제 막 진학한 대학생의 경우 선망하는 다른 사람, 친구나 선배의 스타일이나 행동을 따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러다 시간이 흐르면 무언가 나답지 않은, 불편함을 깨닫고 자신의 개성을 찾아 발전시켜 나가는 성숙을 경험하기도 해요. 즉 사람은 살면서 나다운 것을 찾아 발전시키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것을 개성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나다운 것'의 기반이 되는 개념인 'Self'가 있습니다. Self는 융의 이론에서 의식과 무의식을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Self는 개인의 잠재성과 정체성을 나타냅니다. 융은 Self를 발견하고 통합하는 것이 개인의 심리적인 성숙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았어요. 


무의식에 속한 자아(Ego)를 좀 더 성숙한 형태로 나 자신과 통합했을 때 Self는 개인의 심리적 성숙으로 발현됩니다. MBTI의 성격유형 구분은 자신의 Self를 포착하는데 촉매와 같은 역할을 하는 듯합니다. 완전히 의존하기보다는 '나 자신을 읽는'도구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지난 우리 사회는 개개인의 성격이나 가치에 대해서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사람은 개개인마다 독특성과 역사, 성격과 취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 분위기상 성별, 계층, 연령, 지역, 학력, 직업, 정치 성향 등 극히 이분화된 지표를 통해 얻은 부실한 지표로 사람을 판단하였고, 여기에 불편함을 느낀 사람들이 무려 '16가지'나 되는 MBTI에 몰입하게 되었던 게 아닐까요?


앞으로 매주 화,수,목,금 MBTI에 대한 역사와 이론, 각 성격유형의 특징, 밈까지 성실하게 연재해 보면서 그 올바른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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