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사계절 내내 매력적인 여행지지만 그 진짜 얼굴을 마주할 수 있는 시기는 오히려 겨울일지도 모릅니다. 특히 이 계절, 제주 곳곳에 솟은 ‘오름’들을 걸어보면 알게 되는데요. 바람은 차고 나뭇잎은 떨어졌지만, 그 자리를 차지한 고요함과 맑은 하늘, 그리고 탁 트인 시야는 다른 계절에서는 느낄 수 없는 평온한 감동을 안겨줍니다.
겨울 오름의 매력은 단순한 풍경이 아닙니다. 올라가는 길목마다 변하는 빛의 각도, 숨이 조금씩 가빠질수록 시야가 열리는 그 짜릿한 순간, 그리고 정상에서 마주하는 겨울 하늘 아래의 제주. 이 모든 것이 오름 하나를 올랐을 뿐인데 마음까지 달라진 듯한 기분을 주는데요. 무엇보다 겨울엔 사람들이 적어 한적한 트레킹이 가능해 오롯이 나만의 여행을 즐길 수 있습니다.
오늘 여행톡톡에서는 지금 가야 진짜 매력 느낄 수 있는 제주 오름 BEST 4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큰노꼬메오름’은 제주 북서쪽 중산간에 위치한 오름으로, 겨울에 오르면 그 고요함이 더욱 짙게 느껴지는 곳인데요. 다른 오름에 비해 경사가 완만하고 탐방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천천히 걷기에도 부담이 없습니다. 특히 이른 아침, 서리가 내려앉은 숲길을 따라 올라가는 길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정적 속을 걷는 기분을 줍니다.
정상에 도착하면 저 멀리 탁 트인 능선과 멀리 펼쳐진 제주 바다가 시원하게 보이는데요. 겨울의 차가운 바람이 이마를 스치고 지나가지만, 그 바람조차도 맑고 깨끗해 마음까지 씻어내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주변에 나무가 많아 눈이 내리는 날엔 설경이 포근하게 덮이면서 한 폭의 겨울 그림 같은 풍경을 자아냅니다.
사람이 많지 않아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기에도 좋은 큰노꼬메오름은, 북적이지 않는 여행지를 찾는 이들에게 더욱 만족스러운 장소인데요. 뚜벅뚜벅 걷다 보면 내 안의 생각과 감정이 차분히 정리되는 걸 느낄 수 있으며, 자연의 품 안에서 오롯이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이 되어줄 것입니다.
제주도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에 자리한 ‘백약이오름’은 비교적 덜 알려져 있지만, 그만큼 자연 그대로의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는 오름인데요. 겨울에 찾으면 사람 손길이 덜 닿은 듯한 풍경과 고요함이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 줍니다. 푸른 잔디 대신 억새가 마른 색으로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은 겨울 오름만의 정취를 완성시켜 줍니다.
오름을 오르는 길은 초입부터 부드럽게 이어지며, 등반 자체가 부담스럽지 않아 가볍게 산책하듯 걸을 수 있는데요. 겨울이지만 햇살이 잘 드는 구간이 많아 춥지 않게 걸을 수 있으며, 정상을 향할수록 시야가 넓어져 점점 기대감을 높여줍니다. 특히 중턱에서 바라보는 하늘과 들판의 조화는 인스타그램 감성 사진을 찍기에 제격입니다.
정상에 오르면 바람이 조금 세지만, 그만큼 상쾌한 공기와 함께 제주의 풍경이 시원하게 펼쳐지는데요. 바다와 산, 그리고 평야가 함께 어우러진 풍경은 도시에서는 절대 만날 수 없는 겨울만의 그림입니다. 혼자만 알고 싶은 조용한 오름을 찾는다면 백약이오름이 제격입니다.
제주 오름 중 가장 많은 여행자들에게 사랑받는 곳 중 하나가 바로 ‘용눈이오름’인데요. 그 인기는 겨울에도 예외가 아닙니다. 부드럽게 이어지는 곡선형의 능선은 차가운 계절에도 여전히 아름답고, 황량하면서도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드라마나 광고 촬영지로도 자주 등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겨울의 용눈이오름은 억새가 지고 난 뒤 드러나는 땅의 질감과, 햇살 아래 부드럽게 굴곡지는 능선이 인상적인데요. 올라가는 길이 비교적 완만하고, 전망이 훌륭해 초보자도 부담 없이 도전할 수 있습니다. 정상까지 오르는 시간은 15~20분 정도지만, 그 짧은 여정에 담긴 풍경은 길고 진하게 남습니다.
정상에서는 성산일출봉과 우도까지 시야에 들어오며, 겨울의 청명한 공기 덕분에 더욱 선명한 풍경을 마주할 수 있는데요. 탁 트인 하늘과 구름, 바다가 어우러진 겨울 제주의 전경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 중 하나입니다. 제주의 대표적인 오름을 겨울에 다시 걸어보면,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물영아리오름’은 제주의 오름 중에서도 습지 생태계를 품고 있는 독특한 곳인데요. 겨울엔 물웅덩이 대신 얼어붙은 땅과 적막한 숲이 어우러지며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이름처럼 물과 숲의 조화를 이룬 이곳은 걷는 내내 사방이 자연의 소리로만 채워져 있어 명상하듯 트레킹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입니다.
오름 입구부터 이어지는 숲길은 계절에 따라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지는데요. 겨울에는 나뭇잎이 모두 떨어진 길 위로 햇빛이 부서지며, 나무 그림자가 길게 늘어지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오름 중턱에 이르면 땅이 살짝 얼어 있는 구간이 나타나고, 그 위로 드리운 겨울 하늘은 고요하면서도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숲과 골짜기, 그리고 먼 바다의 윤곽은 한 폭의 수묵화처럼 펼쳐지는데요. 그리 높지 않은 해발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풍경을 선사하는 이곳은, 자연을 오롯이 마주하고 싶은 여행자들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겨울 오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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