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쌤 이거 한 번 볼래요? 브런치라고 작가들을 위한 블로그 같은 건데 쌤 캐릭터도 여기 올려봐요~ 이게 생긴지 얼마 안되서 신경을 많이 써주더라고."
"그래요? 한 번 들어가볼게요."
같이 상담을 하는 선생님에게 적극 추천을 받았지만 나는 그 흔한 페북 아이디 하나 없는, SNS와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나도 책을 쓰고 싶었던 때가 있었는데..'
몇 해 전 책을 써보자 고군분투 했던 몇 달의 시간들.
나는 철학이라하기엔 부담스러운, 다소 얕은 생각들을 글로 옮겨 '육아정보서'를 빙자해 출판사에 투고하고 관계자들을 찾아가보았다.
결과는 참패.
짧은 도전은 '역시 책은 아무나 쓰는게 아니구나'라는 실망과 자기위안으로 금세 끝이 났다.
'그래. 어차피 출판도 못할 거, 여기에나 가끔 올려보자.'
그렇게 브런치를 시작했다.
수정에 수정을 거듭해도 피할 수 없는 어색함이 글에 묻어났지만, '잘 못 쓰면 어때? 어차피 나는 전문 작가도 아닌데'라고 위로하며 그냥 끄적이고 올리기를 반복했다.
구독자 알림 하나하나에 와이프와 함박웃음을 지으며 반가워 했고, 처음 다음 메인 화면에 내 글과 그림이 올라왔던 날에는 하루가 뿌듯했다.
다른 작가들의 좋은 글을 보고 나 역시 더 솔직한 진짜 마음을 글로 남겨보자 노력했고, 아주 가끔 마음에 드는 글이 써졌을 땐 묵은 체증이 해소된 듯 후련했다.
다시금 글을 쓰고, 읽고, 배우며 끝이라 여겼던 도전이 새롭게 이어졌다.
내가 끝났다 여기고 있었을 뿐, 꿈은 끝이 아니었다. 그래서 다시 시작할 수 있었고, 그렇게 끝은 쉼이 되었다.
오늘도 난 끄적인다. 어색하고 부족하지만 진짜 내가 쓰고싶은 글이 뭔지 잠시나마 집중해보며.
그 정도면 충분한 것 같다.
그리고 이런 경험을 하게 해줘서 그게 참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