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컬러풀 Sep 23. 2016

우리가 못본채 지나가는 것들

we already know it

상담을 하고, 글을 쓰고, 기획안을 만들며 몸을 해칠만큼 바쁘게 지냈다.

그 와중에 한 장의 그림을 그려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보고도 못본 척 지나가는 것들 있잖아요, 그런 주제로 하나 그려주세요."


어찌보면 일이 하나 더 늘었지만 일단 주제가 마음에 들었고, 오랜만에 그림 작업을 할 생각을 하니 되레 쉬는 기분이 들어 좋았다.


처음엔 요즘 이슈가 되는 임산부석생각했지만 이미지가 잘 떠오르지 않아서 이내 포기.


그러다 문득 위안부 소녀상이 떠올랐다.

의식의 흐름대로 슥슥 스케치를 하고 그림을 그렸다.





얼추 그림을 완성하고 어떤 문구를 넣을지 생각했다.


'사실은 너도 알고 있잖아? 이미 너도 알고 있었잖아? 뭘로 하지..'


구글링을 하며 적절한 문장을 찾고 문구를 넣어 일러스트를 완성했다.



완성된 이미지를 보고 처음에는 마음에 들었지만 다음 날 다시 보니 틀린 부분이 눈에 띄었다.


그래서 고쳤다.



못본 척 지나치던 건 '너'가 아니라 나였다.

왠지 글자도 작게 넣고 싶어서 줄였다.

지금생각해보면 오만했던 스스로가 부끄러워져서 그랬던 것 같다.


나라고 바꿀까 하다가, 꽤 많은 '너'도 나와 같을 것 같아서 '우리'로 했다.


아직 이 그림이 어떻게 쓰일지 모르겠다.

쓰이던 안 쓰이던 나는 이번 주가 가기 전에 뭐라도 해야 마음이 편할 것 같다.

비단 이 문제가 아라도 그동안 지나쳐온 게 많아 할 일을 찾기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