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잠시도 혼자 있을 수가 없었다.
늘 무섭고 불안해서 잠시라도 엄마가 곁에 없으면 울음부터 터졌다.
첫 돌쯤 되자 이제는 잠시 엄마가 사라져도 괜찮았다.
여기저기 기웃대며 닥치는대로 쥐고 빠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래도 몇 분 꼴로 엄마와 눈을 마주쳐야 안심이 됐다.
어린이집에 가고 유치원에 다니면서는 반 나절,
학교에 다니면서는 오후까지도 혼자 지낼 수 있었다.
TV, 휴대폰, 컴퓨터, 그리고 친구들이 있어서 괜찮았다.
성인이 되어서는 친구, 연인과의 시간이 우선이었다.
가끔은 엄마가 없는 게 더 편한 날도 많았다.
어른이 될수록 엄마가 없어도 괜찮은 시간이 점점 늘어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언젠가는 정말 혼자가 되도 괜찮을 줄 알았다.
그런데 나이가 늘고, 더 어른이 되고, 부모가 되었지만 여전히 엄마가 필요했다.
하루하루 더 그립고 애틋하다. 가끔은 정말 사라질까 두렵고 아프다.
아직 완전한 어른이 되지 않아서일까?
어제 오늘 눈이 수북이 쌓여서일까?
아니면 평생 엄마라는 존재가 필요하기 때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