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도 긴 시(時)선
[흑점] (명사)
태양 표면에 보이는 검은 반점. 광구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광구의 온도보다 2,000℃ 정도 더 낮기 때문에 검게 보인다. 모양은 거의 둥글고 길이는 수백에서 수만 km에 이르며, 증감의 주기는 약 11.1년이다. 지구의 기온이나 기후에 영향을 준다.
-표준국어대사전
살다 보면 때로는
마음대로 되지 않는, 힘겹고 차가운 일들을 겪어야만 한다.
그런 일들을 극복한 후
훈장처럼 남는 교훈을 발판 삼아
우리는 한층 더 성장하기도 하지만,
제대로 아물지 않은 상처는 흉터로 남는다.
타인의 흉터에 담긴 이야기를 직접 겪어보지 않는 이상
그 상세한 전말을 모두 이해할 수는 없다.
아니, 겪는다 해도 '그때', '그 상황에 놓인', '그 사람'이 되지 않는 이상
절대로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각자의 삶의 온도에 따라,
누군가의 차가운 일이
누군가에겐 차갑지 않은 일일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나의 흉터에 얽힌 이야기를
상대가 그 당시 나의 감정과 상황까지
모두 세세히 이해해주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래도 가끔 흉터로 남은 일들을 공유하는 이유는
누군가가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기 때문이다.
나의 흉터, 그 차가운 흑점을 스스로 내뱉으며 데워가듯이
당신의 흉터, 그 차가운 흑점도 세상에 내뱉어라.
당신의 차가움은
누군가의 뜨거움이니.
그렇게,
서로의 차가움을 데워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