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검사

코로나가 남긴 것들

by 시쓰는 충하

2020/12/22-화요일-PM 1:00


타이레놀을 한 알 먹었더니 열은 조금 내렸다. 속은 괜찮은데 왼쪽 아랫배가 꽉 막힌 듯한 통증은 여전했다. 열이 내려서 일단 샤워를 했다. 오한이 있어 샤워하는 내내 너무 추웠지만, 그래도 일단은 씻었다.


겨우 씻고 나서 다시 침대에서 잠이 들었다. 샤워를 한 것이 조금 무리였던 것일까. 열이 다시 오르는 것 같아 타이레놀을 하나 더 먹었다. 시간은 1시 30분이었다. 보건소는 집에서 그렇게 멀지는 않았지만, 주차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 같아서 조금은 일찍 나갈 생각이었다. 도착해서도 밖에서 조금은 오래 기다려야 할 것 같아 옷을 두껍게 챙겨 입고 50분쯤 집을 나섰다.


차에 타자마자 얼른 히터와 시트 열선부터 켰다. 아픈 상태로 운전을 하는 것은 처음이라 조금 긴장했다. 보건소 근처 골목에 다행히 한 자리가 있어서 얼른 차를 세웠다. 예약 시간보다 20분 정도 일찍 도착했는데, 일찍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검사 대기줄이 엄청 길었다. 따로 예약자 줄과 비예약자 줄을 구분하지는 않았다. 아마 간격 유지 때문에 그러려니 하며 줄을 섰다. 예약 시간을 정하고 온 것이 사실 딱히 큰 소용은 없는 것 같았다. 기초 조사를 미리 해 둔 덕에 검사만 받으면 된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안내문을 보니 비예약자는 검사 대기 중에 1339나 보건소로 전화해서 기초 조사를 하면 되는 시스템이었다. 방호복을 입은 보건소 직원분이 신원 확인을 했다. 뉴스에서나 보던 장면을 맞닥뜨리니 묘한 괴리감이 들었다.


코로나 검사와 비슷한 검사를 신종플루가 유행했던 10년 전에 받아본 기억이 있다. 그때도 학원을 가기 전에 열이 나서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검사를 받았다. 생각보다 더 깊숙이 찌르고 들어오는 면봉 때문에 눈물이 핑 돌았던 기억. 그때의 아픔이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이번에도 비슷하겠지 하는 생각을 하며 지급받은 검사지와 키트를 들고 검사장으로 향했다. 검사는 신속하게 이루어졌다. 방호복을 입은 직원들이 먼저 목 깊숙이 혀 양 옆 쪽을 면봉으로 찔렀다. 헛구역질이 조금 났다. 그리고 코만 나오게 마스크를 착용해달라고 하고는 하늘을 쳐다보게 했다. 기다란 면봉을 코 속으로 넣었는데, 생각보다 아프지는 않았다. 길었던 기다림이 허무하게 순식간에 검사가 끝이 났다.


얼른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이제 할 수 있는 것은 음성이 나오기만을 기다리는 일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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