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은 그 글들이 전부 틀렸다는 걸 말하는 게 아니다. 과연 웹소설을 지망하는 작가들에게 그 팁들이 유용한가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웹소설 쓰는 법에 대해 검색을 하다 보면 한결같이 이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웹소설은 무조건 단문으로 써야 한다!
그냥 마음대로 쓰세요.
웹소설을 단문으로 써야 하고, 다음 화가 궁금하게 써야 하고 어쩌고. 맞는 말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필자가 하고 싶은 말은 그거다. 그건 글쓰기의 기본이 되고 난 다음에 고민해봐야 할 문제이다.
웹소설의 기본은 스토리텔링, 이야기의 재미이다. 필력이니 뭐니 치켜세우는 장르였다면 순문학 하는 작가들이 웹 소설계에서 대박이 나야 정상이다. 아니다. 기본적인 이야기가 되고, 당신이 하고 싶은 말이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있는 수준의 글쓰기가 되면 된다.
그리고 이건 보기보다 어렵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건 쉬운데, 그걸 글로 옮기는 건 어려워요.' 이게 바로 기성들과 신인 작가님들의 차이이다. 기성들은 일단 쓰고자 한다면 못 쓰는 장면은 거의 없다. 그러니 이야기를 고민한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점은 모든 기성들도 다 처음부터 그렇게 되지는 않았다.라는 사실을 신인 작가님들은 간과한다.
필자 역시 저런 식으로 고민을 했던 적이 있다. 정말 쓰고 싶은 장면이고, 써야 하는 장면인데. 실력이 안돼서 두리뭉실하게 쓸 수밖에 없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래도 썼다. 억지로라도 썼다. 쓰다 보니 느는 거다.
웹소설 단문으로 써야 하고, 시나리오처럼 써야 하고 이런 건 고민할 필요가 없다. 일단 써라.
단문으로 써야 한다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니다. 실제로 웹소설을 읽는 대부분의 독자들은 <모바일> 독자이기 때문에 모바일 가독성을 신경 써야 하는 것도 맞다.
그러나 그것 역시 소설의 기본이 되고 난 다음에 생각해도 늦지 않을 문제이다.
수학공식에 비유하자면, 덧셈과 뺄셈도 못 하는데 미적분을 하겠다고 나서는 거랑 똑같다. (... 너무 간 건가. 사실 문과라 ㅎㅎ)
어쨌든 그런 공식에 연연하다 보면, 이제 막 소설을 쓰기 시작한 작가님들은 쓸 수 있는 글도 못 쓰게 된다.
단문으로 써야 하고, 영상처럼 써야 하고, 모바일 가독성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건 일종의 요행이다. 기본적인 글쓰기가 된 이후에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라는 뜻이다.
필자는 소위 말하는 인터넷 소설부터, 요즘은 거의 하지 않는 [태린 : 안녕 내 이름은 태린이야?] 하는 글쓰기부터 시작했다. 한 마디로 소설을 막 쓰기 시작한 작가님들이 저지를 수 있는 실수란 실수는 전부 경험해 본 케이스이다.
다만 요즘은 웹소설을 조금만 봤다면 '태린: 안녕?' 이런 식으로 소설을 쓰는 사람은 없을 테니(사실 소설이라고 하기도 뭐하다, 시나리 오지) 이건 과감히 패스하겠다.
1. 일단 써라
이게 가장 중요하다. 단문으로 써야 하니, 대사가 많아야 하니 그런 거 신경 쓸 필요 없다. 대사가 적어도 되고 많아도 상관없다. 묘사가 많아도 상관없으니 일단 쓰는 게 가장 중요하다.
쓰는 건 정말 기본 중에 기본이다.
하루에 5천 자는 무조건 쓰자.
왜 웹소설 작가들은 하루에 5천 자(공백 포함)를 쓰라고 그렇게 말을 하는 건가? 이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성이 있다.
첫 번째는 우선 유료 연재의 경우 거의 하루에 한 화가 올라간다. 한 화는 100원에 책정되고, 그 기준이 (법적으로 정해진 건 아니지만 암묵적으로 그리고 대체적으로) 공백 포함 5천 자~5500자이다. 즉, 유료 연재를 할 경우에 하루에 5천 자를 써 업로드를 해야 하기 때문에 하루 5 천자라는 말이 나온 것이다.
두 번째 경우는 분량적인 부분이다. 첫 번째가 유료 연재를 하는 (주로 판무, 로판, 로설 15금) 작가들에게 해당되는 이유라면 두 번째는 단행본 위주로 집필을 하는 장르를 쓰시는 작가들(BL, 로맨스 19금)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이다. 장르소설의 기본은 스피드이다. 단행본의 경우에는 출간 이후 2~3개월이면 매출이 급락한다. 즉, A작품 출간 이후 2~3개월 수익이 떨어질 때 즈음에 다시 신작을 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못해도 한 달에 한 권 이상은 써야 한다.
단권 권수에 대한 분량은 다른 글에서 다뤘으니 패스하도록 하겠다. 일반적으로 (리디 기준) 공미포 12~13/ 단행본 12.5천 자~15만 자(공포)라고 가정을 하면 /30을 했을 시 대략 하루에 5000천 자 정도가 나온다. 최소 기준인 공포 12.5 천자라고 해도작가가 30일 내내 일을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하루 이틀 쉬는 날을 감안하면 쉬지 않는 날은 하루에 오천자 정도를 써야 한 달에 한 권이 나온다.
유료 연재야 출판사와의 약속이니 억지로 5천 자를 써야 한다면, 사실 단행본은 하루에 꼭 5천 자를 채울 필요는 없다. 다만 그러면 그럴수록 출간 일정이 늦어지고 손에 돈을 받는 날이 늦어질 뿐이다. 선택은 자유다.
2. 장르를 선택하자.
우선 장르를 선택할 필요성이 있다. 사실 그런데 대부분 작가들은 어떤 장르를 쓸지 선택하고 쓰는 작가들은 몇 없다. 다들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그 장르를 쓰고 있다.
필자 역시 그랬다. 메인 장르를 쓰고, 그다음에 조금씩 다른 장르로 넘어가긴 해도 어쨌든 첫 장르는 마치 당연하다는 듯 그 장르를 썼다. 그러므로 본인이 쓰고 싶은 장르, 가장 끌리는 장르를 쓰는 게 좋다. 다만 지양해야 할 점이 하나 있다.
1) 어떤 장르든 돈 벌기 힘들다.
한때 이런 말이 돌았다. 특정 장르로 대박을 치는 작가들이 생기니, 그 장르 쓰면 돈 잘 벌지 않아요? 그 장르 쓰면 돈 좀 되잖아요. 이런 식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게 장르별로 한 번씩 다 돌았다는 얘기이다.
까놓고 말하자면 N 년 전에는 BL이 한번 흥한 적이 있어서 BL을 쓰면 돈 좀 벌지 않냐는 얘기가 있었다. 그다음은 로맨스 판타지였고, 최근에는 판타지(현판) 장르다.
같은 웹소설이라고 해도, 장르가 다르면 엄연히 분야가 다른 거다. 외과의사와 내과의사가 같은 '의사'이긴 해도 동시에 다른 직군인 건 사실이지 않나. 웹소설도 마찬가지다. 로맨스 소설 작가와 판타지 소설 작가는 웹소설 작가이긴 해도 엄연히 일하는 분위기, 계약 비율, 작업방식 등에 있어서 정말 많은 차이가 있다.
어쨌든 해당 장르 작가님들은 자기 장르에 대한 애정이 있다. 그런데 다짜고짜 어느 날, 판타지 쓰던 작가님이 와서 '로맨스 요즘 돈 잘된다면서요? 나도 판타지 때려치우고 로맨스나 쓸까?' 하고 말하면서 정작 로맨스 작품 읽어 본 적 없고, 여자들이 뭘 좋아하는지도 모르는데 저런 말을 하면 당연히 로맨스 작가님 입장에서도 기분이 나쁘다. 아주 많이 나쁘다. 그리고 실제로 저런 말을 굉장히 많이 한다. (역성 립도 가능하다)
사실 계속 의사에 비유를 하는 건 ㅎㅎ 필자가 의학물을 되게 좋아한다. 어쨌든 생각해봐라. 내과의사가 갑자기 저 오늘부터 외과 수술할게요. 하고 말하면 일반인들이 보기에도 ㅇㅁㅇ...? 하고 고개를 갸웃거린다. 이거랑 똑같다. 심지어 그 이유가 돈이 더 잘되서라고 한다면 해당 장르 작가님은 얼마나 어이가 없겠는가.
필자는 올라운더다. 로맨스, BL, 판타지, 로맨스 판타지 계약 경험 있고 (출간 준비 중인 것도 있음) 전체적으로 열린 마인드로 다양한 장르 작가님들과 소통하는 걸 좋아한다.
파이의 차이가 있는 건 사실이다. 예를 들어 판타지 하위 10% 작가님이 한 달에 50만 원을 벌면, BL 하위 10% 작가님은 월 10만 원 밖에 못 버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판타지가 50만 원을 벌기가 쉬운 건 절대 아니다.
버는 금액이 크다고 해서 해당 장르에서 돈을 벌기가 쉬운 건 절대 아니다. 그냥 다 똑같다. 안 힘든 장르 없고, 다 돈 벌기 힘들다.
한 가지 더 덧붙이자면 처음에도 말했다시피 '요즘 웹소설이 돈 되니까 써볼까?'랑 판타지 작가님이 '로맨스 돈 되니까 한번 써볼까?'랑 필자가 봤을 땐 똑같다.
웹소설이 돈이 된다고? 굳이 웹소설이 아니더라도 어느 업계나 상위 1%는 벌지 않나.
2) 그래서 뭐 어쩌라고? 좋아하는 장르를 선택하시라고.
장르에 대한 애정 없이 이 장르가 돈이 많이 되니까 써 보겠다고 시작한다면 장담하는데 한 작품 완결은커녕 출간도 힘들 거다.
1순위는 애정이다. 애정이 없으면 글을 오래 쓰기 힘들다. 심지어 글 안 좋아하는데 돈만 보고 들어 왔으면 얼마나 더 힘들겠는가. 그건 그냥 고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을 벌기 위해 웹소설을 쓰고 싶다면 최소한 '좋아하는 장르'를 쓰는 걸 추천한다. 그래야 오래갈 수 있다.
3. 해당 장르의 분위기를 읽자. 핑거 프린세스는 NONO
핑거 프린세스란 충분히 초록이 검색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을 계속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는 사람을 말한다. 대체할 만한 용어가 없긴 한데 프린세스라는 말이 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건 사실이다. 착각하지 말자. 핑거 프린스들도 있다.
핑거 프린스/프린세스족의 특징은 간단하다. 지망생 카페 같은 곳에.
제 소설 주인공 이름을 뭘로 할까요?
판타지 주인공 이름 좀 추천해주세요.
스토리가 막혔는데 어떻게 할까요?
하루에 5천 자 못 쓸 것 같은데 어떻게 해요?
딱 한 질문만 보자. '제 소설 주인공 이름을 뭘로 할까요?.' => 아, 예. 그건 니사 정이고요.
세상에 주인공 소설 이름을 뭘로 해야 할지 몰라서 다른 사람에게 물어본다면 그냥 냉정하게 다른 일을 알아보시라.
주인공 이름은 네가 정하는 거지 왜 그걸 다른 사람한테 정한단 말인가. 그런 사람이 상업시장에서 돈을 벌고 성공하겠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이미 말이 안 된다.
밑에 질문은 대답할 가치도 없다.
다만 이런 질문들은 이해가 간다. 분명 인터넷에, 카페에 웹소설 관련 정보들은 넘쳐난다. 그러나 그중 최소 절반 이상이 철 지난 정보이거나 (그땐 맞았으나 지금은 틀림) 혹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를 따져서 접근해야 할 부분, 그것도 아니라면 잘못된 정보이다.
기성 작가님들은 그걸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니 상관없지만, 이제 막 시작하는 작가님들은 그걸 구분할 방법 조차 없고. 심지어 장르는 정했는데 어디서 뭘. 어떻게 연재를 해야 하고 투고를 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막막한 것도 이해를 한다.
이 막막함과 주인공 이름을 정해주세요! 는 다른 문제지 않는가. 최소한 작품에 관련된 부분은 작가가 알아서 해라. 그리고 다른 작가들은 당신이 무슨 작품을 쓰든 1도 관심 없다. 왜 관심을 가져 줄 거라고 생각하는가?
어쨌든 이 경우에 추천하는 방법은 매번 이야기 하지만. 그냥 기성 작가님 한분 붙잡고 커피라도 사 주고 일일이 물어보는 거밖에 없다. (다만 꼭 본인이 쓰고자 하는 장르와 맞는 작가님한테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로맨스 - 판타지 이런 식으로 잘못 배우면 그거야말로 답이 없다. )
이건 정말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다. 그래도 정말 다행인 건 대체적으로 웹소설 작가님들은 정보 공유에 오픈 마인드이신 분들이 많다. (아닌 작가도 있지만)
무개념 지망생들한테 치인 분들도 많으시지만, 역으로 친절하게 도와 달라고 정중하게 부탁했을 때 거절하시는 분들은 그래도 많지 않다. 그러니 용기를 내서 물어보자.
이런 식으로 대체로 내 장르가 어떤 식으로 출간이 이뤄지고, 어떤 사이트에 연재하는지. 어떤류의 소재가 불호 소재인지. 이런 걸 배우는 게 가장 좋다.
그리고 꼭 해당 무료 연재 사이트에 가서 최소한 1주일은 어떤 작품이 올라오는지 체크라도 하자. 몇 작품이라도 읽을 수 있다면 더 좋다. (몇 작품이라 말 한건 최소한 그 정도 성의는 보이라는 뜻이다.)
예를 들어 보자. 특정 분야를 쓰시는 작가님들을 까는 건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일본식 라노벨 중에 소위 말하는 '학원 청춘물'이런 게 되게 많다. 세부 장르는 다양하긴 해도 어쨌든 연애도 하고, 판타지도 섞고 하는 현대물이다.
한국에서는 암 전이다. 현대 학원물 이런 건 쳐다도 안 본다. 애당초 로맨스/로판에서 여자 독자 비율이 90% 이상인데 여기서 라노벨 하위 장르인 학원 청춘물을 연재하겠다?
(실제로 이런 작가님들을 정말 여럿 봤다. 뜯어말렸으나 결국 연재하고, 당연히 출간은커녕 무료 사이트에서 조회수도 안 나왔다.)
장르에 애정과는 별개로 최소한 그 장르의 키워드, 분위기, 하지 말아야 할 것, 안 팔리는 장르 정도는 공부하고 가자.
4. 내가 쓰고 싶은 글도 쓰고 돈도 벌고 싶어.
다른 게시글에서 말 한 적 있었던 것 같은데, 모순이다. 저건 절대 성립할 수 없다. 내가 쓰고 싶은 글 = 독자들이 좋아하는 글이 되면 좋겠지만 순수하게 내가 쓰고 싶은 글이 독자들이 다 좋아할 거라는 전제를 가진 건 착각이다.
내가 생각하고, 내가 재미있게 생각한 글은 독자들이 관심 없다. 그리고 당신이 무슨 설정, 세계관을 짜든 독자들은 관심이 없다.
아니! 그러면 기성 작가들은 뭔데? 웹소설에서 상업적 기성이 되는 과정은 내가 쓰고 싶은 글과 독자들이 좋아하는 글을 맞춰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몇몇 장르에서는 내가 아무리 쓰고 싶었던 글이라도 독자들이 안 좋아하면 과감하게 버린다. 일단 1순위가 '작가'가 아니라 '독자'다.
쓰고 싶은 글을 쓰면서 돈을 벌고 싶으면 일단 내가 쓰고 싶어 하는 글과 독자들이 좋아하는 글을 맞춰야 한다. 그것도 아니라면? 돈 버는 걸 포기하면 된다.
필자도 해봤다. 다 해봤기 때문에 오히려 이제 상업 글을 써도 미련이 없는 것도 한 몫한다. 어쨌든 내 소설은 인기가 없는데 나는 내가 쓰고 싶은 소설을 쓰면서 돈도 벌고 싶다. = 나는 공부도 안 하고, 취업 준비도 안 했지만 그래도 대기업에 계속 원서를 넣어서 언젠가 대기업에 취업해서 돈을 많이 벌고 싶어.
랑 똑같은 말이라고 보면 된다.
5. 감 평하지 말고 받지도 마라.
감평 같은 소리 하네. 너나 하세요.
제발 부탁인데. 서평? 평가? 이런 거 왜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물론, 글 봐달라고 하는 모든 걸 폄하할 생각은 없다. 필자도 글이 막히거나, 신작을 시작할 때 다른 작가님들한테 봐 달라고 말하고 피드백을 받는다. 그런데 이건 어느 정도 기성 작가가 됐을 때, 기성이 기성에게 피드백을 받는 걸로 충분하다.
쉽게 말하자면 기성 작가님들은 보는 눈이 틀리다. 그리고 일단 서로가 기성이기 때문에 최소한의 글쓰기, 스토리 진행이 되어 있는 상태에서 글을 가져온다. 더 나은 전개, 더 나은 스토리, 소재를 검토하는 피드백이지 문장력, 대사 하나, 문체 하나하나를 보는 피드백이 아니다. 무엇보다 기성작가님들은 다른 작가님이 A가 더 좋다고 말했을 때 그렇게 수정할 수 있는 능력이 된다.
그런데 글을 이제 막 시작하는 작가님들은 그게 안 된다. 잘못됐다는 게 아니다. 당연한 거다. 신인, 지망생 작가님들의 가장 큰 오류는 본인은 글을 시작한 지 3일밖에 안 됐는데 3년 된 작가님과 맡먹으려고 한다는 거다.
3년 동안 글을 쓴 작가님과 3일 동안 글을 쓴 작가의 실력이 다른 건 당연한 건데, 그걸 인정을 안 하고 자기를 깎아내린다. 아, 나 말고 다른 작가님들은 글을 잘 쓰는 것 같아. 내 글은 구려. 나는 왜 이렇게 문장력이 별로지? 하고 자존감을 깎아내린다.
다시 위로 돌아와서 그렇기 때문에 기성 작가님들은 신인 작가님들의 글을 봐 달라고 그러면 굉장히 곤란해한다. 일단 스토리 이전에 너무 기본적인 부분부터 지적을 해야 할게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말을 해 주기 굉장히 어려워하는 건 당연하다.
기성작가님들끼리도 피드백을 주고받을 때 굉장히 조심스럽다. 그나마 기성 작가님들은 서로 피드백에 대한 면역이 되어 있다. 상업적으로 내 글이 평가받고, 누군가가 보는 건 당연한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 내 글에 대해 말하는 걸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물론, 장담하는데 처음부터 이렇진 않았을 거라 생각한다. 그렇게 놓기가 쉬운 일이 아니고, 또 직업. 일이라고 생각하니까 그렇게 할 수 있는 거다.)
그러나 신인 작가님들, 지망생 작가님들은 아직 누군가에게 내 글을 평가받고 내 글에 대해 누군가가 지적을 하는 걸 부끄럽게 생각한다. 또 그렇게 지적을 받으면 내가 잘 못써서, 부족해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그럴 리가 있겠는가? 그럼 기성 작가들은 지적을 받으면 부족해서 지적을 받겠는가? 완벽한 글, 완벽한 소설 따위는 없다. 어느 업계나 그렇겠지만. 프로와 아마추어는 진짜 종이 한 장 차이라고 생각한다.
기성 작가님들은 그렇게 지적을 받으면 고치고 수정하고, 더 나은 작품을 써 오지 결코 거기다 대고 '아, 내 글이 부족해서 그렇군... 내가 글을 못 써서 그래 ㅠㅠ' 이러지 않는다. 오히려 이 악물고 더 잘 쓰려고 노력한다.
그럼 저런 마인드로 평가를 받으면 되지 않냐? 1번은 저게 쉽지 않다. 그리고 신인 시절에는 굳이 필요하지 않다.
또 피드백의 역 효과가 있다. 이건 기성이든 신인이든 피해 갈 수 없는 문제다.
피드백의 장점은 고치면 고칠수록 나아지고, 내가 발견하지 못하는 걸 발견할 수 있다지만. 너무 많은 작가들에게 피드백을 받다 보면 소설이 산으로 간다. 그리고 그 소설이 100% 독자들이 좋아하는 소설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작가 6명의 피드백을 수용해서 다 수정했으나, 결과적으로 독자들에게 외면을 받는 경우도 수두룩하다. 사실 그래서 피드백은 한두 명에게, 여러 명에게 받으면 받을수록 소설이 산으로 간다. 또 그만큼 수정하다 보면 내 소설이 내 소설이 아닌 거 같고 정 떨어진다.
(실제로 필자도 이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해 봤다. 결과는 ^^ 그 소설은 관으로 들어갔다. ㅎㅎ 안녕ㅠ)
그러니 기성이든 신인이든 그냥 피드백은 한 명이나 두 명에게 받는 게 좋다.
또다시 위로 올라가서 신인 시절에는 그게 필요하지 않다는 이유는 간단하다. 기성들이 소설을 들고 가는 작가는 대체적으로 상업적으로 성공한 작가이다. 얼마나 많은 작품을 쓰고 봐 왔겠는가. 그러나 신인들이 서평인지 감평인지를 맡기는 대상은 '불특정 다수'이다.
즉, 덧글을 달아주는 대상이 상업적으로 검증이 된 작가도 아닐 수도 있고. 지망생이 지망생을 감 평하고 까 내리는 경우도 수두룩하다. 그러면 또 '아, 내 소설은... 별로... 나는 소설에 재능 ㅠㅠ' 이러고 땅 판다.
그러니 아예 감평은 안 받는 게 좋다. 받을 거면 최소한 3 작품 이상 완결을 냈을 때 감평을 받는 게 좋다. 그리고 그런 류의 감평은 대게 이렇다. 문장이 별로예요. 대사가 이상해요. 여기서는 문체가. 스토리나 상업성이랑 전혀 관련이 없는 부분만 건드리고 있다. 왜냐하면 감평을 달아주는 대상도 상업적인걸 모르니까 그냥 눈에 보이는 문장이나 대사 가지고 까는 거다.
평가는 독자가 한다. 그러니 그냥 죽이 되든 밥이 되는 사이트에 올려라. 이상한 카페 같은 데다가 글 봐주세요 하고 글 올리는 것만큼 시간 낭비 + 삽질이 따로 없다.
6. 징징거리지 마라. 돈 많이 벌든, 적게 벌든 글 쓰는 거 다 힘들다.
글 쓰는 거 다 힘들다. 잘 팔리든 안 팔리든 똑같이 힘들다. 지망생 작가님들끼리 (혹은 필자가 지망생일 때) 아, 한 달에 100만 원이라도 벌면 혹은 누구 작가처럼 몇억 벌면 진짜 하루 종일 글 쓸 자신 있다. 혹은 없던 글도 만들어서 가져올 수 있다. 하고 이야기한다. 이 발언이 나쁜 발언은 결코 아니다!
그리고 아무리 공감 능력이 좋은 인간이라 해도, 경험해보지 않는 건 절대 모르는 거다. 필자 또한 그랬다. 내가 10만 원 밖에 못 버는 작가니까 1000만 원 버는 작가들이 부럽고, 천만 원 버니까 똑같이 스트레스를 받아도 '작가님은 그래도 돈은 많이 벌고 스트레스받으시잖아요 ㅎ'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저렇게 생각하는 게 나쁘다는 것 또한 아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적어도 같이 글 쓰는데 스트레스를 받지만, 나는 글 쓰면서도 돈을 걱정하면서 글을 쓰는데. 저 작가는 돈 때문에 스트레스는 안 받으니까. 금전 걱정이 없는데 순수하게 글에만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으니 행복해 보이는 건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
그러나 막상 경험하니 둘 다 힘들다. ^^ 이건 그냥 경험이다.
글로 돈을 많이 벌지 못했을 때는 다른 일을 하면서 받는 스트레스 때문인지는 몰라도 정말 더 이 악물고 글을 썼다.
안 좋은 일, 짜증 나는 일이 있을 때마다 내가 글로 성공해서 여기 때려치운다. 다시는 이 일 안 한다. 하고 더 배로 노력했다. 그리고 글 쓰는 게 즐거웠다. 아직은 돈이 걸린 문제가 아니기도 하고. 어쨌든 자극이 됐다.
돈이 걸리고, 돈 문제를 떠나 생계가 되기 시작하니 글 자체에 받는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니다. 예를 들어 겸업을 할 때 똑같은 상황에 닥쳤을 때 받는 스트레스가 50이라면, 전업을 할 때 받는 스트레스는 120이다.
어쨌든 잘 됐을 때의 스트레스와 잘 안 됐을 때의 스트레스를 비교하자면 솔직히 잘 됐을 때 스트레스가 더 심하다. 작품에 대한 부담감, 주변에 대한 기대. 압박감 이런 게 장난이 아니다. 적어도 수많은 작가 중에 한명일 때에는 기대감이 덜 하지 않는가.
1등과 100등에 대한 기대가 다른 건 정상이다. 1등이 3등을 하면 그거밖에 못 했냐고 손가락질하는 반면, 100등이 3등을 하면 엄청난 거라고 박수를 친다. 전달이 될지는 모르겠으나 그런 부담감이라고 보면 된다.
물론 어떻게 극복을 하느냐는 작가마다 다르긴 하다. 어쨌든 징징거리지 말라는 건. 결국 글 쓰는 건 다 똑같이 힘들다. 적어도 내가 아는 주변 작가님들은 '아, 글쓰기 힘들어. 내 글이 너무 별로인 거 같아 ㅠㅠ' 하고 생각해도 결코 티 내지 않고 말하지 않는다. 왜냐면 우린 너도나도 다 똑같은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다
필자도 이번에 첫 장편 연재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정말 많이 받고 있다. 그러던 중 비슷한 처지였던 작가님한테 물어봤다. 'ㅇㅇ 작품 완결 낼 때 안 힘들었어요?' 스쳐 지나가듯 한 질문이었으나. 딱 한마디 했다. '하아, 진짜 더럽게 힘들었어요.' 그 한마디에 모든 게 담겨 있는 것 같아서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기성 작가들은 힘들다고 하면서도 글을 쓴다. 심지어 주변에서 제발 글 쓰지 말고 쉬라고 그래도 앉아서 글을 쓴다.
이분들은 최소한 집에 엄청난 일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저 일주일 동안 5천 자 밖에 못 썼어요 ㅠㅠ' 이런 징징거림을 하며 '여주인공 성격이 너무 별로인 것 같아요 어떻게 하죠...' 하는 소리를 단톡 방에 늘어놓지는 않는다. 그리고 단톡 방에 그런 소리 할 시간에 그냥 여주 성격에 대해 고민하고 작품을 뜯어고친다.
글 쓰는 스트레스는 다 똑같다. 단톡 방에, 카페에 글 쓰기가 너무 힘들어요. 하고 징징거리는 타이핑 치고 덧글 다는 거 세어보면 5천 자 가볍게 나온다. 그 시간에 글을 쓰자.
7. 완결을 내자. 리메이크 그만 해!!
마지막이다. 글 안 쓰려고 별 짓을... ㅎㅎ 걱정하지 마라. 그래도 7천 자 정도 썼는데. 오랜만에 밤샘을 할 예정이라 괜찮다.
완결을 내자. 그리고 리메이크는 하지 말자.
분명 글을 쓴지는 오래됐는데, 출간을 못 하거나 혹은 계속 N년동안 지망생에서 머물러 있는 작가들의 특징은 이러하다.
초반만 쓰고 접는다. 즉, 완결을 못 낸다. 와 옛날 작품을 계속해서 리메이크를 한다.
혹은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있거나 기타 등등.
어쨌든 제발 완결은 내자.
유료 연재로 넘어간 작품들은 이 악물고라도 완결을 내게 되어 있다. 그러나 단행본을 쓰는 작가님들의 경우에는 완결을 못 내서 출간을 못하는 경우가 정말 정말 많다. 제발 완결을 내자.
리메이크 그만!
웹소설에는 트렌드가 있다. 오죽하면 판타지 작가들끼리 과거에 유명했던 판타지 소설들이 지금 연재됐다면 고구마니 뭐니 하면서 까이고 출간도 못 했을 거라고 자조 섞인 농담을 하겠는가. 3~4개월만 지나도 바뀌는 게 트렌드이다. 그런데 1년 전 작품을 리메이크한다?
리메이크 = 해당 작품을 처음부터 새로 써야 하는 각오는 해야 한다.
필자는 리메이크 경험자다. 첫 작품을 3번을 리메이크했고, 60만 자로 출간을 했는데. 그 앞에 엎은 분량만 100만 자 (책 4~5권)이다. 매번 리메이크할 때마다 몇 개월 뒤에 열어보면 트렌드가 너무 바뀌어서 아, 새로 써야겠는데. 하고 새로 쓴 죄다. 어쨌든 마지막에는 우여곡절 끝에 출간은 했다. 당연히 주인공만 같고 거의 내용이 90% 이상 다르다.
필자야 첫 작품에 대한 애정이 너무 심해서 그렇게 했다 쳐도 그런 거 아니면 그냥 그거 리메이크할 시간에 신작 쓰는 게 가장 좋다.
실제로 주변에 있는 작가님들도 리메이크한다고 해서 소식을 물어보면 'ㅎㅎ 새로 쓰고 있어요' 하고 답변이 돌아온다. 새로 쓸 수밖에 없다. 그 몇 개월 사이에 트렌드도 바뀌고, 작가가 보는 눈도 바뀌기 때문이다.
몇 번을 말 하지만. 그나마 기성들은 그걸 할 역량이라도 되지, 신작 열심히 써도 부족한 상황에서 계속해서 리메이크를 하면 떨어지는 건 자존감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