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태린 Feb 02. 2020

 웹소설 피드백 받지 마세요.

 아무도 당신의 글에 관심이 없다.


열심히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하는 중이다.


정말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웹소설을 쓰면 이렇게 써야 한다, 저렇게 써야 한다 하는 이야기들이 정말 많다. 내가 말하는 건 작품 외적인 부분이고, 여기서 말하는 피드백은 작품 내적인 부분이다.


웹소설 작가를 하면서 느끼는 건 점점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늘어나는 기분이다.

이렇게 쓰세요~를 바꿔서 말하면, 이렇게 쓰면 안 돼요!라는 것과 같은 의미다. 이 말이 틀렸나? 그건 아니다. 경험에서 축적된 것이니, 기성 작가님들이 해 보고 독자들이 싫어한다는 걸 아니까 하지 말라고 조언해주는 거다.


맞는 말이다. 독자들이 싫어하는 게 있다. 소위 지뢰라고 한다. 지뢰 키워드라고도 하고, 어쨌든 독자들이 꺼려하는 게 분명히 있다.


웹소설 작가는 보기와 다르게 창작의 자유가 제한적인 편이다. (농담이 아니라 정말이다.)

오늘 올려서 오늘 독자를 만나기 때문에, 가장 가까이 '현재를 사는 독자'와 부딪힌다. 사회이슈에 민감할 수도 있다.


웹소설 작가는 이 시국에 민감하다.


피드백 이야기는 언젠가 한번 한 적이 있을 거다. (분명하게 했다.)

아마도 출판사 피드백이었던 것 같은데, 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서로 합의가 돼야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게 바로 피드백이다.


작가들끼리도 피드백을 많이 받는다.

피드백의 종류는 2가지다.


1) 기성-기성의 피드백


 기성이 기성에게 피드백을 받는 건 보통 친한 작가들끼리 이뤄진다. 논제는 주로 이거다. 이런 키워드가 괜찮을까? 혹은 이러이러 한식으로 스토리를 진행시킬 건데, 이런 부분이 부족한 것 같아서. 혹시 대안이 있을까? 등등에 관한 이야기이다.

어떻게 보면 대등한 의견 교환이 이뤄지는 편이다.

이때 상대 기성 작가님이 이러이러한 장면을 쓰는 게 어때? -> 오, 좋은 것 같아. 하고 합의가 이뤄졌을 때 피드백을 받는 기성 작가님은 상대 작가님이 말하는 장면을 쓸 줄 아는 기초가 된 작가님이다.


이것도 양날의 검이긴 하지만. 이건 나쁘지 않은 피드백이라고 생각한다.

서로 비슷한 수준의 작가라고 해도 다 다른 사람인지라, 보는 눈과 시각이 조금씩 다르다. 그리고 이 경우 피드백을 주는 작가님의 경우에도 프로인 경우가 많아서. '내 의견을 사용하지 않아도 괜찮다.'라는 게 전제에 박힌다.


가장 무난한 피드백이다. 그러나 꼭 이게 정답도 아니긴 하다.

나도 경험한 거지만. 소위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이다.


A 작가 (기성)

B작가 (기성)

C작가 (기성)


세 기성 작가님에게 의견을 들었다고 치자. 셋다 잘 팔고, 경력이 좋으신 기성 작가님이다.

피드백을 들어 보면 무슨 일이 발생하냐면 세명의 말이 다 맞다! 정답이 너무 많다!!

그리고 모든 소설은 동전의 양면이다. A를 취합하면 필연적으로 버려야 하는 B가 있다. 그런데 A, B, C 작가님의 말을 전부 수용하려다 보면 정말 소설이 이상해진다.

어느 순간부터, 내 소설이 내 소설이 아닌 것 같다. 그들이 틀렸다가 아니다, 정답이 너무 많은 거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세상에 틀린 건 없다. 정답이 너무 많아서 그중에 무엇을 골라야 할지가 어려운 것이다.


 물론 ㅎㅎ 객관적으로 틀린 건 있을 수 있겠지만.

 어쨌든 그러다 보면 A, B, C 작가님들끼리 서로 마찰도 있을 수 있고, 정말 피곤해진다.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건 성에게 피드백을 받고 싶으면 정말 딱 한 명에게만, 필요한 만큼만 받는 게 좋다. 의견을 많이 들으면 좋긴 하나 어차피 글은 당신이 쓴다. 그건 기성이라고 해서, 지망생이라고 해서 달라지는 게 아니다.


잘 나가는 누구 작가에게 피드백을 받았다고 자기 작품이 잘 될 거라고 자랑하고 다니는 작가들이 있다. (단톡 방에서 본)

 ^0^ 그럴 리가 없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기성이 되다 보면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늘어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다른 작가님들도 공감을 하는 분위기이긴 하다.


 이게 무슨 의미냐면. 기성이 되면 기성이 될수록 작가가 보수적이게 된다는 거다.

 어떤 작가님이 그런 말씀을 하셨다.


 "작가님은 글을 참 잘 쓰는데, 욕을 안 먹기 위한 글을 쓰는 것 같아요."

정말 공감이 된다. 글을 오래 쓴 작가, 특히 이름이 알려진 작가들은 욕을 먹는걸 두려워한다. (이게 당연한 거다. 욕을 먹는걸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하는 게 절대 아니다!)

 

예를 들어 신인 작가가 A라는 실수를 했을 때 1명의 독자에게 욕을 먹었다면, 소위 네임드 작가님들은 A- 의 실수를 했을 때 100명의 독자에게 욕을 먹는다. 이건 정말 무서운 일이다. 당연히 하나하나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가끔 따가운 시선도 있다.


 새로운 걸 시도하고 싶다거나 혹은 클리셰에서 벗어난 이야기를 써 보고 싶다고 말하면, 주변에 있는 작가님들이 그렇게 하면 망할 텐데 왜 그런 짓을 해? 욕먹을 텐데 왜 그런 짓을 해? 그러면 안 돼. 안 될 거야. 하고 말을 한다. 이것도 맞는 말이다.


 안 된다는 걸 경험으로 알기 때문에. 그런데 웹소설은, 장르 시장은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만약 저게 정답이고, 그렇게 하지 않는 게 오답이라면. 뭐가 정답이고, 뭐가 오답인지 모르는 신인 작가님들의 글은 성공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웹소설은 꾸준히 신인 작가님들이 치고 올라오는 시장이다. 신인 작가님들은 신인 작가님들만의 매력이 있다. 거기 보면 정말 소위 '기성 작가들이 하면 안 되는 지뢰'들이 포함된 경우도 많다. 그래도 잘 되는 글은 잘 된다.


작년 한 해 동안 썼던 내 작품은 시작부터 순탄하지 않았다. 주변에서 '안 될 거다.'라는 시선을 엄청 받았다. 모험이었고, 모험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완벽하다고는 말을 할 수 없으나, 그래도 내가 성장하는 계기가 된 작품이 되었다. 뭐! 잘 됐잖아?


 결국 기성-기성의 피드백은 의견 교환일 뿐, 그 기성작가님의 말이 정답이 아니다.


 최대한 적당한 선에서 조절하는 게 좋다.


2) 기성-신인의 피드백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받지 마라. 이런 거 할 시간에 그냥 조아라나 문피아, 네이버에 글이나 더 올려보고 몸으로 부딪히는 게 좋다.


 농담하는 게 아니라 정말 가장 쓸데없는 짓이다. 시간 아깝다.


 기성의 피드백이 잘못됐냐? 그런 건 아니다. 기성 작가님들이 신인 작가님들의 글을 보면 분명히 부족한 부분이 보인다. 근데 그건 기성의 눈높이에서 부족한 글이다. 글을 쓴 지 5년이 넘는 작가와 6개월 차 작가.

 6개월 차 작가가 5년 쓴 작가의 수준에 맞춰서 글을 쓸 수 있을 리가 없는 건 당연하다.


영어 공부를 해도

중학생과 대학의 영어 실력이 다른 게 당연한데!

왜 글은 그걸 인정을 안 하는가!


 신인 작가님이라고 말하는 것도 웃긴데, 글을 쓴 지 얼마 안 됐으면 부족한 게 당연한 거다. 5년 쓴 작가님은 6개 월쓴 작가님에게 (물론 자신과 똑같은 수준의 글을 쓸거라 기대하는 건 아니지만) 3~4년 차 수준의 글쓰기를 원한다.


 해결 방법은 정말 간단하다. 글을 뜯어고치지 말고, 3년 동안 5년 동안 글을 쓰면 알아서 늘어 난다!!


 신인 작가님들이 피드백을 받는 이유를 알고 있다. 내 글이 잘 될지 안 될지 모르니까, 보여주기에는 부끄러우니까. 먼저 시작한 작가님이 잘 될 거라고 말해주는 그 '위로'를 받고 싶은 거다.


 기성 작가님도 잘 될지 안 될지 모른다. 그건 아무도 모르고 신만 안다. 그리고 작품이 망했을 때 책임은 피드백을 준 작가님이 아니라 작가의 책임이다.


 그런 작가님들이 있다. 연재는 안 하고 비축으로만 작업을 하고, 웹소설을 지망하는 작가님들.


 비축분이 나쁘다는 건 아니다. 그런데 보통 기성의 비축과 신인작가님의 비축은 조금 다르다. 그러니까 벽보고 쓰는 글을 말하는 거다.


 기성 작가님의 경우에는 이미 계약을 하고, 벽을 보고 글을 쓴다. 출간을 목적으로 글을 쓰고 있고, 독자의 실시간 피드백을 받지 않아도 어떻게 글을 써야 하는지 알고 있다. 분명한 목표와 지향점이 있다.


 신인 작가님의 경우에는 계약도 안 된 상태로 어떻게 써야 할지도 모른 채 그냥 무조건 벽만 보고 글을 쓴다. 그러다 보면 점점 자신감이 떨어지고, 내가 잘하고 있는 건지 아닌 건지 알 수 없게 되고 그러다 보면 피드백을 찾게 된다.


차라리 피드백을 받을 시간에 그냥 비축분을 무료로 다 풀고 독자의 반응을 보는 게 좋다.


작년 여름부터 PT를 시작했다. 운동은 살아생전 처음이었다. 시작한 계기는 체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게 정말,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체력이 급속도로 떨어지는구나라는 걸 느끼게 된다.


PT를 시작하고, 관련 영상이나 막 보디빌딩? 이런 걸 찾아보는데. 솔직히 순도 100% 일반인인 내 입장에서는 보디빌딩 대화 영상 같은 게 정말 낯 부끄럽다.


아니, 저렇게 비키니만 입고 어떻게 무대 위에 서지? ㅇㅁㅇ

그런데 저 사람들은 그게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모두가 생계형은 아니겠지만, 어쨌든 저게 일이고 대회이고 프로로서 의식이 있으니까. (ㅎㅎ 약물 같은 어두운 면은 제외하고 봅시다)


강사 같은 것만 해도 그렇다.

남들 앞에서 말하는 게 부끄러워요. 그런데 강사가 되고 싶어요.

그럼 당연히 '남들 앞에서 부끄럽지 않게 말하는 연습!'부터 되어야 한다.


무료 연재나 원고를 보여주는 게 남들에게 부끄러운 건.

남들에게 말하는 게 너무 부끄러운 상태로 계속 강사를 할 거예요. 근데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서 힘들어요. 하고 떼를 쓰는 것과 똑같다.


무료 연재 원고를 공개하는 게, 친구에게 원고를 보여주는 게 왜 부끄러운 일인가? 작가인데.

무료 원고를 부끄러워한다면, 나중에 돈 받고 유료 연재나 단행본은 어떻게 낼 생각인가?


웹소설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아 저는 취미로 할 거라서요. 겸업인데 솔직히 이렇게 스트레스받아가면서 해야 하나요? 맞는 말이다. 그래서 전업작가랑 겸업 작가랑은 확실히 시장을 보는 마인드가 다르다.


이런 걸 취미로 하는, 겸업으로 하시는 작가님들에게 강요할 생각은 절대 없다! 그냥 취미로,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된다. 그런데 만약 전업을 생각한다면 정말 진지하게 글을 임해야 한다.


그리고 기성작가님들이 신인 작가님들한테 피드백을 줘도 의미가 없다. 일단 기성작가님이 ㅇㅇ장면이 좋을 것 같아요. -> 해당 장면을 쓸 수가 없음.


 정말 웹소설에 피드백을 받고 싶다면, 작품이 아니라 어떻게 글을 써 왔는지. 어떤 식으로 글을 쓰는지. 어떻게 작품을 연구하는지. 하루에 몇 자씩 글을 쓰고, 얼마나 썼는지. 어떤 마인드로 글을 쓰는지를 배우는 게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잔인한 말이지만, 필자는 기본 마인드가 '아무도 내 소설에 관심이 없다.'로 시작을 한다. 처음부터 이랬던건 절대 아니다.


 이제 막 글을 쓰는 작가님들의 가장 큰 오류가, 내가 소설을 쓰면 투베에 들 것 같고. 다 잘될 것 같고. 모두가 내 소설을 봐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나도 그으니까!)


 몇 번 깨지다 보면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ㅎㅎㅎ 아무도 내 소설에 관심이 없다. 피드백을 주는 기성 작가님도 당신의 소설이 잘되든 안 되든 관심 없다. (근데 잘되면 잘되는대로 질투하기도 한다...)


그리고 가장 힘들 때 의지 할 사람은 결국 작가인 자신밖에 없다.

아무리 주변에서 위로를 해 줘도 힘든 시기는 스스로 버텨야 한다.


필자는 무교다. (딱히 종교에 대해 좋고 나쁜 감정이 없다. 그냥 아무 생각이 없다.

대신 나를 믿는다. 나교다 나교.


내가 나를 믿지 않으면, 대체 나는 누굴 믿어야 한단 말인가.


그러니 땅굴 그만 파고 열심히 글을 썼으면 좋겠다! 피드백 아이고, 의미 없다!

매거진의 이전글 웹소설, 지망생 마인드 벗어나는 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