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스쳐지나간 많은 것과, 잔여물
“이 스프 정말 담백한 게 맛있다!”
감기가 걸리거나 기운이 나지 않을 때
비트, 양파, 샐러리가 사콤사콤 씹히는 비트 스프를 만들곤 한다.
“야채를 올리브 오일에 허브와 살짝 볶아서,로스트 비프와 야채스톡을 넣고 끓이다가, 싸워크림을 올리면 땡!”
달콤 새콤하면서도 담백한 맛 때문에,
식욕이 좀처럼 나지 않을 때도,
한 그릇 비우기 참 좋다.
내 것도 아닌데, 내 것처럼 레시피를 알려주고 나면, 피식 웃음이 난다.
10년 그보다 더 이전에, 독감으로 열이 펄펄 나던 나와 과거의 연인을 이어준 소울푸드였다.
분명 스프가 연인으로 발전할 계기를 마련해 준 것이니 사랑의 묘약은 아니더라도, 사랑의 MSG정도라고는 해두고 싶다.
헤어짐을 곱씹어볼 필요는 없지만
키워드처럼, 나를 둘러싸고 있는
나의 많은 습관들이,
내 삶 속의 긍정적인 변화와 도전에,
내가 함께했던 많은 인연들이 담겨있음을 깨닫는다.
(분명 기억하기도 질색할만큼 최악의 경우들도 있지만)
매일 운동을 하는 법을 배웠고,
새로운 언어를 배웠고,
색다른 요리를 배웠고,
조금 더 정리정돈을 잘하게 되었으며
타 분야의 지식에 호기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제는 지나간 과거지만
긍정적인 것을 배우게 했고
현재까지도 나를 유익하고 부유하게 하고
스쳐지나간 많은 것 중,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거르는 작업을 할수 있다는게
(스프를 먹으면 잠시 감사)
#범사에감사, #그래도헤어지면끝, #헤어질땐이유가다있음, #역시는역시, #긍정적인것만겟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