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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퀀트대디 Feb 01. 2023

출간! <퀀트의 정석>

사실 우리는 퀀트의 민족이다

<퀀트의 정석> 온라인 서점 링크

교보문고: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00831594

예스24: http://www.yes24.com/Product/Goods/117201732

알라딘: https://www.aladin.co.kr/m/mproduct.aspx?ItemId=310009818



# 출간을 앞두고

작년 3월부터 시작했던 길고 길었던 여정이 드디어 마무리를 짓고 하나의 결과물로 탄생하게 되었다.

출간을 일주일 앞둔 시점에서 다시 한번 지난 1년을 돌아보니 감개무량하다.

무언가를 새롭게 만들어내는 것만큼이나 크나큰 성취감을 안겨주는 것이 또 있을까.


이 책 <퀀트의 정석>을 쓰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크게 두 가지다.

1) 어떻게 하면 퀀트 투자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

2) 퀀트 투자의 각 요소들은 도대체 왜 필요한 것일까?


'어떻게 하면 퀀트 투자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

지금이야 나에게는 너무나도 익숙해져 버린 것들이지만 사실 인생 처음으로 퀀트와 금융공학을 접했을 때 나는 꽤 애를 먹었었다. 학교에서 선물옵션 강의를 수강했던 것이 아마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금융공학을 접했었던 때인 것 같은데, 그 당시 나는 퀀트는커녕 파생상품이나 금융공학이라는 개념이 뭔지도 제대로 몰랐다. 수업 듣는 내내 드는 생각은 오직 한 가지. '아, 뭔 X소린지 1도 모르겄다~' 수업은 들었으나 그 수업의 내용이 대관절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지 이해하지 못한 상황이랄까. 당연히 성적도 좋을 리 만무. 그렇게 그 선물옵션 강의의 학점은 C를 받았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이러한 컨텍스트에 점차 익숙해져가다 보니 사실 퀀트와 금융공학은 그렇게 어려운 것만도 아니었다. 그것이 가지고 있는 본질과 개념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기만 하면 말이다. 결국 학교 수업에서는 직관보다는 수식, 본질보다는 피상적인 것들이 먼저였기 때문에 직선 방향으로 빠르게 올 수 있었던 길을 구불구불 돌아서 온 셈이었다. 예전부터 퀀트 블로그를 해왔고 또 이번에 기회가 되어 이를 정리해 하나의 단행본으로 내려하는 이유도 사실은 이러한 나의 경험에 입각해 보았을 때 안 겪어도 될 시행착오를 굳이 겪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비효율성을 겪기엔 우리네 인생은 너무 짧다. 우리가 파이썬을 배우려 하는 이유도 결국 이 때문 아닌가.


결국 나를 포함한 일반 사람들에게 있어 수식은 익숙지 않기에 다소 괴리감을 느끼게 만든다. 그렇기에 내가 퀀트를 직관적으로 이해하고자 취했던 방식은 바로 비유와 스토리였다. 이 때문에 나는 평소에도 퀀트라는 것을 남들에게 말할 때 비유와 스토리를 적극 차용하려 노력한다. 그렇게 했을 때 같은 개념이라도 이해가 잘 되는 경험을 했었고, 이러한 경험 이후 똑같은 수식을 보아도 그것이 이전과는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리처드 파인만이라는 과학자를 높이 평가하는 이유는 다름 아닌 그가 아무런 수식 없이 과학을 직관적으로 재미있게 설명하기 때문이다. 나의 블로그와 책은 리처드 파인만을 롤모델로 삼아 퀀트를 가능한 한 쉽게 설명하기 위해 노력하는 채널이다.


'퀀트 투자의 각 요소들은 도대체 왜 필요한 것일까?'

이 책의 두 번째 중점 요소는 바로 'WHY?'다. 개인적으로 모든 종류와 형태의 동기 부여는 'WHY?'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이는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사이먼 시넥의 TED 강연에 매료되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바로 이 '왜?'에 대한 대답이 납득이 되어야만 어떤 행동을 실천으로 옮기기 위한 에너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퀀트 또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퀀트가 백날 천날 이야기하는 자산배분과 팩터 포트폴리오, 금융공학 등과 같은 개념들이 중요한 것 같은 느낌은 들지만 막상 도대체 그것들이 무슨 이유에 의해서 필요한 것인지를 납득하지 못한다면 퀀트 공부를 돌파해 내기 위한 폭발력은 반감될 수밖에 없다. 이 책은 퀀트의 도구상자에 놓여있는 각각의 도구들이 도대체 왜 필요한지를 보다 명확하게 설명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당위성을 이해했다면 퀀트 공부의 절반은 이미 먹고 들어간 셈이다.



# 참교육의 해를 보내며

2022년은 코로나 사태 이후 FOMO에 걸렸던 모든 사람들을 위한 참교육의 해였으며, 이는 피터린치좌의 팩폭 지리는 금융치료 모먼트를 다시 한번 생각나게 하는 해였다.


수익을 당연하게 여기는 생각은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 확실하게 치유된다.
금융치료... 필요하니...?


사실 어떤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조건적으로 엔드 유저의 수준이 높아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실제 소비를 드라이빙하는 엔드 유저의 수준에 따라 상품과 서비스의 퀄리티 또한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았을 때 2022년은 금융 산업의 엔드 유저인 일반 투자자들의 생각 수준을 한 층 더 끌어올려 준 새옹지마의 해라고 생각한다. 


칠면조 농장의 칠면조는 1000일 동안 모이를 주는 농장 주인을 철저하게 믿고 따르지만 천 하루째 되는 날 목이 잘려 추수감사절 잔칫상에 올려진다. 1000일 이후 무엇이 올지 생각지 않은 채 그저 오늘 같은 좋은 날이 계속되리라 착각하는 것이다. 투자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 또한 마찬가지다. 상승장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사람들은 이성의 끈을 놓아버리고 말도 안 되는 레버리지를 쌓게 되는데 이는 스스로를 단두대에 올려 보내는 꼴이다. 


2022년이 새옹지마의 해였던 이유는 투자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고 난 이후 오히려 누구보다 빠르게 하락장을 경험하는 것이 더 먼 미래를 위한 예방 차원에서 훨씬 더 나은 시나리오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2023년은 이러한 새옹지마의 해를 반면교사 삼아 자신만의 올바른 투자 원칙과 투자 철학, 그리고 투자 방향을 수립할 그 원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퀀트의 민족이여, 단결하라

물론 퀀트 투자가 올바른 투자를 위한 유일무이한 솔루션은 아니다. 세상에는 여러 다른 좋은 투자 방법들이 많다. 하지만 퀀트 투자는 여러 가지 올바른 투자의 방법들 중 가장 가성비가 뛰어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퀀트 투자에서는 투자의 성과가 개개인의 측정 불가능한 고유한 요인보다는 철저히 측정가능한 투자 시스템의 설계구조와 안정성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터틀 트레이딩이 이미 증명했듯이 투자와 트레이딩은 후천적 학습이 충분히 가능한 영역이다. 


이러한 투자와 트레이딩의 속성으로 말미암아 보건대 나는 교육에 진심인 한국 사람들이야말로 퀀트 투자에 최적화된 민족이라고 생각한다.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개개인의 메사끼가 아닌 철저히 후천적 학습에 의한 결과물을 추구하는 것이 바로 퀀트 투자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너는 머리가 나빠서 안돼'가 아닌 '누구나 열심히 공부하면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다'는 말을 듣지 않았던가. 이처럼 공부에 진심인 민족에게 퀀트라는 방법론은 사실 최적의 투자 솔루션이다. 투자는 메사끼가 아닌 철저히 후천적 학습의 결과물이다.


결국 인생과 투자는 모두 장기전이다. 다시 말해, 인생과 투자는 쪽지시험이라기보다는 수능에 가깝다. 쪽지시험을 잘 보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점수를 끌어올리기 위한 기교가 중요하다. 하지만 수능을 잘 보기 위해서는 기교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이를 위해서는 그 무엇보다 핵심을 짚어내고 본질을 파악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 개념원리'라는 네이밍이 우리에게 와닿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이 책 <퀀트의 정석>이 퀀트 투자의 개념과 원리를 이해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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