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 하루의 내재변동성, 원데이 VIX
뭐 이건 원데이 아큐브도 아니고 이제는 VIX 지수에도 원데이의 시대가 열렸다. 이번 주 월요일부터 처음으로 CBOE는 장중에 실시간으로 원데이 VIX 지수(블룸버그 티커: VIX1D Index)를 산출하기 시작했다.
원데이 VIX 지수는 말 그대로 당장 오늘 하루 만기에 옵션 시장 참여자들이 기대하고 있는 내재 변동성 수준을 의미한다. 이 원데이 VIX를 계산하는 방법은 기존의 VIX 지수를 계산하는 방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차이점이 있다고 한다면, 원데이 VIX의 경우에는 고정 만기(Constant Maturity)가 기존의 30일이 아닌 1일이기 때문에 오늘 당장 만기가 되는 위클리 옵션들과 하루 이상 남은 위클리 옵션들을 가중평균하여 원데이 VIX 지수를 계산한다.
# 이제는 대세가 되어버린 0DTE 옵션
결국 CBOE가 이러한 원데이 VIX 지수를 발표한 이유는 변동성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시각이 보다 단기적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현상이 바로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바로 0DTE 옵션이다. 0DTE(Zero Day-to-Expiration) 옵션은 단어의 의미 그대로 옵션의 만기가 0일 남은, 즉 오늘 장이 끝나면 만기가 되어 사라지는 옵션을 의미한다. 이렇게 0DTE 옵션이 나올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이제는 위클리 옵션의 만기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포진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매일매일 만기가 도래하는 위클리 옵션이 있기 때문에 그 위클리 옵션의 만기가 오늘이라면 그 옵션은 0DTE 옵션이 되는 것이고, 사람들은 초단기로 플레이를 하거나 헤지를 하기 위해 이러한 0DTE 옵션을 거래하게 된다. 작년부터 이미 이러한 0DTE 옵션의 거래량은 전체 S&P 옵션 거래량의 40%를 육박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미국 옵션 시장에서의 거래량 상위 종목들을 보게 되면 상위 10개 종목이 SPY ETF에 대한 당일 만기 옵션임을 확인할 수 있다.
# 자유와 책임은 동전의 양면
원데이 VIX 지수와 0DTE 옵션의 도입은 기존에 우리가 접근할 수 없었던 초단기 영역에서의 플레이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금융시장이 발전하기 위한 전제조건은 결국 의사결정의 자유,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원데이 VIX 지수에 기반한 원데이 VIX 선물이나 원데이 VIX 옵션이 생길지는 아직 모르지만 이러한 상품의 등장은 초단기 위험을 헤지할 수 있거나 혹은 초단기 여유 자금으로 추가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문제는 위험관리와 책임이다. 자유에는 당연하게도 그에 따른 책임이 따르기 마련이다. 통상적으로 만기가 짧아지면 등가격 옵션의 감마와 세타는 급격히 커지는데, 이는 결국 시장참여자들이 이러한 초단기 옵션을 헤지하는 과정에서 장중 변동성이 폭발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래 원데이 VIX 지수와 기존 VIX 지수의 추이를 보더라도 원데이 VIX 지수의 변동성, 즉 변동성의 변동성(Vol-of-Vol)이 VIX 지수에 비해 훨씬 더 큰 것을 알 수 있다. 특히나 만약 0DTE 옵션의 거래량이 무지막지한 상황에서 순간적으로 감마 플립(Gamma Flip)이 발생한다면 헤지 수요에 의해 증시가 소용돌이에 빠질 수도 있다. 제2의 볼마겟돈이 발생 안 하리라는 보장이 없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 시장이 발전해가면 여기에 또다시 적응하기 위한 공부가 필요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원데이 VIX 지수 또한 0DTE 옵션과 마찬가지로 계속해서 데이터를 수집해나가면서 실증적 분석을 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