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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퀀트대디 Apr 18. 2023

평균 회귀를 활용한 일간-주간 분산차 전략

# 역발상과 평균 회귀

"공포에 사고 탐욕에 팔아라." 


금융시장을 움직이는 동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사실 이러한 요인들은 결국 탐욕과 공포라는 인간의 심리로 압축된다. 공포에 사고 탐욕에 팔라는 말은 결국 군중심리라는 것이 비이성적인 행동 패턴이기에 이와 반대로 한다면 수익의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도 대중들이 모두 광기에 휩싸이면 그 지점이 고점인 경우가 많고, 또 반대로 모두가 공포에 질려 매수를 꺼려 하고 있다면 그 지점이 진짜 바닥인 경우가 많다. 역발상 투자자들은 항상 대다수 군중으로부터 소외된 고독한 길을 기꺼이 걸어감으로써 수익을 만들어낸다.


퀀트의 영역에서 사실 이러한 역발상 투자는 결국 평균 회귀라는 통계적 속성을 이용하고자 하는 전략이다. 여기서 말하는 평균 회귀(Mean Reversion)란 어떤 변수가 단기적으로는 굉장히 극단적인 값을 보이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결국 그것이 장기적 평균 레벨로 돌아오는 성질을 뜻한다. 우리가 여러 기술적 지표를 활용해 과매수(Overbought)이나 과매도(Oversold)를 판단하려고 하는 이유 또한 결국 주가라는 것이 한 방향으로 쭉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 추세를 기준으로 위아래로 왔다 갔다 하는 성질을 보이기 때문이다.

추세와 평균회귀

이러한 평균 회귀 성질은 금융시장에서 페어 트레이딩(Pairs Trading)이나 마켓 메이킹(Market Making) 같은 전략들이 존재할 수 있는 그 본질적인 원인이다. 여기서는 이러한 평균회귀 성질을 수익으로 치환해 내는 트레이딩 전략 중 하나인 일간-주간 분산차 전략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


# 일간-주간 분산차 전략

일간-주간 분산차 전략(Daily-Weekly Variance Differential Strategy)은 평균 회귀 성질을 활용한 대표적인 트레이딩 전략 중 하나로, 전략의 이름에서 알 수 있다시피 어떤 종목의 일간 분산(Daily Variance)과 주간 분산(Weekly Variance)의 차이를 수취하는 전략이다. 일간 분산과 주간 분산은 각각 아래와 같이 계산할 수 있는데 결국 이 전략은 일간 분산이 주간 분산보다 더 커야만 돈이 되는 전략이며, 결국 일간 분산이 주간 분산보다 더 크려면 시장이 소위 와리가리(?)를 쳐줘야 한다. 다시 말해, 시장의 평균 회귀 성향이 커야만 이 전략은 돈이 된다는 말이다.


S&P 500 지수 선물 일간 분산과 주간 분산의 차이

그렇다면 이러한 분산의 괴리를 수익으로 치환해 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포지션을 잡아야 할까? 이 전략을 구현하기 위해 매일 어느 정도의 베팅 사이즈를 가져갈지 계산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과거 일주일 동안 찍혔던 일별 수익률 값들의 합을 계산한 뒤 여기에 마이너스 부호를 붙여주기만 하면 된다. 해석하자면 이는 결국 과거 일주일 동안의 주가 움직임만큼 정확히 반대로 포지션을 잡겠다는 의미이며, 이는 전형적인 평균 회귀 전략이다. 아래의 그래프는 이러한 방식으로 계산한다면 매일매일 어느 정도의 포지션을 잡아야 하는가를 보여주고 있는 가중치 플롯이다.

일간-주간 분산차 전략 가중치

이렇게 산출된 베팅 사이즈를 기반으로 하여 일간-주간 분산차 전략을 백테스팅해보면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여기서는 2틱의 슬리피지 비용이 발생한다고 가정했으며, S&P 500 지수 선물과 나스닥 100 지수 선물을 대상으로 하였다.

일간-주산 분산차 전략 백테스팅 결과

위의 그래프를 보면 전략의 성과가 잘 나오는 구간과 그렇지 못한 구간이 명백하게 구분된다. 성과 그래프가 계단식으로 나타나는 것을 볼 수가 있는데, 이 전략은 평소에는 거의 아무런 성과도 만들어내지 못하지만 변동성이 큰 폭락장이 도래하면 거의 수직 상승에 가까운 손익을 만들어낸다. 전략의 성과가 위와 같이 나오는 이유는 결국 변동성과 평균 회귀의 시너지 덕분이다. 주가가 평균 회귀 성질을 갖도록 주가를 오른스타인-울렌벡(Ornstein-Uhlenbeck) 과정으로 모델링 해보면 일간-주간 분산차 전략의 페이오프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요인에 의해 손익이 결정된다.

결국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일간-주간 분산차 전략의 손익은 평균 회귀와 추세 간 대결의 결과라는 것이다. 변동성이 작은 정상적인 시장 상황에서는 평균 회귀 항과 추세 항의 힘이 비등하기 때문에 손익이 플랫하게 나온다. 하지만 시장에 쇼크가 오면 변동성이 급격하게 커지면서 평균 회귀는 변동성을 레버리지 삼아 엄청난 페이오프를 만들어낸다. 


아래의 그래프를 보면 이것이 무슨 말인지 보다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아래의 그래프는 주가의 변동성과 AR(1) 모델의 자기 회귀 계수를 보여주고 있는데, 이를 통해 우리는 일반적으로 S&P 500 지수가 어느 정도의 평균 회귀적 성질을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결국 이러한 평균 회귀 성향에 변동성 폭발이 트리거되는 순간 위와 같은 성과가 나올 수 있는 것이다.

변동성과 자기 회귀 계수 추이

일간-주간 분산차 전략의 성과가 잘 나왔던 2000년대 초와 2008년, 2020년, 2022년은 모두 글로벌 주식이 하락장에 접어들었던 구간이다. 다시 말해, 결국 이 전략은 주식 베타의 테일 리스크를 헤지해줄 수 있는 꽤 괜찮은 방어적 전략(Defensive Strategy)이라고 말할 수 있다. 심지어 이 전략은 심각한 캐리 비용을 내야 하는 옵션 매수 전략과는 다르게 평소에 내야 하는 비용이 거의 없다. 그렇기에 만약 주식 포트폴리오의 익스포져에 맞게 해당 전략의 포지션을 가져간다면 초저비용의 개꿀 헤지 전략을 하나 장착하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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