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금융공학적 자양분은 사실 어떤 한 모임으로부터 그 뿌리가 시작된다. ELS 트레이딩팀의 꼬꼬마 신입으로 커리어를 시작했지만 퀀트와 금융공학에 대해서는 일자무식이었던 나는 우연의 일치인지 어쩐지 모르겠지만 비슷한 시기에 어떤 학회 하나를 들어가게 된다. 물론 어떤 위대한 생각이 있어서 들어간 건 아니었다. 그 학기에 취뽀가 실패한다면 마냥 놀 수는 없으니 그 빈 시간을 활용해 예전부터 무엇인지 조금 궁금은 했었던 금융공학을 배워보자라는 마음으로 들어간 학회. 그런데 웬걸? 그러한 작은 시도가 내 커리어 전체를 이렇게도 바꿔놓을 줄이야. 금융공학에 진심인 사람들이 득실대는 곳. 술을 마시면서도 금융공학 얘기로 왁자지껄 밤을 지새울 수 있던 그런 추억과 낭만이 서려있는 곳. 오랜만에 봐도 마치 어제 본 것 같은 정감 있는 사람들이 만들어온 공간. 그 이름, 바로 유피아(U.FE.A.)다.
유피아는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의 금융공학 연합 학회라고 말할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유피아는 2002년 설립되어 지금까지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금융공학과 퀀트에 대한 뜻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일구어온 금융공학 연구의 요람이기 때문이다. 20년이 넘는 대학 학회들 중에서는 나름 장수 학회이기에 이제 유피아를 설립하시고 이를 초창기에 키워오신 대선배님들은 현재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의 임원이나 팀장급 정도의 레벨이 되셨고, 그 외에도 수많은 기라성 같은 선배님들이 증권사, 자산운용사, 은행, 평가사, 핀테크 등 금융권 전반 곳곳에 포진되어 계신다. 그만큼 원한다면 원하는 만큼 스스로를 하드 트레이닝시켜 발전할 수 있는 곳이 유피아다. 그리고 또한 그분들께 커리어와 인생에 대한 진심 어린 조언 또한 들을 수 있는 곳이 유피아다.
물론 유피아는 그 설립 기치상 전통적으로 셀사이드 퀀트, 즉 파생상품 프라이싱이나 구조화 비즈니스에 초점을 맞췄던 것이 사실이다. 라떼만 해도 프라이싱과 헤징만을 다루었었으니까. 중요한 점은 최근 몇 년간 유피아 운영진들의 노고 끝에 학회의 체질 개선이 상당 부분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이제 유피아는 셀사이드 일변도가 아닌 학회원들의 선호에 맞게 공통 커리큘럼 이후 바이사이드 퀀트와 셀사이드 퀀트로 금융공학 공부 트랙을 선택할 수 있도록 커리큘럼이 세분화되었다. 바이사이드 퀀트 또한 더 깊숙이 들어가다 보면 다시 확률론적 모델링과 씨름해야 하는 순간이 반드시 오게 마련인데, 유피아는 그런 면에서 이미 20년 이상의 노하우가 축적된 곳이다. 이러한 변화는 벌써부터 결과물을 내기 시작한 듯 보인다. 들리는 바에 의하면 올해 실시된 월드퀀트 브레인에서 유피아가 컨설턴트 후보 배출률 1위를 달성했다고 하기 때문이다. (라떼도 이런 체계적인 커리큘럼과 학습 컨텐츠가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오호통재라!)
학생이든 직장인이든 만약 당신이 퀀트에 진심이라면,
하지만 혼자는 막막하고 두려워 같이할 동료를 찾고 있다면,
그렇다면 그 길은 정해져 있다.
오라, 퀀트들의 유토피아, 유피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