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키 시즌 2를 보면 주인공 로키가 타임 슬립을 해결하기 위해 시도한 노력이 과거를 바꾸게 되고 그것이 동시에 현재 및 미래에 영향을 미치는 장면들이 나온다. 3차원 세상만을 인식할 수 있는 우리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이러한 장면이 과거-현재-미래의 수순으로 이어지는 것 같이 보이지만, 사실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의 현상 변화는 동시적 상황이다. 이른바 양자역학에서 이야기하는 동시성 원리다.
우리가 3차원 공간 상에서 서로 다른 두 지점을 동시에 인식할 수 있는 것처럼, 만약 우리에게도 시간 차원을 객관적으로 인지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면 우리는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인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시간은 우리의 인식처럼 일자로 흐르는 것이 아닌 병렬적인 존재다.
그렇기에 만약 내가 지금 이렇게 행동하면 미래에는 좋은 일이 생길 거야라고 생각하는 것은 그리 좋은 생각이 아니다. 올바른 생각은 다음과 같다. 지금 이 행동을 함으로써 미래의 나는 이미 변해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다만 그 변화된 모습을 확인하기 위해, 그 미래의 나를 만나러 가기 위한 시간적 기다림이 필요한 것뿐이다. 타임슬립을 컨트롤하는데 성공한 로키가 변화된 모습으로 미래의 자기 자신을 대체하듯이 현재의 변화는 바로 이 순간 미래의 변화를 발생시킨다.
결국 과거 나의 행동과 무의식이 현재의 나를 존재하게 한 것처럼 나의 현재 행동과 무의식은 미래 나의 모습을 이미 바꾸어놓는다. 시각화나 끌어당김의 법칙 같은 동기부여 개념들은 결국 이러한 동시성 원리를 활용한 방법이다. 내가 현재 품고 있는 에너지 레벨은 현재 나에게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미 미래 나의 모습을 변화시켜놓는다. 시각화를 해야 하는 이유는 우리 인식의 한계로 인해 시간과 관련돼서 만큼은 동시적 발생이 아닌 순차적 발생이 우리에게 익숙하기 때문이다. 시각화는 나의 모습들을 병렬적으로 인식할 수 있게 만드는 힘을 준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나의 모습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상상해 보고 그 모습이 이미 이루어졌을 때의 감정 상태를 무의식 속에 집어넣는 것. 그것이 시각화의 본질인데, 이것이 정말로 중요한 이유는 무의식만이 우리의 행동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를 생생히 만들어 현재와 철저하게 싱크로나이즈 시킴으로써 올바른 무의식과 올바른 감정, 올바른 습관과 올바른 행동을 이끌어내는 것. 이것이 끌어당김의 법칙이 말하는 요체다. 즉,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나의 미래 모습을 내 눈앞에 가져다 놓는 것이다.
이렇게 또 올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올 한 해, 우리는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얼마나 끌어당겼는가? 얼마만큼 구체적으로 상상하고 시각화했는가? 또 그 시각화가 얼마만큼의 적극적인 행동을 이끌어냈는가? 끝은 또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자기 꼬리를 먹는 뱀, 우로보로스처럼. 또다시 새로운 마인드셋을 정립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