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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퀀트대디 Apr 02. 2024

인터뷰, 유피아를 만나다


대한민국 최고의 금융공학 연합 학회, 유피아(U.FE.A.)에서 인터뷰를 했습니다.

다른 선배님들도 얼른 등장해 주셔서 후배들에게 좋은 귀감이 되는 인터뷰 시리즈가 계속될 수 있기를!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퀀트 트레이딩을 하고 있는 UFEA 22기 김성진입니다. '퀀트대디'라는 필명으로 퀀트와 금융공학을 주제로 블로그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Q. 채권과 FICC 분야에서 커리어 시작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후에 퀀트 트레이더로의 길을 걷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어요. 어떤 계기가 있으셨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우선 왜 UFEA에 들어오게 되었는지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아요. 돌이켜 보면, UFEA에 들어온 계기에 크게 특별한 것은 없었던 것 같아요. 한창 취준하던 시기에, 취업이 안됐을 때를 생각해 뭐라도 더 배워두자라는 생각, 그리고, 예전부터 ‘금융공학’이라는 단어에 흥미를 가지고 있었던 것에 비해 배울 기회가 없었다는 생각에 UFEA에 지원했었습니다. 그러다가 봄학기 마지막 채용 때 국내 증권사에 공채로 ELS 부서에 합격하게 되어, 신입사원으로의 커리어와 UFEA를 병행하게 되었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 시기 전까지는 퀀트, 금융공학, 파생 등에 관한 지식이 전무했었습니다. 원래 금융 쪽에 관심이 있긴 했었지만 오로지 채권 트레이더 혹은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가 되고 싶었던 생각만 있었습니다. 그래서 사실 ELS 부서에서도 원금 북 운용 파트 신입으로 입사하게 되었던 거구요. 그런데 UFEA 공부를 통해 금융공학, 퀀트, 파생상품 등을 공부하면서 보니까, 당시 제도권에서 FICC 트레이딩이나 채권 운용을 하는 게 덜 합리적이고, 어떻게 보면 순전히 느낌에 의한 그런 것들, 뉴스 플로우나 이런 것들만 보고 트레이딩을 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아서, 그때부터 “뭔가 계량적으로 내가 데이터 기반의 합리적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을 했구요. 그래서 알고리즘 트레이딩 등의 퀀트 투자를 접하게 되었고, 그러면서 독학을 시작했었고, 또 어떻게 기회가 생겨서 지금 회사의 퀀트 트레이딩 데스크에 자리를 잡게 되면서 퀀트 트레이더로 시작하게 된 것 같아요.


Q. 국내 금융시장을 ‘퀀트 불모지’로 이야기하는 경우도 많은데, 그렇게 불리는 한국 시장에서 퀀트 트레이더로 일하시면서 어떤 어려움을 겪으셨는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일단 조금 많이 어려운 건 사실입니다. (웃음) 왜냐면은 이제 한국 금융이 아직까지는 선진국 대비 성숙한 시장이 아니고, 그만큼 퀀트나 금융공학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상대적으로 덜한 것 같아요. 지금이야 퀀트 운용, 퀀트 투자, 퀀트 트레이딩 이런 단어들이 이제는 일반인들의 인식 속에도 어떤 이미지로 자리 잡아 있지만, 제가 신입사원, 그러니까 7-8년 전까지만 해도 퀀트라고 하면 ELS 퀀트. 이게 끝이었고, 퀀트 투자나 퀀트 트레이딩 같은 개념이 찾아보기가 정말 힘들 정도로 없었어요. 지금이야 상황이 조금 나아졌다고 하더라도, 크게 달라진 것 없이 마찬가지이고, 특히 실제 투자를 집행하는 바이사이드 쪽에서 퀀트를 적극적으로 활용을 하거나, 이런 일들이 적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소수의 시장이 맞는 것 같아요. 그래서, 퀀트적으로 실력 있는 학생들이나 실력 있는 분들이 와서 (역량을) 펼치기에는 아직까지는 기회의 폭이 좁지 않나. 그런 생각도 해봅니다.


Q. 책과 블로그를 통해서 (대중에게도) 많이 알려지신 것 같아요. 블로그나 저술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으실까요?

블로그가 먼저였던 것 같아요. 책을 쓰게 된 것도 블로그 때문에 책을 쓰게 된 거고. 그래서 블로그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 (웃음), 왜냐하면 결국 이 ‘퀀트대디’라는 브랜드가 블로그에서 시작했기에 그렇고, 그리고 지금도 계속 블로그 위주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신입 2년 차 정도였을 당시에 제가 배웠던 것들을, 그때 당시에 채권이나 FICC 관련된 매크로 이슈들, 그런 것들을 제 나름대로 정리를 해보자는 계기에서 블로그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제가 채권 트레이더이기도 했지만, ELS 팀 안에서 금융공학이라는 것도 배웠고, 그다음 실제로 ELS 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어느 정도 알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UFEA에서 배웠던 금융공학 지식들도 있었고. 이런 것들을 공부하면서, 문과생도 수식을 조금 걷어낸 채로 이해할 수 있게끔 제 나름의 방식으로 해석해서 콘텐츠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에, 매크로도, 금융공학 콘텐츠도. 이렇게 조금씩 하나둘씩 업로드하며 (블로그를) 만들어갔던 것 같아요.


Q. 저도 블로그 열심히 읽고 있는 독자 중 한 명입니다.(웃음) 그런데 초기 블로그와 요즘 블로그를 비교해 보면 방향성에서 차이가 있는 것 같더라구요. 커리어적인 측면과도 연관이 있을까요?

전통적인, 보통 우리가 셀사이드 금융공학이라고 하죠. 블랙 숄즈 공식 나오고 파생상품 나오고 이런 것들. 이런 콘텐츠를 이제 안 하는 건 아닌데, 어쨌든 블로그 방향성 자체의 그런 주된 흐름은 결국 현재 제가 커리어로 뭘 하고 있느냐에 따라 많이 좌우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예전에는 ELS팀에 있었기 때문에 그런 전통 금융공학적인 셀사이드 금융공학에 관련된 이자율 파생상품 등을 프라이싱 하는 내용 등을 올렸었다면, 지금 퀀트 트레이더로 하나증권 와서는 조금 더 제가 지금 하고 있는 것들. 팩터 모델이나 그런 전략들, 팩터 포트폴리오 구성하는 방법 등을 써왔던 것 같아요. 최근에는 조금 더 인트라데이 트레이딩, 그러니까 조금 더 단기적인 트레이딩에 집중을 하려고 하다 보니까 이제 시장 미시 구조나, 마켓 메이킹 이런 쪽으로 공부를 점점 하면서 블로그 콘텐츠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결국 블로그 콘텐츠를 만드는 이유가 제가 공부한 것들을 제 나름대로 정리를 해서 내 걸로 완벽하게 만들기 위한 그런 노력이기 때문에 지금 내가 뭘 하고 있고, 뭐에 관심이 있는지, 이런 것들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 것 같아요.


Q. 그럼, 학회 후배들에게 지금이라도 블로그 시작하는 걸 많이 추천하고 싶으신지 궁금합니다.

저는 항상 어딜 가든 블로그는 무조건 하라고 추천하는 편이에요. 다른 학습 관련된 콘텐츠를 봐도 결국 학습 효과를 가장 높이는 방법은 아웃풋을 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과학적으로 검증되기도 했구요. 그래서 블로그를 하면서 자기가 배운 것들을 인풋에서 그치지 말고 소화해서 내 걸로 만드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UFEA 활동이 좋다고 생각하는 면이 뭐냐면, 인풋한 것들을 내가 내 언어로, 학회 세미나에 가서 설명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그런데 이제 그 내용을 글로 풀면 블로그가 되는 거기도 하니까. 그래서 그런 것들을 계속하는 연습, 특히 어차피 회사를 오게 되면 기획서 쓰거나 이런 글 쓸 일이 많기 때문에 한 살이라도 어렸을 때 글 쓰는 연습을 하면 좋다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블로그가 좋은 점은 일단은 자기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는 거. 그게 이제 짧게는 내가 제도권 금융에 있으면서 이런 것들을 했을 때, 같은 제도권에 있는 사람들이 내 거를 보고 이 사람은 이런 분야에 관심이 있고 이런 역량을 키워나가고 있구나. 그래서 예를 들어 다른 회사에서 스카웃 제의가 온다거나 아니면 저처럼 출판사에서 책을 쓰자고 한다거나. 아니라면 패스트캠퍼스 같은 강의업체에서 강의를 찍자고 한다거나. 이런 어떤 남들이 하지 않았을 때 쉽게 얻을 수 없는 여러 기회들을 추가적으로 얻을 수 있다는 것 때문에라도 저는 무조건 블로그는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다음으로 넘어가서, 사실 UFEA 공부는, 바이사이드쪽에도 분명 도움이 되긴 하겠지만, 셀사이드 금융공학에 좀 더 집중이 되어 있는데, 선배님이 지금 하고 계시는 업무가 프라이싱보다는 바이사이드 업무에 더 가까운 걸로 알고 있습니다. 요즘 퀀트라고 하면 보통 바이사이드 퀀트 트레이딩을 많이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두 분야 모두 경험이 있는 선배님의 관점에서 (두 분야가) 어떤 연결점이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겉보기엔 분절되어 있는 것 같지만, 사실 종국에는 만나게 된다는 것을 금융공학 전반에 걸친 커리어 패스를 통해 배운 것 같아요. 금융공학에서 익숙하게 사용하는 확률과정론, 뭐 이런 것들이 파생상품 프라이싱을 하는 데 쓰이기도 하지만, 그 똑같은 금융수학적 지식들이 마켓메이킹 알고리즘 모델을 만드는 데에도 쓰이는 경우도 있고, 팩터 모델링의 경우에도 2000년대 초반 리서치 페이퍼를 보면 모멘텀이나 평균회귀 전략 등을 쓸 때 비슷한 개념을 사용하는 걸 확인할 수 있어요. 그래서 보통 금융공학 아니면 퀀트라는 걸 조금 얕게 공부하면 이게 이제 분절된 시장이라고 느낄 수 있지만 더 깊게 들어가다 보면 결국은 그 본류가 하나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고, 이게 모든 학문의 본류를 찾아가다 보면 철학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처럼, 이와 비슷한 느낌을 여기에서도 받은 것 같아요. 그래서 퀀트 커리어의 어느 부분에서나 쓰일 수 있다는 것. 이거 하나만으로도 저는 UFEA에서 공부했었던 것을 지금도 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요즘 어떤 보람으로 일을 하고 계시나요?

경제적 보상보다는, 이 분야에 관한 공부가 재미있는 게 가장 큰 것 같아요. 돈이 입금되는 건 되게 찰나의 기쁨인 것 같아서, 아무리 보너스가 들어오든 뭐든, 이 커리어를 지속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이게 재미가 있냐인 것 같아요. 저는 되게 재미있어서 퀀트를 계속하는 거기도 하고. 일단은 공부할 것이 새로 끊임없이 나오는데, 이게 제가 경제학을 선택했을 때와 닮아있어요. 그 공통적인 이유가 뭐냐면, 세상이, 그 메커니즘이 어떻게 설계되어 있는지를 알고 싶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고등학생 시절에도 경제학과를 가고 싶어서 문과를 선택했었는데, 구체적으로, 경제학에서 물가, GDP, 실업률. 이런 지표들이 어떻게 됨에 따라 환율이 변하고 … 이런 것들을 배우잖아요. 이제 그 더 깊은 메커니즘을 배워서 이와 관련된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 경제학을 선택했었고, 그걸 더 구체화시킨 것이 채권 트레이더였습니다. 추가적으로 이러한 것들을 계량적으로 할 수 없을까라는 생각에 퀀트 쪽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지금 시장미시구조 스터디를 같이 하고 있는데, 그런 것들도 공부하면서 이런 메커니즘에 의해서 마켓메이커들이 존재하고, 그럼 내가 이 메커니즘을 활용해서 돈을 어떻게 벌까를 생각하고, 전략을 만들고. 이게 되게 성취감이 좀 큰 것 같아요. 내가 내 생각을 어떤 판단으로 하기까지의 자율권이 어쨌든 트레이더라는 직업에 주어지니까, 결국 처음부터 끝까지 내 생각과 내 아이디어, 내 판단으로 모든 것들을 하고, 그래서 그 손익이 내 책임으로 귀속되는 거기 때문에 그런 게 되게 재밌지 않나 생각합니다.


Q. 최근엔 어떤 분야에 관심을 갖고 계신 지 궁금합니다.

최근엔 당연히,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시장미시구조, 그다음에 이제 HFT 알고리즘 트레이딩, 마켓 메이킹 이런 쪽으로 되게 관심이 많고, 그래서 예전부터 지금까지 나온 대표적인 책들 혹은 논문들 보면서 계속 공부하고, 그것들을 지금의 내 업에 있어서, 인트라데이 트레이딩을 할 때 어떻게 활용을 해서 조금 더 꾸준히 돈을 벌 수 있는 전략을 만들 수 있을까. 이런 것들에 관심이 많습니다.


Q. 시장미시구조라는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으실까요?

우선은, 증권사 프랍 데스크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증권사 프랍 데스크의 속상 자체가 헤지펀드나, 우리가 흔히 아는 바이사이드 자산운용사같이 장기적인 호흡으로 3년, 5년 이렇게 가는 게 아니고, 진짜 이번 주 얼마 벌었냐, 이번 달 얼마 벌었냐 같이 되게 단기적인 게 중요하다 보니까, 비록 팩터 포트폴리오로 퀀트 트레이딩을 하는 입장에서도, 증권사 프랍에 있다 보니까, 드로우다운이 발생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음에도,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어요. 결국 저희(프랍 트레이더)는 회사 자기자본을 써서 돈을 벌어야 하는 사람들이고, 결국 증권사는 셀사이드 비즈니스라는 원론적인 입장에서 리스크를 테이킹하면 안 되니까, 바이사이드 자산운용사와는 다르게 접근할 필요가 있는 거죠. 그러면 이제, 내가 조금 단기적으로 들어갈 필요가 있겠다고 판단을 한 맥락인데, 단기적으로 꾸준히 버는 사람들은 결국 마켓 메이커들이었고, 그래서 그런 사람들을 벤치마크해서, 우리도 이제 호가창 레벨에서 빅데이터를 접목시켜, 미시구조이론에 기초해 장중 영역으로 들어가려고 하는 거죠. 제가 만약 자산운용사에 있는 퀀트 운용팀이었으면 이런 생각을 못 했을 거예요. 어차피 거기는 중장기적으로, 몇 년 단위로 포트폴리오를 보니까, 벤치마크 대비 내가 일정 정도만 (수익이) 잘 나도 괜찮은데, 증권사 프랍의 영역은 그게 아니니까요. 결국, 어떤 비즈니스적인 구조적인 한계점이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관심의 방향이 이쪽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 같아요.


Q. 앞으로의 금융공학, 혹은 퀀트가 어떤 미래를 그리게 될 것 같은지 지금까지의 경험을 통한 선배님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말씀드렸던 것처럼, 지금까지는 (사람들의 인식 속에) 퀀트나 금융공학 안에서도, 나는 구조화, 나는 마켓 메이킹, 나는 팩터 운용 이런 것들이 이렇게 분절되어 있었다면 앞으로는 점점 더 이게 통합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해외의 금융공학 석사 프로그램이나 해외 퀀트 채용 공고들을 보면 통합적인 것들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고, 특히, 이제 가령 옵션 마켓 메이킹이라고 하면. 옵션이라는 파생 상품에 대해서도 알아야 되고, 시장 미시 구조에 대해서도 알아야 되고. 그런데 결국은 말씀드린 것처럼, 그 모든 것들과 관련해 지식이 결국 확률 과정에서 시작하는 거니까, 이러한 변화들을 미루어보았을 때 점점 이제 통합되어 갈 거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 지식의 체계화 과정을 한국도 겪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역사적으로 봤을 때 결국 한국의 금융은 선진국 금융을 10년 뒤에서 따라가는데, 그러면 결국 10년 뒤에는 현재 미국 시장, 유럽 시장, 일본 시장에 있는 퀀트 상품들, 혹은 어떤 콘텐츠나 아니면 비즈니스들이, 10년 뒤에 한국에, 지금까지 그래온 것처럼, 그대로 적용된다고 치면 앞으로는 한국에서도 퀀트나 금융공학을 활용한 것들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학회 후배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지금까지 했던 얘기들을 반복해서 얘기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 이 퀀트나 금융공학이라는 것은 되게 실용적인 것이기 때문에, 이론적이고 수학적인 것들을 요구할 때도 있지만 그게 이해가 안 된다고 처음부터 뭔가 완벽을 추구하기보다는, 조금 더 구현이라던가 실습적인 것들을 많이 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요즘은 과거보다 상대적으로 데이터를 구하기 쉬운 환경이 되기도 했으니까.


그리고, 말씀드렸던 것처럼 블로그는 무조건 하는 게 좋고, 그래야 나중에 내가 내 콘텐츠를 꾸준히 쌓아놓았을 때 그게 내 포트폴리오가 되는 거니까요. 취업을 하더라도, 하나의 상대적 엣지가 있는 거니까 꼭 추천하고 싶어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이 뭘 하고 싶은지를 찾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저는 말씀드렸다시피 고등학교 때, 대학교 때, 그리고 현재 시점에서 제 커리어 선택의 의사결정 과정들이 거의 비슷하거든요. 그냥 내가 지금 뭘 하고 싶은가. 그래서 저 스스로도 앞으로 바뀔 수도 있어요. 갑자기 어느 순간 확 “나는 약간 네일아트에 관심 있어” 이럴 수도 있는 거죠. 인생이란 게 결국 변화가 상수이고 그래서 중요한 건 현재잖아요. 마치 마르코프 과정처럼, 내가 과거부터 지금까지 무엇을 해왔든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지금 현재 시점에서 내가 진짜 진정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가. 이걸 알고 생각해야 한다는 거죠.


그런데 이걸 위해서는 메타인지가 필요해요. 다른 사람, 선생님이나 이런 사람들한테 물어보는 건 의미가 없고, 계속 나 자신이랑 대화하고 그러면서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뭔지를 찾아야 하고. 그러면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뭔지, 내가 잘 하면서, 내가 재미있어하면서, 열정으로 그 재미를 지속하다 보면 잘할 수밖에 없게끔 만드는 방식으로 사고를 해 나가야 한다는 거죠. 이 두 가지(잘하는 것, 재미있어하는 것)가 그러다가 어느 순간 이제 세상이 원하는 것을 만나게 되는 그 접점. 이걸 보통 이키가이라고 하는데 자신만의 어떤 이키가이를 찾아야 한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보통 한국 학생들, 특히나 한국 대학생들이 “나는 좋은 대학에 가야지. 그럼 이제 부모님이 내 인생 핀다고 했어” 이렇게 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되다 보면 결국 대학교 와서 매너리즘에 좀 많이 빠지고, 그러면 이제 자기가 세운 목표가 없으니까 아노미 상태에 많이 빠지게 되고, 그럼 또 직업 선택에 있어서 다시 원점으로 다른 사람의 말에 의탁하게 되는 순환이 발생하는 거죠. 최근에 공무원을 하든 대기업을 가든 때려치고 나오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런 사람들을 보면, 대학생 때 그런 고민을 충분히 해보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UFEA에 들어오더라도, 내가 UFEA에 와서 금융공학을 해보니까 진짜 이건 내가 내 적성에 맞고 내가 정말 공부를 계속해보고 싶다 이러면 이 공부가 적성에 맞는 거고. 아니면 내가 이게 아닌가 보다 하고 다른 길을 찾으면 되는 거고. 근데 이제 중요한 것은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뭔지 그걸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게 아닐까. 결국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찾는 것이 가장 우선인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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