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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퀀트대디 Dec 21. 2020

평균-분산 최적화, MVO

횡적 리스크 모델 시리즈 #1.

# 포트폴리오 최적화의 시초, 평균-분산 최적화

MVO, 즉 평균-분산 최적화(Mean-Variance Optimization)는 1952년 해리 마코위츠(Harry Markowitz)에 의해 처음 제시되었다. 이 기법의 목표는 바로 가장 높은 샤프 비율을 달성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해서, 이 방법론은 높은 수익률과 낮은 위험을 목표로 하는 효용 함수를 최대화함으로써 포트폴리오 최적화 문제를 풀어낸다. 결론적으로 MVO 최적화의 결과는 샤프 비율의 최대화를 꾀하는 최적 포트폴리오가 된다.


수학적으로 MVO는 아래와 같은 목적함수(Objective Function)를 최대화하길 원하는데, 여기서 바로 이 위험 회피 성향(λ)이라는 것은 수익과 위험 간의 균형점을 잡는 데 사용된다. 위험 회피 성향이 크면 클수록, 투자자는 위험 쪽에 보다 많은 페널티를 주게 되며, 최적화의 결과는 보다 보수적인 포트폴리오를 제시하게 된다.

평균-분산 최적화의 목적함수

만약 위험 회피 성향이 0이라면, MVO는 포트폴리오의 위험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좋은 성과를 내는 자산을 찾아 그 자산에 몰빵을 하라는 결과를 산출할 것이다. 반대로 위험 회피 성향이 엄청나게 크다면 어떻게 될까? 이런 경우에 MVO는 수익률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 쓰지 않을 것이고, 오로지 포트폴리오의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우리에게 가져다줄 것이다.



# MVO의 수학적 모델링

최적화는 결국 수학적 모델의 해를 찾는 것이기에, 최적화를 수행하는 것은 입력 변수와 함수, 출력 함수의 구조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만약 자산들의 예상 수익률(μ)과 공분산 행렬(Σ)이 주어진다면, MVO는 아래와 같은 효용 함수의 최대화를 달성하는 자산별 가중치(w)를 찾는다. 여기서 람다(λ)라는 패러미터가 바로 앞에서 언급한 투자자의 위험 회피 성향이다.

MVO의 목적함수

이 효용 함수의 최대화를 달성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자산별 가중치에 대한 효용 함수의 미분 값을 0으로 만들어 주는 가중치를 찾으면 되기 때문이다. 선형대수학은 단 하나의 방정식으로 이러한 과정을 한큐에 풀어내 준다. 가중치에 대한 아무런 제약조건이 없다면, MVO를 통해 풀어낸 가중치 벡터의 해는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

MVO의 해

이러한 최적 해가 주어진다면 우리는 이로부터 아주 흥미로운 사실을 도출할 수 있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모든 자산들의 포트폴리오 위험에 대한 기여분 대비 포트폴리오 수익률에 대한 기여분이 모두 같아지며, 이는 또한 최적 포트폴리오의 샤프 비율과 같아진다는 점이다. 여기서 이 최적 포트폴리오의 샤프 비율은 다음과 같이 계산할 수 있다.

최적 포트폴리오의 샤프 비율



# MVO와 CAPM

MVO 이론은 또한 자본자산 가격결정 모형, 즉 그 유명한 CAPM(Capital Asset Pricing Model)과 아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CAPM의 프레임워크 하에서, 시장 포트폴리오는 결국 MVO의 최적 해와 같게 된다. 또한 이때의 시장이 가지고 있는 위험 회피 계수는 다음과 같은 값을 가지게 된다. 더불어, 모든 효율적인 포트폴리오는 무위험자산과 시장 포트폴리오를 연결한 자본시장선(CML; Capital Market Line) 상에 위치하게 되며, 이때 자본시장선의 기울기를 결정하게 되는 것은 바로 금융공학에서 흔히 이야기하는 리스크의 시장 가격(Market Price of Risk), 즉 시장 샤프 비율이 된다.

자본시장선과 효율적 경계선, 그리고 시장 포트폴리오

CAPM을 도출하기 위해, 우선 시장 포트폴리오 M과 임의의 자산 k로 어떤 새로운 포트폴리오 P를 구성한다고 가정해보자. 이때 시장 포트폴리오의 가중치를 ω, 임의의 자산의 가중치는 1-ω라고 한다면 새로운 포트폴리오의 기대수익률과 분산은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그런데 이때 CAPM의 가정들에 의하여 시장 포트폴리오는 자본시장선과 접해야 하므로, 포트폴리오 P의 샤프 비율은 ω가 1일 때 최대가 된다. 결국 자본시장선의 기울기는 아래와 같이 계산할 수 있고, 이것은 샤프 비율과 같아야 하므로 우리는 이를 통해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 결과, 어딘가 많이 낯이 익다. 그렇다. 이것은 결국 CAPM을 의미한다. 따라서 CAPM 세계에서 어떤 임의의 자산 k의 기대수익률은 시장 포트폴리오와 관계를 맺고 있으며, 이러한 관계는 베타계수를 통해 연결된다.


이처럼 잭 트레이너(Jack Treynor)와 윌리엄 샤프(William Sharpe), 그리고 존 린트너(John Lintner)에 의해 세상에 처음으로 소개된 CAPM 모델은 샤프 비율의 최대화를 달성하기 위한 최적 선택은 바로 시장 포트폴리오라는 것을 보여주는 동시에, 어떤 자산의 기대수익률은 결국 시장에 대한 각 자산의 베타계수 및 시장수익률에 비례한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까지도 많은 투자자들은 시가총액 방식의 지수를 시장의 벤치마크로 삼고 있다. MSCI World 지수, S&P 500 지수, 혹은 MSCI Europe 지수 같은 주요 주가지수 벤치마크들은 글로벌 혹은 지역적 시장 포트폴리오의 대표 역할을 하고 있는 지수들이며, 따라서 이것들은 MVO에 의한 최적 결과의 근사화이다.



# 전통적 자산배분 모델과 MVO

이러한 MVO는 시가총액(Market Cap) 가중 배분이나 고정 배분(Fixed Weight) 기법과 같이 전통적인 자산배분 기법들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마코위츠의 포트폴리오 이론과 CAPM 이론이 처음 소개되었던 1950년대와 1960년대에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전통적인 주식-채권 포트폴리오, 즉 60%의 주식과 40%의 채권으로 구성된 자산배분 모델이 미국 시장에서의 전형적인 시가총액 가중방식이었다. 왜냐하면 그 당시에는 투자할 수 있는 자산의 개수가 극히 한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러한 단순 주식-채권 배분 솔루션은 간접적으로 MVO를 따른 것과 마찬가지였다.


미국 투자자의 입장에서 보면 과거 50년 동안 주식-국채 포트폴리오 상에서의 미국 국채의 시가 총액 비중은 일반적으로 20%에서 40% 사이를 오갔다. 세계은행과 미국 재무부의 데이터에 따르면, 1960년부터 2018년까지 미국 국채의 시가 총액 비중은 평균 30.1%로 추산된다. 아래의 차트는 전체 시장에 대한 미국 국채의 비중을 나타내고 있다. 만약 여기에 회사채를 더한다면, 전체 채권의 시가 총액 비중은 평균 43.7% 정도가 된다.

미국 주식과 미국 국채 시가총액 추이 (출처: 세계은행, 미국 재무부)

더불어, 과거 데이터는 미국 주식과 국채 간의 상대적인 성과가 장기적 시계열 상에서 평균 회귀하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어쩌면 왜 아직까지도 많은 전통적인 자산운용사들이 고정비중 배분을 선호하는가를 사뭇 정당화한다고도 볼 수 있다. 아래의 그림은 전체 시장에서 미국 주식의 비중이 실제로 10년 국채 대비 상대적 성과에 대한 반대 지표로 사용될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여기서의 상대성과는 해당 시점으로부터 10년 후까지의 자산 총수익률을 기준으로 계산되었다. 다시 말해, 이는 만약 채권 비중이 높다면 향후 10년 동안 주식 대비 채권 성과가 부진할 것이라는 걸 앞서 보여준다. 따라서, 고정비중 투자자는 주기적인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통해 컨트래리언(Contrarian) 투자 전략의 과실을 향유할 수 있다.

미국 국채 비중과 상대 성과 추이 (출처: 미국 재무부, 블룸버그)

물론 자산 가격이 시가 총액에 대비해서 평균 회귀의 성질을 보여야만 고정비중 포트폴리오 전략이 먹히는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로버트 머튼(Robert Merton)과 폴 새뮤얼슨(Paul Samuelson)은 각각 그들의 1969년 논문에서 고정비중 포트폴리오가 보다 넓은 범위의 상황에서 최적 포트폴리오가 될 수 있음을 보였다.


고정비중 포트폴리오의 특별한 케이스 중 하나는 바로 동일비중(EW; Equal Weight) 포트폴리오인데, 그 이름이 의미하는 것처럼 동일비중 포트폴리오는 모든 자산군에 동등한 가중치를 부여한다. 과거 여러 연구결과들은 실증적 분석을 통해 이러한 단순한 기법이 특정한 시장 환경 하에서는 보다 고차원적인 방법론에 전혀 뒤지지 않는 성과를 보인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러한 동일비중 기법은 다른 리스크 모델의 성과를 일반적으로 하회하는데, 이처럼 동일비중 포트폴리오의 성과가 부진한 주요한 이유는 바로 주식과 같은 변동성이 큰 자산에 보다 많은 가중치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동일비중 포트폴리오는 특히나 금융시장이 붕괴되는 상황에서 나쁜 성과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 MVO의 이론적 우아함, 그러나

MVO는 확실히 이론적으로 매우 우아한 모델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MVO의 성패는 개별 자산의 예상 수익률 및 변동성, 그리고 상관계수를 얼마나 정확하게 측정하는가에 크게 좌우된다. 다시 말해, 어떤 투자자가 MVO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수익률에 대한 예측을 틀리게 한다면, 결과로 제시되는 포트폴리오의 성과는 좋지 않게 나온다. 더불어, 수익률과 공분산 같은 입력 변수의 값이 아주 조금만 바뀌어도 MVO의 결과로써 제시되는 가중치는 매우 크게 변한다. MVO가 가지고 있는 이러한 모델의 불안정성은 이것의 사용을 제한하는 주요 요인이다. 전통적인 자산의 예상 수익률을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작업이다. 또한 최근처럼 금융시장의 폭락이 발생하면 공분산 행렬은 미친 듯이 불안정해진다. 따라서 이러한 근본적인 금융시장의 속성 때문에 MVO 모델은 실무적으로 사용하기에 그 효용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시간이 지날수록 여러 가지 개선된 접근법들이 제시된 이유 또한 바로 이러한 MVO의 한계점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나중에 나온 다른 방법론들은 수익률과 위험에 대한 가정을 보다 단순화하는 방법을 취하거나, 투자자 자신의 뷰를 직접적으로 모델에 제시하여 시장의 컨센서스와 결합하거나, 혹은 수익률에 대한 예측을 아예 하지 않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MVO는 드넓은 포트폴리오 최적화 세계의 가장 첫 번째 관문에 불과하다. 이제 MVO를 벗어나 좀 더 넓은 포트폴리오 최적화의 세계로 발을 내디뎌보자.


Reference

1. 『Portfolio Selection』, Markowitz, H. (1952)

2. 『Lifetime Portfolio Selection under Uncertainty: The Continuous-Time Case』, Merton, Robert C. (1969)

3. 『Lifetime Portfolio Selection by Dynamic Stochastic Programming』, Samuelson, Paul A. (1969)

4. 『Optimal versus Naive Diversification: How Inefficient is the 1/N Portfolio Strategy?』, DeMiguel, V.,Garlappi, L., and R. Uppal (2009)

5. 『Markowitz versus the Talmudic Portfolio Diversificaiton Strategies』. Duchin, R. and H. Levy (2009)

6. 『In Defense of Optimization: The Fallacy of 1/N』, Kritzman, M., Page, S., and D. Turkington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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