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장세를 복기해보면(feat. 시장 국면 분석

by 퀀트대디

2025년의 주식 장세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트럼프의 관세 발작 버튼과 그 이후의 안정화'라고 정리할 수 있겠다. 아래의 변동성 국면 분석 플롯을 살펴보면 이러한 표현이 꽤나 직관적으로 와닿는다. 저변동성 국면이 전체 1년의 기간 중 56.4%를 차지했고, 중변동성과 고변동성은 각각 39.1%, 4.5%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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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취임 이후 연초에 시장에는 기대감과 불안감이 혼조했지만, 관세에 대한 불안감이 기대감을 압도하면서 3월부터 장은 꽤나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고 그러한 흐름이 4월에 투매 장세로 연결되었다. 물론 우리 모두가 알다시피 트럼프는 이러한 폭락을 수습하기 위해 빠르게 관세 전쟁을 마무리하려는 스탠스를 취했고 시장은 이른바 TACO 트레이드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이후 장은 다시 안정을 찾으며 하반기에는 오히려 계속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일론 머스크가 즐겨 사용하는 사고방식인 제1원칙 사고에 입각해 시장의 흐름을 국면의 형태로 쪼개어 나누어 보면 위에서 언급한 저변동성, 중변동성, 고변동성 국면은 방향성의 형태로 보았을 때 각각 상승장, 조정/하락장, 폭락장에 상응한다. 이러한 생각은 단기 트레이딩 전략의 대가인 래리 코너스의 저서 The Alpha Formula』에도 잘 나와있다.


이러한 스타일의 시장 국면 분석을 하는 이유는 각각의 국면에 따라 거기에 궁합이 잘 맞는 고유한 전략의 형태가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무더운 여름에는 민소매와 반바지를 입어야 하고, 추운 겨울에는 롱패딩과 히트텍을 입어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체질에 맞지 않는 약재를 쓰게 되면 오히려 역효과가 발생하듯이, 국면에 맞지 않는 전략을 쓰게 되면 좋은 트레이딩 성과를 얻을 수 없다.


주식 모멘텀(Equity Momentum)과 주식 밸류(Equity Value), 그리고 테일 리스크 헤지(Tail-Risk Hedge) 전략은 상승장과 조정/하락장, 그리고 폭락장과 좋은 핏을 보이는 전략들이다. 이러한 전략들을 하나의 포트폴리오 상에서 동시에 운용을 하게 되면 각 전략이 해당 국면에 따라 스위치가 온오프 되면서 포트폴리오 운용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사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레이 달리오의 올웨더 포트폴리오 또한 이러한 MECE 구조에 철저히 입각해 설계한 투자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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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은 위의 그림과 같이 트럼프의 관세 이슈 발작으로 인해 세 가지 전략의 성과가 전반적으로 고루 나왔던 주식 장세였다. 주식 밸류 전략과 테일 리스크 헤지 전략이 변동성이 커진 상황을 이용해 유의미한 일드 픽업을 만들어냈으며 이후 주식 모멘텀 전략이 남은 하반기를 전반적으로 캐리하는 주식 장이었다. 결과론적으로 보았을 때는 2.23의 꽤나 괜찮았던 샤프비율을 기록했던 한 해였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초반에 수익을 미리 깔아놓아야 심적으로 마음 부담이 덜한 프랍 트레이더의 입장에서는 이렇다 할 성과가 나오지 않았던 1분기가 가장 스트레스 레벨이 높았던 기간이었다.


붉은 말의 해인 2026년 병오년에 주식시장은 또 어떤 이슈가 발생해 어떤 그림을 그릴까? 어떤 국면이 발생해 또 어떤 전략이 성과를 캐리하게 될까? 성과가 처음부터 다시 제로로 리셋되는 연초에는 항상 기대감과 불안감이 공존하는 법이다. 올 한 해도 시장에 스스로의 손모가지를 걸고 있는 모든 이들의 무운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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