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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퀀트대디 May 12. 2021

인플레이션을 위한 포지셔닝

J.P. Morgan 리서치

인플레이션 헤징은 2010년 당시 큰 주제였다. 그 당시 미 연준은 QE를 실행했고 이에 따라 연준의 대차대조표는 2조 달러 이상으로 늘어난 상황이었다. 필연적으로 많은 투자자들은 이것이 당연히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고, 그들은 원자재와 금, 그리고 기타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을 마구 사들였다.


하지만 결과론적으로 봤을 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실물경제의 회복세는 그리 크지 않았고 새로운 위기들이 계속해서 등장했다. 유럽의 국채 위기, 신흥국 및 중국의 위기, 세계 무역 전쟁, 글로벌 제조업 경기 침체 및 최근 코로나 사태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위기들의 등장은 인플레이션의 도래를 계속해서 저지했다. 결국 지난 10년 동안 인플레이션은 현실화되지 않았고, 이 때문에 인플레이션 헤지에 베팅을 한 투자자들은 어쩔 수 없이 링 위로 타월을 던지며 인플레이션에 민감한 포지션을 줄이는 고배를 맛봐야만 했다.


디플레이션 추세에 힘입어 2010 년 이후 채권 가격은 거의 두 배가 되었고, S&P 500 지수는 4배 상승하였으며, 원자재 지수는 크게 하락했다. 2010 년 이후 연준의 대차 대조표는 거의 4 배가 된 7.8 조 달러가 되었고, 심지어 일본과 유로존은 무너진 경제를 살리기 위해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기에 이르렀다. 최근 미국 정부의 행보도 이전까지의 자구책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코로나로 인한 디플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바이든 정부는 6조 달러의 새로운 부양책을 제안했다. 이미 재정 정책으로 수조 달러를 시장에 주입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렇다면 향후 인플레이션은 어떻게 될까? 2010년 이후 근 10년 동안 그랬던 것처럼 각국 정부는 또다시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할까? 제이피 모건은 고무줄이 너무 늘어나면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다고 말하면서 올해 팬데믹이 종료되면 글로벌 성장세와 금리, 그리고 인플레이션이 급격하게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와 더불어 완화적인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은 이러한 추세를 한동안 계속 유지시킬 것이라고 주장한다.


제이피모건은 인플레이션의 조짐이 이미 작년 11월부터 시작되었다고 말하고 있으며, 다만 시장이 현재 인플레이션 변곡점을 매우 느리게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들은 지난 10년 동안 오직 듀레이션을 길게 가져가는 디플레이션 트레이딩만이 작동했다고 말하면서, 오늘날의 많은 투자자들은 한 번도 금리와 원자재, 가치주와 인플레이션을 유의미하게 겪어본 적이 없다고 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투자 포트폴리오는 성장주, ESG 및 저변동성 스타일로 치중되었었는데, 이는 대부분의 포트폴리오가 향후 도래할 수 있는 잠재적 인플레이션 쇼크에 매우 취약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아래의 그림을 보면, 밸류 팩터를 제외한 다른 투자 스타일이 인플레이션과는 음의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현재의 상황 속에서 논쟁점은 바로 이러한 추세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 것인가 하는 것이며, 여기서 물어야 하는 가장 중요한 문제는 이러한 인플레이션에 대비해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의 구성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것인가이다.


제이피모건은 향후 투자자들이 다가올 인플레이션에 대비해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들은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을 증명하는 새로운 데이터를 입수하게 되면 서서히 듀레이션을 축소하고, 저변동성에서 가치주로 전환하며, 원자재와 같은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에 투자를 늘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그들은 이러한 추세가 글로벌 경제가 재개되는 올 하반기까지도 지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아래의 그림은 2007년 이후 미국 소비자물가지수와 S&P GSCI 상품 지수, 그리고 S&P 500 에너지 지수를 보여주고 있으며, 이들은 서로 높은 커플링의 정도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10 년 인플레이션은 하락하기만 했다. 우리가 지금부터 신경 써야 하는 것은 과연 인플레이션이 2008년 고점을 갱신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또한 아래의 그림은 미국 제조업 PMI 가격 지수가 최근 이미 2008년의 고점을 갱신한 것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이러한 인플레이션 위험을 위해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재구성할 수 있을까? 우선, 듀레이션을 줄이고, 채권에서 원자재 및 주식으로 옮겨가야 한다. S&P GSCI 같은 원자재 지수는 아마도 가장 직접적인 인플레이션 헤지의 수단이 될 것이다. 더불어 현재 원자재 가격은 역사적 관점에서 보았을 때도 저렴한 수준이다. 지난 10년 동안 원자재는 절대적인 수준에서 보았을 때 하락했던 유일한 자산 군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2010년 이후 S&P 500 지수는 4배 올랐지만, S&P GSCI 지수는 거의 40% 하락했다. 이러한 저성과의 요인은 주로 에너지 가격의 하락 때문이다. 만약 주식에 투자한다면 투자자는 밸류 팩터를 매수하고, 저변동성 팩터를 매도해야 한다. 성장주와 퀄리티 팩터 또한 위험한데, 그 이유는 앞서 살펴보았듯이 인플레이션과 음의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제이피모건의 뷰는 리플레이션, 인플레이션, 금리 상승 및 경제 재개 테마에 매우 강한 컨빅션을 가지고 있다. 또한 그들은 연말 S&P 500의 타겟 레벨을 4400 정도로 제시하고 있으며, 신흥국 시장, 유럽, 일본과 같이 가치주, 경기순환주, 원자재 및 인플레이션에 대한 높은 익스포져를 가지고 있는 시장이 S&P를 아웃퍼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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