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출근 후 책상에 앉자마자 플래너를 펼친다. 오늘의 문장을 읽고 조용하게 생각을 한다. 내 생각과 경험을 손으로 적어내려간다. 괴발개발 손으로 적은 필사 내용을 카톡방에 공유한다. 최근에 하는 아침 루틴이다.
요즘 좋은 문장을 필사하는 방에서 활동하고 있다. '따스(th) 한 문장'방이다. 매일 방장님이 울림이 있는 문장을 고르면, 방에 참여한 사람들이 같은 문장을 각자 필사한다. 필사한 내용을 서로 공유한다. 동일한 문장에서 느끼는 각자의 생각과 경험들을 카톡방에서 나눈다. 익명성이 보장되니 꾸밀 필요가 없다. 내면의 감정들을 솔직하게 쏟아낸다.
단순 필사에 머무르지 않고 생각과 감정을 공유한다는 것이 의미가 있다. 자신 안에 채워져 있던 생각과 감정을 쏟아낸다. 비워낸 자리는 서로의 공감과 위로로 채운다. 아픔은 토닥여준다. 부당한 일은 같이 화를 낸다. 기쁜 일은 함께 축하해준다.
필사방에 글씨체가 너무 예쁜 세 분이 있다. <향기>님, <Sunflower>님, <화몽>님이다. 글씨체가 너무 예뻐서 따라하고 싶어졌다. 버킷리스트에 '캘리그라피(calligraphy) 배우기'를 추가했다.
캘리그라피(영어: calligraphy)는 그리스어로 '아름답다'는 의미의 'kallos'와 '쓰다'라는 의미의 'graphe'가 합쳐진 단어다. 손으로 그린 그림 문자라는 뜻으로 글씨를 아름답게 쓰는 것을 말한다. 영어 어근 'graph'는 스페인어에서는 'graf'로 변화한다. 캘리그라피는 스페인어로는 caligrafía[깔리그라피아]이다.
'graf'는 원래는 인도유럽어에서 유래한 어원이라고 한다. 본래 graf는 '긁다'의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고대에는 종이가 없었기 때문에 글을 쓰기 위해서는 이집트 사람들처럼 돌판에 긁어서 새기거나, 수메르인처럼 점토판에 긁어서 글씨를 새긴 후에 햇볕에 말렸다. '긁는' 행위가 자체가 문자를 '쓰는' 행위가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