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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스토리가 스페인어다 시즌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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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김선 Mar 12. 2021

기술의 발전이 독이 된다.

[45] gram(쓰다)

기술의 발전이 때로는 독이 된다.

텔레그램(영어: Telegram)은 러시아 최대의 SNS인 VK를 설립한 니콜라이 두로프와 파벨 두로프 형제가 2013년 발표한 클라우드 기반 인터넷 메신저다. 러시아 정부가 사찰을 목적으로 이용자 데이터를 요구하자 두 형제는 이를 거부하고 독일로 망명했다. 형제는 보안과 개인 정보 보호에 대한 강한 소신을 가지고 있었다. 텔레그램은 이처럼 보안성과 개인정보 보호가 강한 탓에 신변노출을 꺼리는 정치인, 연예인이 자주 사용하고 있었다.

2019년 한국사회에 충격적인 일이 발생한다. 2019년 9월 대학생으로 구성된 '추적단 불꽃'*이 텔레그램 내부의 성착취 문제를 제보하기 시작했다. 입에 담기 어려울 정도의 성착취 문제에 국민들은 충격에 빠졌다. '추적단 불꽃'이 해당 영상을 보고 한동안 밤에 악몽을 꿀 정도로 끔찍한 성착취 영상이라고 했다. 2020년 1월 N번방 관련 10만 명의 국민청원이 이루어졌다. 2020년 3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검거되고, 언론에 보도되면서 대중에게도 알려지게 되었다.**

박사방 운영진들이 여성을 조직적으로 협박해 성착취 동영상을 찍고 이를 텔레그램에 유포한 것이다. 공식적으로 알려진 박사방 피해 여성은 74명이고 그 중 16명이 미성년자였다. 필자가 무엇보다도 참담함을 금할 수 없었던 것은 유료회원이 3만여 명(추산)에 이른다는 것이다. 그들은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이었다. 교사(8명), 공무원(149명)처럼 우리 주변에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당시에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회사 동료 중에도 박사방 회원이 있을 수 있겠다는 이야기를 하고는 했다.

기술의 발전으로 기존에 경험하기 어려웠던 신종 범죄가 이루어지고 수 만명의 사람들이 죄의식 없이 범죄를 시청했다는 것이 충격이었다.관련자 일벌백계를 통해 다시는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 사회를 건강하게 지키는 것, 우리들의 숙제다.

* 대학생들이며, 신변보호를 위해 실명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은 45년형을 받고 복역 중에 있다.

텔레그램

텔레그램은 스페인어로는 telegrama[뗄레그라마]이다. tele는 '멀리', gram는 '쓰다'다는 뜻이다. 쓴 글을 멀리까지 보낸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인스타그램(Instagram)에도 'gram(쓰다)' 어근이 들어간다. '즉석의, 바로 보내는'이라는 뜻의 '인스턴트(Instant)'와 '전보'라는 의미의 '텔레그램(Telegram)'을 합쳐 만든 이름이다. 손쉽게 즉시 다른 사람들에게 전송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여르미 작가님이 아이디어를 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