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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선 Nov 17. 2020

[Intro] 직장인은 글쓰기를 통해 전문가가 된다






알기 때문에 쓰는 것이 아니라, 쓰기 때문에 알게 된다.
변화경영전문가 고(故) 구본형 작가



상상해보자. 최근 당신은 '신상품 전략'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였다. 옆 부서 동기에게서 연락이 왔다. 당신이 쓴 보고서가 사내에 회자되고 있다는 것이다. 신입사원들이 당신 보고서를 바이블 삼아 보고서 쓰기 공부를 한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당신의 보고서를 보고 영업 부서에 당신에게 조언을 구하기 위해 연락이 온다. 그룹사 실무자들도 신상품 전략에 관해 물어보고 싶다는 메일이 온다. 당신은 그저 글쓰기를 한 것 뿐인데 사내에서 신상품과 마케팅 전문가로 인정을 받는다.


전문가(專門家), 어떤 분야를 연구하거나 그 일에 종사하여 그 분야에 높은 수준의 지식과 실력을 갖춘 사람을 말한다. 직장인에게 전문가라는 단어는 매력적이다. 전문가로 인정을 받으면 연봉에 반영이 되고, 승진에 향을 미친다. 당신의 고용을 보장해준다. 더 좋은 직장으로의 이직을 이끌어 준다.


직장인으로서 전문가가 되는 가장 빠른 길은 글쓰기를 하는 것이다. 글쓰기를 통해 한 영역을 파고들게 된다. 신사업 전략이 될 수도 있고, AI 채용전략이 될 수도 있다. 당신의 일과 관련된 영역일 것이다.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관련 부분에 관해 공부할 수 밖에 없다. 공부를 안 하면 쓸 수가 없다.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하는 공부는 절박하다. 깊게 공부하게 된다. 이러한 직장인 공부의 결과들이 쌓이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된다.



글쓰기가 평범한 직장인을 전문가로 만든다


필자는 회사에서 해외법인 경영지원 관련하여 전문가로 인정을 받는다. 관련 부문과 회의를 할 때면 필자가 하는 이야기는 무게감이 다르다. 참석자들이 전문가로 인정을 해주는 것이다. 임원들도 필자의 의견을 물어보아 준다. 그룹사에서도 조언을 구하기 위해 연락이 온다. 필자가 처음부터 해외법인 업무에 정통한 것은 아니었다. 해외법인의 경영지원 관련하여 수많은 글쓰기를 했다. 선배들의 보고서를 보면서 공부하고 공부했다. 글쓰기를 토대로 해외법인 경영지원 부문의 전문가가 되었다. 자격증이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도 해외법인 전문가로 인정을 받고 있다. 수년 동안 해외법인에 대한 글쓰기를 했기 때문이다.


멕시코법인 주재원 시절, 담당 임원이 잠깐 보자고 했다. 책상 위에는 법인 조직문화 설문 보고서가 있었다. 법인이 설립된 이후 최초 양산을 위해 전 구성원들이 하나 되어 달려왔는데, 양산이 되고 나니 조직 내 구심점이 없다는 내용이었다. 비전과 미션 수립이 필요하다고 했다. 담당 임원은 필자에게 '당신이 비전 전문가이니 추진을 해보라'라고 이야기했다. 조직문화 업무를 한 것이 10년 전의 일이지만, 계속 전문가로 인정을 해준다. 기업문화팀 시절의 수많은 글쓰기가 전문가로 인정을 받게 해 준 것이다. 


필자 동료 중에 중국 조직 전문가로 인정받는 이 부장이 있다. 중국 사업과 중국사업본부의 조직에 대해 해박한 지식과 통찰력을 가지고 있다. 중국 사업 관련하여 중요한 보고서를 수 차례 작성하는 것을 보았다. 주변에서 중국 전문가로 인장을 해준다. 그런 그가 회식자리에서 비밀 아닌 비밀을 털어놓았다. 중국 조직 변경 관련하여 보고서를 몇 번 썼을 뿐인데 회사에서 중국전문가로 통한다는 것이다. 중국 법인 근처에도 가본 일이 없다는 것이다. 자신을 중국 전문가라고 이야기하면 가슴이 철렁하다는 것이다. 


이 부장은 중국 전문가가 맞다. 이 부장의 반복된 글쓰기가 그를 중국 전문가로 만들어준 것이다. 글쓰기를 위해 누구보다는 많이 고민하고 공부했기 때문에 중국 전문가가 된 것이다.



                                                                              피터 드러커 


글쓰기 위한 공부가 피터 드러커를 경영의 구루로 만들었다


피터 드러커는 20세에 프랑크푸르트 최대 신문사에 기자로 입사를 했다. 신문 기자로서 기사를 써야 했기 때문에 공부해야 했다. 직장인으로서 글쓰기를 위한 공부를 한 것이다. 


"국제 관계와 국제법, 사회 제도와 법률 제도의 역사, 일반 역사, 재무 등에 관해 공부했다. 공부를 하면서 차츰 나만의 공부법도 개발하게 되었는데, 나는 지금까지도 그 방법을 이용하고 있다. 나는 3년 또는 4년마다 다른 주제를 선택한다. 그 주제는 통계학, 중세 역사, 일본 미술, 경제학 등 매우 다양하다. 3년 정도 공부한다고 해서 그 분야를 완전히 터득할 수는 없겠지만, 그 분야가 어떤 것인지를 이해하는 정도는 충분히 가능하다. 그런 식으로 나는 60여 년 이상 동안 3년 내지 4년마다 주제를 바꾸어 공부를 계속해 오고 있다. 이 방법은 나에게 상당한 지식을 쌓을 수 있도록 해주었을 뿐만 아니라, 나로 하여금 새로운 주제와 새로운 시각 그리고 새로운 방법에 대해 개방적인 자세를 취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피터 드러커의 <프로페셔널의 조건>


직장인 피터 드러커가 글쓰기를 하기 위해 공부를 했고, 그로 인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인정을 받게 되었다. 전문가를 넘어 경영의 구루, 세계적인 석학으로 인정을 받았다.



글쓰기만 잘해도 승진이 보장된다


박 차장은 재택근무 운영방안에 대해서 검토하는 지시를 받았다. 박 차장의 글쓰기는 남달랐다. 남들은 이전 보고서나 관련 자료 몇 가지 참고하여 보고서를 작성한다. 박 차장은 철저하게 공부를 했다. 현장의 사람들과 온라인으로 인터뷰를 잘하고 현장의 목소리도 들었다. 고용노동부 가이드까지도 분석을 했다. 다른 기업들의 운영사례도 조사했다. 재택근무에 대해 공부가 마무리되자 글쓰기를 시작했다. 대표이사까지 보고가 되었다. 대표이사가 이례적으로 글쓰기에 대해 칭찬을 했다고 한다. 팀장 공백이 생기자 박 차장이 추천되었다. 박 차장은 글쓰기를 통해 전문가로 인정받았다. 동기 중에 가장 빨리 팀장을 달 수 있었다. 



학위보다도 값진 전문가 타이틀


2년이라는 시간과 부담스러운 학비를 들이지 많아도 석사학위 못지않은 전문가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실제 대학원을 가보면 현업에서 오랜 경험을 하신 분들이 공부하고 있다. 때로는 교수보다 더 실무적으로 해박하다. 전문가 소리를 듣는다. 교수들도 이 분들이 이야기하면 경청한다. 직장에서의 수많은 글쓰기가 이들을 전문가를 만들어준 것이다.



당신만의 글쓰기로 전문가가 돼라. 


필자도 이 책을 준비하면서 글쓰기에 대한 체계를 다시 한번 정리하게 되었다. 보고서 관련한 글쓰기를 하면서 직장인 글쓰기 전문가가 된 것이다. 제대로 알게 되니 후배들을 코칭할 수 있게 되었다. 점점 더 전문가라는 소리를 듣게 된다. 전문가라는 것은 남들보다 하나라도 더 아는 것이다. 직장인이 전문가가 될 수 있는 최고의 길은 직장인으로서 글쓰기를 하는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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