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선 Nov 17. 2020

[Intro] 언택트 시대, 글쓰기가 온다


회사가 달라졌어요


2020년 10월 대표이사가 취임했다. 코로나 19 이전이었더라면 취임행사가 진행되었을 것이다. 총무팀이 일주일은 야근할만한 프로젝트다. 


'행사장소 준비, 무대 세팅, 사회 멘트 준비, 임직원 소집, 외부 초청인원 안내,  히스토리 영상 준비, 행사 전 음악 준비, 행사장 레이아웃 확정 등' 간단하게 생각해도 총무팀이 1~2주 이상은 촘촘하게 준비해야 하는 업무량이다.


회사가 달라졌다. 비대면으로 업무가 진행되면서, 오프라인 취임 행사는 실시하지 않는다. 신임 대표이사 영상메시지를 임직원에게 공유한다. 취임 메시지가 준비되면, 사내 방송, 회사 인트라넷에 올리기만 하면 된다. 메시지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글쓰기' 가 핵심이다. 이전에는 행사 진행을 잘한다고 인정받던 실무자들이 일손을 놓게 되었다. 취임사를 준비하는 글쓰기에 강한 직원만이 인정을 받았다.


당신의 글쓰기는 어떠한가? 언택트 시대에 당신의 글쓰기는 안전한가? 코로나 19 환경은 곧 지나갈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예전의 비즈니스 환경이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그 생각을 내려놓아야 한다.



첫째비대면 업무 환경은 당신의 생각보다 더 지속될 것이다.


미국 월가 전문가들은 코로나 19 치료제가 21년 초, 백신은 21 년 하반기 중에 상용화 예상된다고 한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는 2021년 백신 접종으로 코로나 19 확산이 감소하고 2022년 이후에나 사태가 끝날 것으로 예상했다. 과학자들은 제2, 제3의 코로나 바이러스의 발병을 경고하고 있다. 언제든지 바이러스에 의한 재앙이 재차 도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 이 변화를 잠깐 모면하자는 생각으로는 당신은 직장 내에서 안전하지 못하다. 당신의 일하기가 지금과 달라져야 하는 이유이다.



둘째실제로 일해보니 생각보다 할만하다.


2020년 대다수 기업에서 국내외 출장 중단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 운영이 되고 있다. S그룹 내부에서는 그동안의 막대한 해외 출장들이 꼭 필요한 것이었나 하는 내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 H그룹에서도 직원 코로나 감염예방을 위해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출장을 보내지 말라고 지침을 내리고 있다. 국가 간 이동 제한이 풀린 이후에도 최소한의 출장만 진행이 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필요한 업무는 영상회의와 이메일을 통해 업무가 진행되고 있다. 코로나 19로 인한 초창기 혼선이 조금씩 정리되고, 새로운 방식의 업무가 정착되고 있다. 비대면 업무들이 생각보다 할 만하다는 이야기들이 기업에서 나오고 있다.



셋째조직문화가 바뀌고 있다.


보수적이었던 기업의 조직문화가 강제적으로 변화되고 있다. 언택트 업무 방식이 기업에 이식되고 있다. 필자는 기업에서 조직문화 관련 업무를 한 적이 있다. 변화의 가장 큰 저항은 팀장과 임원이다. 그들은 그동안의 성공방식을 바꾸고 싶어 하지 않는다. 조직에서 파워는 팀장과 임원들이 가지고 있다. 기업의 조직문화가 잘 바뀌지 않는 이유이다. 최고 경영자가 몸소 실천하고 조직문화를 바꾸라고 입이 닿도록 이야기해도 바뀔까 말까 한다. 관행과 습관의 힘이 무서운 이유이다.


이러한 조직문화의 저항이 일순간에 무너지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 그 힘은 바이러스다. 전자결재 활성화, 대면보고 축소, 온라인/모바일 보고 활성화, 불필요한 파워포인트 보고서 생산 자제, 재택근무 확대 등 그동안 실천이 더디던 조직문화 혁신이 단 몇 달만에 자리 잡았다. 생존이 달려있으니 조직문화가 바뀌었다. 생존 앞에서는 변화에 대한 저항이 의미가 없어진 것이다. 


코로나 19 발병 이후 맥킨지가 발표한 데이터에 의하면 소비자와 기업의 디지털화가 단 8주 동안 자그마치 5년 치 변화를 뛰어넘었다고 한다. 엄청난 변화의 속도이다. 변화는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이다. 현재의 변화가 그대로 진행될 것이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 19로 인한 비즈니스 환경 변화의 핵심은 글쓰기이다.


2020년 코로나 19는 기업에 엄청난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기업의 모든 활동이 타격을 입은 것이다. 생산이 중단되었다. 대면으로 영업을 할 수가 없다. 기업의 외부 활동이 중단되었다. 해외 출장은커녕 국내 출장도 갈 수가 없다. 직원이나 고객 모두 면대면으로 만나는 것을 부담스럽게 생각한다. 꼭 대면이 필요한 업무가 아니라면 서로 메일이나 문서를 주고받게 되었다. 거의 모든 업무가 글쓰기로 진행된다.


전에는 직접 현장에 가서 점검도 하고, 회의도 했다. 인사팀은 직접 만나서 직원 인터뷰도 했다. 이제는 메일이나 보고서로 정보를 공유한다. 요즘 대면으로 회의를 한다고 메일을 보내면 눈총을 받는다. 필자가 점검을 위해 그룹사를 방문하려고 했더니, 코로나 19 확진자가 생겨서 오지 말라고 한다. 


대면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줄었다. 바로 옆 부서 사람에게도 말로 하지 않고 사내 SNS나 메일로 협조를 요청한다. 심지어는 바로 옆에 앉은 동료에게도 메일로 소통한다. 코로나 감염을 염려하여 서로 배려하는 글쓰기를 하는 것이다. 팀 내에서도 대면보고보다는 비대면 보고를 독려하고 있다. 코로나 전에는 말하기와 글쓰기가 5:5였다면 코로나 이후에는 2:8이 된 것 같다. 글쓰기가 압도적으로 늘어났다.


코로나 19 전에는 필력이 좀 부족해도, 말 잘하는 직원들이 나름 평가를 받았다. 차분하게 자리에서 글로 일하는 직원들은 오히려 소극적이라고 평가하는 임원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 글 잘 쓰는 직장인들의 시대가 도래했다. 원하지 않아도 강제적으로 비즈니스 전면에 나서게 되었다. 비즈니스 환경의 거대한 변화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 당신의 글쓰기를 점검해야 한다. 




직장인에게 스마트 워크가 생존이다.


코로나로 인해 회사가 바뀌고 있다.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일하는 스마트워크(Smart Work)시대가 직장인들에게 현실이 되었다.


총무팀 김 팀장은 요즘 재택근무 시행으로 인해 혼란스럽다. 회사에서 정한 재택근무 시행률이 50%이다. 직원들이 서로 재택근무를 하려고 한다. 김 팀장은 솔직히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근무해주었으면 생각한다. 재택 근무하는 직원들과 소통하는 것이 어렵다. 경영층 지시가 떨어지면 먼저 사무실에 일하는 직원들을 찾아보게 된다. 시간은 부족한데, 업무 지시를 이메일로 보내려고 하면 답답하다. 김 팀장은 총무팀 일은 ‘시간이 생명이다’라고 생각한다. 급하면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직원들끼리 회의하고 처리도 한다. 재택근무하는 직원들의 불만이 자꾸 커지고 있다. 김 팀장은 일도 잘하고 싶고, 리더십도 인정을 받고 싶다. 코로나 19로 인해 전보다 일하기가 더 어려운 것 같다.


해외영업 박 대리는 요즘 불만이 부쩍 늘었다. 재택근무를 하면서 전보다 더 집중해서 일한 것 같은데 상반기 고과가 낮게 평가되었다. 물론 전에는 팀장에게 자주 구두로 보고했다. 지금은 집에서 근무하다 보니 보고가 줄어들었다. 하는 일에 대해 일일이 설명하기 번거로워 메일로 업무보고를 하지 않는다. 이러다가 하반기 고과도 낮게 평가될까 봐 걱정이다. 올해는 승진 대상인데 걱정이 태산이다. 사무실에 가서 다시 일해야 하나 고민이다.


인사팀 최 사원은 요즘 일할 맛이 난다. 일에만 집중할 수 있다. 사무실에 출근하면 선배들 눈치도 봐야 하고, 잡일도 최사원의 몫이다. 집에서는 일에만 집중할 수 있다. 전에는 팀장님에게 대면으로 보고를 해야 했다. 보고하려고 하면 심장이 두근거려서 힘들었다. 팀장이 항상 바쁘니 보고 타이밍을 잡기도 쉽지 않았다. 팀장이 회의 들어가고, 다른 직원 보고받는 것 기다리고 하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글로 보고를 하면 되니 훨씬 마음이 편하다. 말을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나서 글쓰기로 천천히 이야기하면 되니 보고도 잘 되는 것 같다. 최근에 작성한 '해외법인 주재원 처우 개선 방안'에 대해 팀장님이 따뜻한 피드백을 주어서 따로 저장을 해두기도 했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재무실 박 상무는 요즘 죽을 맛이다. 회사에 나가면 말로 해도 될 커뮤니케이션을 일일이 메일로 보내야 한다. 예전에는 말로 불러서 설명하면 될 이야기도 사내 SNS나 메일을 이용한다. 최고 경영층에도 메일을 써야 하니 이중의 고역이다. 처음에는 직원들에게 일일이 써달라고 했는데, 본부 내에서 글쓰기도 못 하는 임원이라도 소문이 돈다고 해서, 직원들에게 써달라고 하기도 부담스럽다. 글로 생각을 풀어낸다는 것이 쉽지가 않다.


어디서부터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다. 직장 생활을 말로 일하고 지시를 하면서 어디까지 왔는데 갑자기 글쓰기를 해야 하는 환경에 놓여있다. 글을 척척 써서 최고 경영층에게 보고하는 인사실 김 상무가 부럽기만 하다.


대관팀 주 차장은 회식의 전설이다. 다양한 폭탄주 만들기, 화려한 언변, 무한대의 주량, 술자리를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게임으로 회식 자리를 즐겁게 만든다. 임원들이 대외 인사들을 만날 때는 항상 주 차장에게 준비하라고 한다. 주 차장의 생존 비결이었다. 회식이 중단되고, 대외 접대도 중단되었다. 대관업무를 글로 하라고 한다. 글쓰기에 취약한 주 차장은 죽을 맛이다. 


영업팀 박 과장은 화술의 고수이다. 상품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다양한 경험들을 이야기하면서 고객과 거래처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코로나 19 이후로는 고객을 만날 수가 없다. 거래처에서도 찾아오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예전에는 신상품을 찾아가서 소개했지만, 지금은 메일로 보낸다. 말로 하면 될 것을 글로 보내려니 답답하다. 고객들이 박 과장의 메일을 잘 열지도 않는 것 같다.



언제까지 변화를 외면할 것인가?


당신은 이미 변화를 몸으로 체감하고 있을 것이다. 언제까지 변화에 눈을 가릴 것인가. 직장에서의 글쓰기가 실력이었다면, 이제는 생존이 되었다. 당신의 글쓰기는 안전한가? 이전의 글쓰기 실력으로 직장에서 버틸 것인가? 당신의 글쓰기 실력을 업그레이드하여 변화된 비즈니스 환경의 주인공이 될 것인가? <끝>

매거진의 이전글 #29. 직장인 글쓰기의 해결책 '몰입'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