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선 Jun 02. 2021

#29. 직장인 글쓰기의 해결책 '몰입'

당신 앞에 써야 하는 글들이 몇 가지 있다. 상사가 지시한 보고서, 타 부서에 보내야 하는 협조 메일, 업무 결과 보고, 회의록... 급한 마음에 보고서를 먼저 쓰기 시작한다. 문득 협조 메일을 먼저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보다 좋은 메일 문구가 생각나지 않는다. 메일 작성을 제쳐두고 오전에 진행한 회의록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업무 결과가 생각이 난다. 업무 결과 보고를 정리하기 시작한다. '이런 벌써 퇴근시간이다.' 오늘도 글쓰기를 마무리 못하고 상사 시선을 피해서 퇴근한다. 글쓰기가 부족한 자신을 자책한다. 직장 내에서 당신의 글쓰기는 어떠한가?



언택트 시대 글쓰기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가수는 노래로 말하고, 배우는 연기로, 직장인은 글로 말한다. 직장인은 글을 쓰기 싫어도 써야 한다. 기획서, 진행경과 보고, 업무일지, 업무 협조 메일, 사업계획, 기안서, 품의서, 스피치 등 회사의 핵심적인 일들은 글을 통해 이루어진다. 글쓰기는 직장인의 의무이자 책무이다. 그뿐인가? 글쓰기는 직장인들에게 기회가 된다. 회사에서 일 잘한다는 말을 듣기 위해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글쓰기이다. 직장인의 글쓰기는 회사와 조직에서 권력이 된다. 


우리가 부러워하는 역사 속 천재들을 살펴보면 공통점이 하나 가지고 있다. 바로 몰입이다. 한 가지 주제에 몰입하고 몰입해서 해결책을 찾아낸다. 뉴턴은 만유인력을 발견한 비밀에 대해서 “매일매일 만유인력의 원리에 대해서만 생각을 했다.”라고 담담하게 대답했다.  아인슈타인은 "나는 몇 달이고 몇 년이고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그러다 보면 99번은 틀리고, 100번째가 되어서야 비로소 맞는 답을 얻어낸다."라고 말했다. 몰입이론의 창시자인 미하이 첵센트미하이는 <몰입의 즐거움>에서 "몰입(flow)은 삶이 고조되는 순간에 물 흐르듯 행동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느낌"이라고 설명한다.


직장인이 글쓰기를 잘 하기 위해서는 몰입할 수 있는 환경으로 자신을 내보내야 한다. 물론 쉽지는 않다. 인간을 '사회적 존재'라고 한다. 직장인은 '조직 내 존재'이다. 홀로 직장생활을 하는 것이 아니므로 조직 내에서 수많은 장애물에 노출된다. 사람도 만나야 하고, 전화도 받아야 한다. 메일로도 소통해야 한다. 글쓰기에 방해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직장에서 글쓰기에 방해받지 않으려면 '직장인 글쓰기 몰입법'이 필요하다. 여기 바로 실천이 가능한 3가지 몰입법이 있다.



첫째, '시간'에 몰입하라. 


시간에 몰입하기 위해 일 잘하는 직장인이 자주 사용하는 방법은 마감효과(Deadline effect)이다. 기자도 마감에 닥쳐서 쓰는 글에서 특종이 많이 나온다고 한다. 작가도 마감 시간에 쫓겨 쓴 글에서 베스트셀러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 시험 전날 하는 공부가 집중이 잘 된다. 직장인 글쓰기도 시간을 정해놓으면 집중하게 된다. 


시간에 몰입하는 노하우는 '리더와 동료'를 활용하는 것이다. 업무지시를 받을 때 언제까지 필요한지 물어본다. 리더가 정해준 일정을 다시 한번 소리 내어 따라 한다. 마감일이 애매하다면 당신이 리더에게 언제까지 보고하겠다고 '선언'한다. 스스로 데드라인을 만드는 것이다. 마감이 다가오면 주변이 나를 방해해도 휘둘릴 수가 없다. 진도가 안 나가도 써야 한다. 저절로 집중이 된다. 몰입이 된다. 


동료들에게 당신의 보고서를 검토해달라고 하는 것도 방법이다. 동료들이 검토할 시간을 정한다. 당신의 글쓰기 마감 시간을 선언하는 것이다. 동료에게 보여주려고 하면 집중을 할 수밖에 없다. 엉망인 글을 보여줄 수는 없다. 한 페이지라도, 한 줄이라도 더 스게 된다. 초안을 검토하는 팀회의를 잡는 것도 글쓰기에 몰입하는 좋은 방법이다.



두 번째, '장소'를 몰입하라. 


주재원으로 근무할 때 법인 비전을 수립하라는 지시가 있었다. 사무실에서 일하다 보니 방해로 인해 집중이 어려웠다. 현지인 직원들은 팀장인 나를 계속 찾았다. 한국 본사에서도 문의 전화가 계속 몰려왔다. 도무지 몰입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상사에게 양해를 구하고, 회의실로 들어갔다. 하루 종일 법인의 비전만 생각했다. 1주일 뒤에 완성된 보고서를 들고 회의실을 탈출할 수 있었다. 회사에서도 몰입의 힘을 잘 알고 있다. TFT(Task Force Team)를 조직할 때면 별도의 독립된 공간을 준다. 단절된 '장소'에서 몰입하라는 의미이다. 정말 중요한 과제가 있다면 몰입할 수 있는 나만의 장소를 만드는 것도 효과적이다.



세 번째, '정신'을 몰입하라. 


서울대학교 황농문 교수는 재료 공학계에서 50년 이상 된 미해결 난제를 해결했고, 그 나노입자에 대한 논문은 최우수 논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풀리기 어려운 연구 과제가 주어지면 몰입을 하려고 노력한다. 황농문 교수는 "몰입 상태에서 몇 날이고, 몇 주일이고 내내 그 생각만 하고, 그 생각과 함께 잠이 들었다가 그 생각과 함께 잠이 깬다. 이런 몰입 상태에서는 문제 해결과 관련된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른다."라고 한다.


필자도 어려운 주제의 글쓰기는 눈을 부릅뜨고 뇌가 이 문제에 집중할 수 있도록 온 정신을 집중한다. 몰입을 통해 나오는 아이디어들이 서로 융합하여 글쓰기로 쏟아져 나올 수 있도록 과제에만 집중한다. 과제에 몰입하다 보면 아이디어의 실타래가 하나씩 풀리는 짜릿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보고서에 집중할 때는 되도록이면 PC의 다른 실행 창들은 닫아버린다. 오로지 그 문제와 나만 일대일로 만난다. 온 우주 안에 나와 그 문제만이 존재하는 것처럼 생각한다. 



한 번만 제대로 몰입해보라


글쓰기를 잘하는 직장인들은 이미 몰입하는 글쓰기를 실천하고 있다. 직장인 고수들은 이 글을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이고 있을 것이다. 당신이 몰입하는 글쓰기를 하지 못했다고 해서 걱정할 것은 없다. 이제 시작하면 된다. 몰입하는 글쓰기를 한다면 당신의 글쓰기와 직장생활이 달라질 것이다. 달라진 당신의 글쓰기 덕분에 연말에 고과와 승진으로 보답받기를 기대해본다.



※ <일 잘하는 사람은 글을 잘 씁니다.>의 일부 내용을 재구성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당신의 글쓰기에 스토리를 입혀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