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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선 Dec 16. 2020

BTS가 직장인이라면...

BTS에게서 글쓰기를 배워라


12월이다. 올 한 해가 다 가고있다. 한 해를 돌이켜보면 많은 사건사고들이 있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랑스러운 일이 3가지가 있었다. 필자는 국가에 대한 강력한 자부심을 이야기하는 '국뽕'이라는 신조어를 올해 처음 들었다.  (필자 주 : '국뽕'은 국가와 히로뽕의 합성어다. 국가에 대한 자부심을 높여 부르는 말이다.)


첫째는, 코로나19관련 K 방역이다. 올 한 해 해외에서는 진출 법인을 통해 마스크 지원과 K방역 노하우에 대한 문의가 쏟아졌다. 한국 정부와 진출 국가의 지원문제를 협의했다. 멕시코는 주정부 차원에서 K방역 체계에 대한 컨설팅 지원 요청이 있었다. 국내 대형병원의 전문가를 연결하여 멕시코 정부 방역담당자들과 수차례 영상통화를 하기도 했다. 수많은 국가에서 한국의 방역 시스템을 부러워했다. 미증유의 바이러스 재난 상황에서 선방하고 있는 것이 감사하기도 했다.


둘째는, 영화 <기생충>이다. 제92회 아카데미상에서 최우수 작품상, 최우수 국제영화상, 최우수 감독상, 최우수 각본상 등 4개의 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한국이 만든 영상 컨텐츠가 세계인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콧대 높기로 유명한 아카데미 심사위원들의 마음도 녹여냈다.


셋째는, 방탄소년단(BTS)다. 해외법인에서 급히 연락이 왔다. BTS 음반과 굿즈를 한국에서 구해줄 수 없냐는 것이었다. 현지 정부 유력인사의 딸아이가 BTS 팬인데 도와달라는 것이다. 한국에서 출장자 편으로 전달을 했다. 해외에서 BTS의 인기를 실감한 사례였다.



이문세 노래가 유일한 애창곡이었던 아빠에게 다가온 BTS


초5, 초3인 아이들은 BTS의 <라이프 고즈 온>를 흥얼거린다. 초5 아이는 '진이 오빠가 제일 잘생겼어' 하면서 아빠 귀에 종알거린다. 필자는 평소 대중가요에 관심이 없었다. BTS가 7인조 보이 그룹이라는 것도 아이들 덕분에 알게 되었다. 솔직히 말하면 방탄소년단이 BTS라는 것도 최근에 알았다.



BTS 글로벌 위상


BTS는 최근 미국 빌보드 싱글차트(핫100) 1위를 달성했다. 빌보드 차트 62년 역사상 한국어 곡이 1위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빌보드 싱글차트 1위를 한 한국 가수는 없었다. 영어 노래인 <다이너마이트>로 1위에 올랐고, 한국어 노래인 <라이프 고즈 온>으로도 1위에 올랐다.


<라이프 고즈 온>이 타이틀곡으로 담긴 앨범은 앨범 차트인 ‘빌보드200’ 1위에 올랐다. 아티스트 차트에서도 정상에 올라, 미국 빌보드 싱글·앨범·아티스트 차트 세 부문에서 동시에 1위를 한 그룹이 되었다. BTS가 유일하다.


올해의 연예인’에 방탄소년단(BTS)을 선정한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앨범 빌보드 기록>

앨범 <LOVE YOURSELF 'Tear'> (2018) 빌보드 200 1위

앨범 <LOVE YOURSELF 'Answer'> (2018) 빌보드 200 1위

앨범 <MAP OF THE SOUL : PERSONA> (2019) 빌보드200 1위

앨범 <MAP OF THE SOUL : 7> (2019) 빌보드200 1위

앨범 <BE> (2020) 빌보드200 1위

그룹으로 앨범 5장을 2년 6개월 만에 빌보드 200 정상에 올린 것은 비틀스 이래 최단 기록이라고 한다. 그룹으로는 비틀스가 1966년 7월부터 1968년 12월까지 2년 5개월 만에 빌보드 200 1위 앨범 5장을 탄생시켰었다.


<수록곡 빌보드 기록>

수록곡 <FAKE LOVE〉 (2018) 빌보드 핫100 차트 10위

수록곡 <작은 것들을 위한 시(Boy With Luv)> (2019) 빌보드 핫100 차트 8위

수록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2020) 빌보드 100 차트 1

수록곡 <라이프 고즈 온(Life Goes On)> (2020) 빌보드 핫100 차트 1위

한 주에 빌보드의 메인 앨범(빌보드 200), 싱글(핫 100) 차트에서 동시에 1위를 석권한 가수는 테일러 스위프트와 BTS뿐이다.


<기타 수상  활동 기록>

2017~2019 빌보드 뮤직 어워드 Top Social Artist 수상

2018년 미국 뉴욕 UN 본부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 행사에서 연설

2019년 빌보드 뮤직 어워드 Top Duo/Group 수상

 2019년 Time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으로 선정

2020년 Time지 ‘올해의 연예인(Entertainer of the Year)’ 선정.

2020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팝/록 장르 페이버릿 듀오/그룹 및 페이버릿 소셜 아티스트) 수상,

       페이버릿 소셜 아티스트 부문은3년 연속 수상

2020년 그래미상 후보(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출처 : KBS>


BTS 경제적 효과


하버드 경영대학원 애니타 앨버스 교수는 2020년 BTS에 대한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블록버스터 밴드 BTS : 글로벌로 나아가는 K팝(Big Hit Entertainment and Blockbuster Band BTS: K-Pop Goes Global)'이라는 보고서이다. 애니타 앨버스 교수는 “BTS의 경제적 효과를 부인할 수 없다”고 표현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BTS의 <다이너마이트>가 빌보드 ‘핫 100 차트’ 1위를 차지한 것의 경제적 파급을 분석한 결과 “경제적 효과는 1조 7,000억원으로 추산된다”고 발표했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국 국내총생산(GDP)에 BTS가 기여한 금액만 49억 달러(약 5조8500억원)에 달한다. 1등 국적 항공사 대한항공보다 더 많은 금액이다.



뛰어난 작가 BTS


BTS 노래 가사의 영향력을 경험한 일이 있다. 필자는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을 자원봉사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유학생들을 담당하게 되었다. 기존 한국어 교재가 젊은 학생들에게 지루할 것 같았다. 한국 드라마도 같이 보고, K팝 노래들도 같이 공부했다. 하루는 BTS 노래를 교재 삼아 한국어 교육을 진행했다. 효과가 엄청났다. 한 주만에 가사를 다 외워버리는 것이다. 인도네시아 학생들은 BTS 가사가 좋다고 이야기했다. 자신들의 이야기인 것 같아서 공감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어지간한 한국어 교재는 따라가기도 어려운 엄청난 효과였다.


2018년 KBS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BTS를 좋아하게 된 계기로 노래 가사를 첫번째 이유로 꼽았다고 한다. 30.07%가 노래가사를 계기로 BTS를 좋아하게 되었다고 한 것이다.


BTS는 노래 가사를 전원이 참여하여 작성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별한 글쓰기 교육을 받지 않은 평범한 20대 청년들이다. 이들이 어떻게 전 세계를 뒤흔드는 위대한 컨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었을까? 전세계 팬들의 마음을 감동시키는 글쓰기를 할 수 있었을까? 세계 최고가 된 BTS 글쓰기에서 직장인이 배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함께 생각해본다.



첫번째, BTS처럼 소통해야 공감하는 글쓰기를   있다.


BTS의 독자는 팬들이다. 팬들과 긴밀하게 소통한다. 먹는 음식부터 안무 연습, 신곡 홍보까지 팬들과 공유한다. 팬 입장에서는 특별한 경험이고, 깊은 친밀감을 갖게 한다. 팬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BTS와 끊임없이 소통한다. BTS는 팬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는다. 팬들과 소통과정에서 느낀 감정을 노래 가사에 담는다. 노랫말에 또래의 고민이 고스란히 담기는 것이다.


제프 벤저민 빌보드 칼럼니스트는 "팬들이 음악을 작곡하고 제작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팬들은 아티스트들이 음악 제작에 참여한다는 것 자체를 좋아한다.”라고 이야기했다. 팬들이 자신들이 참여한 노래가사와 자신들의 속마음이 담겨있는 노래 가사에 열광하는 것이다.


한 차장은 기획을 하기 전에 항상 관련부문과 소통한다. 자신의 생각이 정리하기 전에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이다. 계속 듣다 보면 속마음을 알게 된다.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알게 된다. 문제 해결을 위한 가장 효율적인 솔루션을 찾게 되는 것이다. 한 차장의 글은 실행력이 있다. 책상에서 쓴 글이기 아니기 때문이다. 한 차장의 기획을 받아든 현장에서는 진심어린 공감을 보내온다.


한 차장과 소통을 한 사람들은 한 차장 기획의 적극적인 추진자가 된다. 현장의 생각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한 차장의 글쓰기가 매번 성공하는 이유는 현장과의 끊임없는 소통에 있다.


2018년 유엔아동기금(UNICEF)의 ‘제너레이션 언리미티드(Generation Unlimited)’ 행사에서 진정한 사랑은 나를 사랑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두번째, 협업을 통해 함께 쓴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기획사와 아이돌 그룹의 관계는 상하 관계가 아닌 동반자 관계이다. BTS 멤버들을 영입하고 구성하는 단계에서부터 멤버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기획사와 아이돌 그룹이 함께 ‘비전’을 공유한다. 멤버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실제로 BTS의 노래 작사는 멤버들이 전원이 참여한다. 서로간의 협업을 통해 방탄소년단의 음악 세계는 점점 넓히고 있다. 음반이 거듭될수록 이들의 작사 실력이 늘어가는 것이 눈에 띄게 드러난다. 방탄소년단은 뭄바톤 트랩, 이모 힙합 등 다양한 서브장르의 힙합 뿐만 아니라 라틴 팝, 신스 펑크, R&B 발라드, 하우스, 랩-록 등도 시도하고 있다.


이런 상상을 해본다. 학교 다닐 적 한 학급 친구 모두가 시험에 나올 만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송두리째 내어놓고 공유하면 어땠을까. 지구상에서 가장 공부 잘하는 반이 되지 않았을까. 이 세상 사람 모두, 아니 그 가운데 100명이라도 자신이 알고 깨우쳐 활용하고 있는 글쓰기 방법을 속속들이 내놓고 공유하면 어떨까. 우리의 글쓰기 고민 절반은 덜 수 있지 않을까. 또한 그 사람들끼리 서로 돕고 힘을 합치면서 얼마나 행복할까.
오마이뉴스 <강원국의 글쓰기>


<대통령의 글쓰기>의 강원국 작가는 참여정부 때 연설비서관이 됐다. 연설비서관은 행정관의 상사다. 강원국 작가는 행정관이 쓴 글을 앉아서 고치는 것을 하지 않았다. 함께 모여 초안을 쓰고, 비서관과 행정관 5명이 함께 모여 고쳤다. 모여 앉아 글을 고치면서 서로에게 학습이 되었다. 서로에게 배웠다. 행정관들의 실력이 상향 평준화됐다. 토론이 치열한 만큼 글쓰기 결과물도 좋아졌다고 한다.


직장에서 혼자 완벽하게 쓸 수 있는 글은 없다. 함께 쓰면 더 잘 쓸 수 있다. 같은 팀에 있는 동료들과 함께 써보라. 서로가 보지 못하는 것을 보완해줄 수 있다.


BTS는 ‘인류를 위한 진보(Progress for Humanity)’라는 주제로 현대차와 함께하는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출처 : 현대자동차그룹>



세번째, 넘어져도 다시 쓴다.


BTS라고 꽃길만 걸은 것은 아니다. SNS를 활발하게 활용하다 보니 종종 논란에 시달리기도 한다. SNS상에서 본 다른 사람의 글을 가사로 써서 표절 논란에 시달리기도 했다. 다른 가수 노랫말을 모방했다는 논란도 있었다. 여성혐오 가사를 써서 비판을 받기도 했다.


방탄소년단은 이러한 실수들을 하나씩 해결해나갔다. 실수를 통해 성장했다. 잘못한 점에 대해서는 바로 사과했다. 논란이 되는 가사를 수정했다. 여성 혐오 문제에 대해서는 대안을 마련해 제시했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최고의 자리까지 온 것이다.


직장인의 글쓰기는 항상 평탄할 수만은 없다. 야심차게 준비한 기획안이 상사에게 매몰차게 거절될 수도 있다. 오랜시간 준비한 보고가 현장에서 외면당할 수도 있다. 당신이 작성한 글로 인해 회사 내에 이슈가 생길 수도 있다. 필자도 대리 시절에 필자가 작성한 회사 홍보물로 인해 논란이 되어 곤욕을 치른 적이 있었다.


방탄소년단의 젊은 청년들이 직접 가사를 쓰지 않았다면 아무런 논란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쓰지 않았다면 오늘도 성과도 없었을 것이다. 방탄소년단은 자신들의 가사로 인해 이슈가 생겨도 두려워하지 않고 다시 가사 쓰기에 도전했다. 넘어져도 다시 쓰고 시도했기 때문에 세계를 감동시킨 BTS노래가 있는 것이다. 글쓰기에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자. 스티븐 킹과 같은 위대한 작가들도 실패해도 쓰고 또 썼다. 당신의 글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당신이 무엇인가를 썼다는 것이다. 그 문제는 반드시 해결이 된다. 다음번 글쓰기에 참고를 하면 된다.



글쓰기에도 간절함이 필요하다.


BTS는 데뷔 초기 흑수저 아이돌, 중소 아이돌이라는 멸시를 받았다. 중소 기획사였던 탓에 국내 방송 출연을 밀어줄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BTS는 3대 메이저 기획사와는 다른 접근방법이 필요했다. SNS를 최대한 활용했다. 가수들 각자 SNS 계정을 열고 끊임없이 글을 쓴 것이다. 다른 아티스트들도 소설미디어 활동을 한다. BTS가 성공한 배경은 무엇일까? 일단, 꾸준하게 한다는 것이다. 성공을 위한 절심함이 있었다. SNS 말고는 팬들과 소통할 기회가 많지 않았던 것이다. BTS가 대형 기획사 출신이었다면 지금처럼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BTS의 절심함이 진정성 메시지를 만든 것이다. 진정성 있는 메시지가 팬들을 감동시킨 것이다.


직장인은 오늘도 글을 쓴다. 누가 시켜서 쓰는 글이 아니라, 절심함을 가지고 진정성 있는 글을 쓴다면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 직장에서 진짜 고민을 이야기하는 메시지는 서로에게 울림이 크다.


20대의 젊은 청년들이 많이 생각해야 하고 치열하게 살면서 세계를 매혹시키는 글쓰기를 했다. 우리라도 못할 것이 무엇인가? BTS에게 한 수 배웠으니 직장에서 우리의 이야기를 써보아야겠다. <끝>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은 완성이 아닙니다. 열려있는 결론입니다. 어떠한 아이디어나 조언이라도 좋습니다. 언제든지 댓글이나 이메일(quarterb@naver.com)로 말씀해주세요. 당신과 같이 이 글을 완성해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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