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동료들과 함께 중국어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발음이 입에 붙지 않았다. 성조를 제대로 발음하기 어려웠다. 중국어 한자(간자체)는 외워도... 외워도 머릿가를 맴돌았다. 문자와 발음이 따로 놀았다. 매일 시험을 보는데 점수가 잘 나오지 않았다. 다른 동료들은 잘 따라가는 것처럼 보였다. 동료들 중에 내가 제일 못하는 것 같았다. 선생님이 중국어를 말해보라고 하면 자꾸 위축되었다.
미칠 지경이었다. 석 달 동안 절망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중국어 선생님을 찾아가 하소연을 늘어놓았다. 현재 상황에 대해 면담을 했다.
선생님은 현실을 일깨워주었다.
'내가 중국어 초보자라는 것이다.'
'잘하면 이상한 것이다.'
'처음부터 척척 중국어가 된다면 중국어를 왜 배우겠는가?'
"김 부장님! 욕심 내지 말고 매일을 성실로 채워나가세요!"
머리를 망치로 얻어맞는 것 같았다. 진한 울림으로 다가왔다. 나보다 어린 중국어 선생님을 통해 깨달음을 얻었다. 중국어를 못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다. 마음이 편안해졌다. 석 달 동안 포기하기 않고 꾸준하게 공부하자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매일 조금씩만 하는 되는 것이었다.
매일 루틴을 지키려고 노력했다. 가급적이면 시간을 정해서 예습과 복습을 했다. 아래는 필자가 따랐던 중국어 공부 루틴이다. 물론 100점짜리 루틴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매일 매일을 채워나갔다는 것이 중요했다.
주재원 파견의 기준이 되는 점수는 3급이다. 6주 차에 중간시험을 보았다. 3급을 통과했다. 50명의 중국어 과정 입교생 중 10명만이 통과했다. 꼴찌에서 시작해서 상위권으로 도약한 것이다. 8주 차에는 HSK 4급 시험을 응시했다. 219점으로 통과했다. 중국어를 잘하는 분들에게는 우스운 성적일 수도 있다. 내게는 포기하지 않고 이루어낸 소중한 성과다.
같이 공부하는 동료 중에 50대 나이의 동료가 있다. 커피 한 잔 하면서 담소를 나눌 때면 항상 나이 탓을 했다. 나이가 많아서 공부하니 힘들다는 것이었다. 잘 안 외워진다는 것이다.
내 생각은 다르다. 나이가 많아서 힘든 것이 아니다. 원래 새로운 언어를 처음 시작하는 것은 누구나 힘들다. 50대는 50대 나름대로의 경험과 지혜가 있다. 50대 만의 공부를 하면 되는 것이다. 잘 안 외워지면 후배들보다 조금 더 공부하면 된다. 포기하지만 않으면 된다.
포기하지 않는다면 나이 50은 외국어 공부하기 딱 좋은 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