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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선 Jan 06. 2021

#26. 지식근로자의 글쓰기를 하라! _ 피터 드러커

음악의 아버지 바흐, 음악의 어머니 헨델, 경제학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


○○의 아버지, ○○의 어머니 시리즈는 누가 정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로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를 꼽는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피터 드러커는 ‘지식근로자(Knowledge worker)’라는 개념으로 21세기 경영학의 개념을 정립했다. 이 시대의 경영자들과 경영학자들에게 절대적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


피터 드러커 그 스스로도 지식근로자의 삶을 살았다. 총 39권의 저술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에게 경영과 인생에 대해 조언을 했다. 한 사람의 지식근로자로서 하루하루 지식을 넓혀나갔다. 노년에 이르러서도 그의 호기심은 멈추지 않았다. 나이를 넘어서는 호기심과 학습을 바탕으로 하는 지식근로자의 삶을 실천했다. 위대한 이 시대의 구루이다.


기업에서도 피터 드러커는 영원한 스승이다. 드러커 사후 15년이 지났음에도 그의 저서는 수많은 경영자들에게 바이블이 되고 있다. 최근에도 필자가 다니는 회사에서는 최고경영자가 팀장 이상 관리자들 1,000여명에게 <피터 드러커의 최고의 질문>을 선물했다. 함께 보면서 기업의 존재의의, 고객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기회를 가지기도 했다.


상상해보자. 피터 드러커가 당신의 상사다. 회사의 임원이다. 당신과 같은 공간에서 직장인으로서 지식근로자로서 근무하고 있다. 후배들에게 어떠한 조언을 해줄까? 직장인의 글쓰기에 대해 어떠한 메시지를 던질까? 그의 저서를 종합하여 4가지 조언을 뽑아보았다.





첫번째, 다음 보고서를 최고의 보고서로 만들어라


오페라의 거장 베르디에게 누군가 질문했다.

"당신은 이미 19세기 최고의 오페라 작곡가로 인정받고 있다. 이미 유명인이 된 사람이다. 80세를 넘어서도 왜 굳이 힘든 오페라 작곡을 계속하는가?"

베르디는 "음악가로서 나는 일생 동안 완벽을 추구해 왔다. 완벽하게 작곡하려고 애썼지만, 하나의 작품이 완성될 때마다 늘 아쉬움이 남았다. 때문에 나에게는 분명 한 번 더 도전해 볼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라고 대답했다.


사람들이 피터 드러커에게 “당신이 쓴 책 가운데 어느 책을 최고로 꼽습니까?”라고 질문하면 그는 “바로 다음에 나올 책이 최고의 책입니다."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그는 살아가는 동안 '완벽'이 언제나 그를 피해간다고 하더라도 최선을 다해 완벽을 추구하리라고 마음먹었던 것이다. 그는 인생의 마지막 해에도 피터 드러커의 자기경영노트(The Effective Executive in Action)와 클래식 드러커(Classic Drucker)를 썼다. 천국에서도 다음 책을 쓰고 있지 않을까?


<에펠탑의 페인트공>이라는 사진으로 유명한 사진 작가 마크 리부에게 기자가 질문을 했다.

"당신이 찍은 최고의 사진은 무엇입니까?"

그는 "바로 내일 찍을 예정입니다."이라고 대답했다.


<에펠탑과 페인트공 / 사진 작가 마크 리부>


오늘 당신은 힘겹게 직장에서 글쓰기를 마무리했다. 항상 아쉽다. 완벽한 글이 아니다. 하지만 끝이 아니다. 다음 글쓰기가, 다음 보고서가 기다리고 있다. 다음 글쓰기를 떨리는 마음으로 기다리자. 이번 보고서에 부족했던 부분을 채워나가자. 오늘보다 나는 내일의 글쓰기를 하자. 피커 드러커는 '오늘 당신을 피해간 완벽을 다음 보고서에 담으려고 노력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드러커는 당신에게 묻는다. "당신의 최고의 보고서는 무엇인가요?"



둘째, 공부해야 글을 쓸 수 있다.


피터 드러커는 평생을 공부했다. 끊임없이 새로운 주제를 공부했다. 3~4년마다 다른 주제를 선택한다. 통계학, 역사, 미술, 경제학 등 다양한 주제를 선택했다. 이러한 공부는 상당한 지식을 쌓을 수 있도록 해줄 뿐 아니라, 새로운 주제와 새로운 시각 등에 대해 개방적인 자세를 갖도록 도와주었다.


마케팅 전문가 신 차장은 실무자 시절 회사의 전설이었다. 수많은 마케팅 히트작들이 그의 손에서 나왔다. 공로를 인정받아 유럽 주재원으로 다녀올 수 있었다. 금의환향하여 본사 마케팅팀장을 맡게 되었다. 1년 뒤 팀원들이 떠나기 시작했다. 조직문화 진단에서 최하위권의 점수를 기록했다. 최고의 팀장과 우수한 팀원들을 모아놓았는데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 문제는 신 차장이 과거의 성공을 거두었던 일, 자신을 승진시켜 준 일을 반복해서 한다는 것이었다. 마케팅 환경이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성공방식에 집착한 것이다.


당신의 글쓰기도 변해야 한다. 뱀이 허물을 벗듯 주기적으로 변화를 주어야 한다. 변화를 주기 위해서 필수적인 것은 공부다. 공부없이 쓰는 글은 깊이가 얕다. 공부를 하고 쓴 글이 실행력이 있다. 회사와 조직을 변화시키는 것은 공부를 하고 쓴 글일 때 가능하다.


새로운 글을 쓰기 위해서는 '이 글을 위해 필요한 공부는 무엇인가?'라고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스스로 터득할 수 없는 경우도 생긴다. 당신의 글쓰기를 위해 가르쳐 줄 사람이 필요할 수도 있다. 상사가 될 수 있고, 동료와 후배직원이 될 수도 있다. 드러커는 글쓰기를 위해 끊임없이 지식근로자의 공부를 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셋째, 집중하는 글쓰기를 하라


"성공하기 위해서 반드시 뛰어난 지식이나 재능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새로운 직위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그 직위에서 요구하는 일에 대한 집중이 필요하다. 그리고 새로운 도전과 직문 그리고 과업을 수행하는 데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일에 대한 집중을 필요로 한다."
<프로페셔널의 조건> 피터 드러커


피터 드러커는 직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비밀 중 하나로 '집중'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집중은 직장인의 글쓰기에서 적용이 된다. 조금씩 발만 담그는 글쓰기는 성공할 수 없다. 그런 글은 누구나 쓸 수 있다. 남들이 쓸 수 없는 글을 쓰기 위해서는 집중과 몰입이 반드시 필요하다.


짧은 시간이라도 온전하게 글쓰기에 집중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스스로 집중하는 것이 어렵다면 집중하는 글쓰기를 위한 루틴과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강원국 작가는 직장인의 글쓰기를 할 때 루틴이 하나 있다. 안경을 쓰는 것이다. 안경을 쓰면 집중의 스위치가 켜진다. 흐트러진 생각들이 정리되고, 오로지 글쓰기 모드로 들어가는 신호가 되는 것이다.


“학창시절 누구나 한 번은 이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책상 위에 있는 책 모두 치우세요! 라는 시험감독 선생님의 지시가 있을 때까지 몰입하는 10분, 아무 소리도 안 들리고 다른 건 전혀 생각하지 않고 오직 필기 노트에만 집중하는 그 시간, 시험준비랍시고 일주일 이상 공부한 것보다 이 10분 동안에 더 많이 것을 알게 되는 몰입의 순간 말이다.
글쓰기야말로 몰입의 승부다. 아무리 많은 시간을 컴퓨터 앞에 앉아 있어도 제아무리 재능이 뛰어나도 몰입하지 않으면 쓸 수 없다. 몰입하지 않고 글을 쓰면 둘 중의 하나의 반응을 보인다. 글을 잘 쓴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글쓰기가 성가시다. 글쓰기에 자신이 없는 사람은 글쓰기가 두렵다. 모두가 몰입하지 않아서 생기는 현상이다. 몰입하면 귀찮거나 두렵지 않다. 이런 생각 자체가 없다. 몰입했다는 것은 글에 지배당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글을 장악했다는 뜻이다.”
<회장님의 글쓰기>, 강원국

 

상상해보자. 당신은 몰입하는 글쓰기를 위해 사무실 책상 앞에 앉았다. 손을 들어 당신의 컴퓨터를 켰다. 클릭하여 오피스 프로그램을 열었다. 자판 위에 손가락을 얹는다. 머릿 속에 그토록 기다렸던 글들이 떠오른다. 손가락이 저절로 움직인다. 키보드를 정신없이 두드린다. 미친 듯이 쓴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마지막 페이지를 쓰고 있다. 이것이 직장인이 꿈꾸는 '몰입하는 글쓰기'가 아닌가?



넷째, 당신의 글이 어떻게 기억되기를 바라는가


피터 드러커는 "우리는 자신이 어떠한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는 지에 대해 스스로 질문해야 한다. 사는동안 다른 사람의 삶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어야 한다."라고 우리들에게 조언하고 있다.


직장인의 글쓰기도 같다. 동료를 속이는 글, 순간을 모면하려는 글, 생각을 충분하게 하지 않은 글, 자신에게 의도적으로 유리하게 작성한 글들은 기억되지 않는다. 기억되더라도 실패한 글로 기억될 것이다. 진정성을 가지고 멀리 내다보고 쓴 글이어야 한다. 모든 글들을 그렇게 쓸 수는 없지만, 적어도 한 번쯤은 스스로에 질문을 던져보야 한다. '오늘 당신의 글쓰기가 쓰레기통으로 직행할 것인가? 사람들에게 기억되는 글로 남을 것인가?'




피터 드러커는 하버드 대학교수 자리도, 회사의 경영자 자리도 고사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영에 대한 연구와 컨설팅에 집중하고 싶다는 이유였다. 한 가지 목표를 가지고 평생토록 연구와 글쓰기에 몰입했다. 90세에 이르러서도 멈추지 않고 혼신의 연구를 했다. 이를 통해 그는 경영학에 일가를 이루었다. 경영학과 경영에 대해 누구보다도 애정이 깊었던 드러커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직장인들에게 지금도 끊임없이 그의 글을 통해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지식근로자의 삶을 살아가라'

'지식근로자의 글쓰기를 하라' <끝>





[추신] '감히 피터 드러커라니...'

제가 정리하고서도 어이없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방대한 우주에서 지구의 한 조각만을 보고 글을 쓴 느낌이라고 할까요?

현업에서 일하는 직장인 입장에서 '피터 드러커 선배가 우리에게 주는 조언은 무엇일까?'라고 고심해본 글이라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피터 드러커의 사상과 연구는 방대해서 제가 다 담기에는 벅찬 것이 사실입니다. 피터 드러커의 조언처럼 끊임없이 공부를 하려고 합니다. 쓴소리, 아이디어 있으면 언제라도 조언해주십시오. 함께 글을 완성해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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