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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선 Aug 06. 2022

[기고] 일잘러의 글쓰기 노하우 5가지

기고 요청이 들어와서 작성한 글입니다.

<일잘하는 사람을 글을 잘 씁니다.> 중에서 직장인들이 공유했으면 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가수는 노래로 말하고, 배우는 연기로, 직장인은 글쓰기로 말한다. 
직장인의 하루는 글쓰기로   채워져 있다. 우리의 하루를 떠올려보자. 
이메일을 쓰고 동료들과 협업한다. 회의가 끝나면 회의록을 작성한다. 자신이 진행한 업무는 글쓰기를   통해 결과보고한다. 상사의 지시로 기획서를 작성한다. 연말이   되면 한 해의 성과를 상사에게 글로 써서 어필한다. 
직장인은 쓰기 싫어도 써야   한다. 글쓰기는 직장인의 의무이자 책임이다. 글쓰기는   직장인에게 기회가 된다. ‘일잘러’라는 소리를 듣기 위해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글쓰기이다. 글쓰기에 약하면, 직장에서   불리한 점이 많다. 이렇게 중요한 글쓰기, 어떻게 잘   할 수 있을까?
글 김선 (<일잘하는 사람은 글을 잘 씁니다.> 저자)


총무팀 박 대리가 작성한 보고서에는 팀장의 피드백이 빨간색으로 가득 적혀 있다. 보고서 여백에는 팀장의 날카로운 지적이 적혀 있다. 

“박 대리! 그래프 몇 개 넣고 몇 줄 적었다고 보고서가 아닙니다. 이 보고서에서 말하고 싶은 내용이 뭡니까?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없네요. 생각해보고 다시 보고하세요” 

기획팀 김 대리가 있다. 김 대리는 어떠한 보고서를 작성하더라도 상사들이 지적하는 일이 거의 없다. 매끄러운 논리와 구성에 절로 감탄이 나온다. 최근에 김 대리가 작성한 보고서를 회사내 임원들이 돌려보았다는 소문이 돌 정도다. 김 대리는 매년 최고의 고과를 받고 있다. 연말 승진 1순위가 확실하다. 

어떤 직장인이 되고 싶은가? 우리는 어떤 동료에게 조언을 구하고 싶은가? 어떤 직원과 함께 일하고 싶은가? 당연히 김 대리다. 직장인 글쓰기는 회사에서 권력이 된다. 안타깝게도 글쓰기에 뛰어난 직원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 직장인의 20%가 글쓰기를 통해 인정받고 있다. 자신의 가치를 높여가고 있다. 직장인의 80%는 오늘도 어제와 같은 글쓰기를 반복하고 있다. 


기획서, 제안서, 평가서, 일반 보고서, 메일 쓰기, 회의록 정리… 

직장인에게는 수많은 글쓰기가 있다. 필자는 직장에서 25년 가까이 글쓰기를 했다. 직장에서 글쓰기의 신들을 만나서 그들의 비밀과 노하우를 지켜보았다. 그들의 글쓰기 비밀 몇 가지를 당신에게 공개한다.



첫째, 일단 쓰기 시작하라.


당신은 지금 상사에게서 어려운 업무지시를 받았다. 과제가 어려워서 무엇을 해야할지 망연자실한 상태이다. 컴퓨터 앞에 앉는다. 오피스 프로그램을 연다. 그리고 제목이든 첫 문장이든 쓰기 시작한다. 생각나는 것들을 하얀 화면위에 채워내려간다. 위대한 보고서도 여기에서 시작한다. 생각만으로 아무 것도 이뤄낼 수는 없다. 일단 쓰기 시작해야 글쓰기는 완성을 향해 갈 수 있다. 평범하지만 생각보다 강력한 직장인 글쓰기 원칙이다.



둘째, 글쓰기는 훈련이다. 


글쓰기 고전인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의 저자 나탈리 골드버그는 “열망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게을리하거나 회피하는 사람에게 절대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시간을 정해두고 그 시간에는 “그냥 쓰라”고 한다. 

식상한 이야기를 해서 미안하다. 그래도 매일 한 줄이라도 써보는 훈련이 필요하다. 직장인에게는 일일업무, 주간업무, 월간업무 보고자료도 글쓰기 훈련이 된다. 직장에서 의미 없는 글쓰기는 없다. 간단한 시장동향이나 트렌드 보고와 같은 반페이지 보고도 훈련이 된다. 회의 결과 보고도 좋은 훈련의 교재다. 매일 쓰다보면 팀 사업계획을 쓸 수 있는 근육이 만들어진다. 팀 사업계획을 쓸 수 있게 되면 회사 사업계획도 작성할 수 있다. 글쓰기를 위해서는 매일 써야 한다. 아침에 자고 일어났더니 갑자기 글쓰기 실력이 느는 경우는 없다.



셋째, 거인의 어깨에서 시작하라.


1953년 5월 29일 영국 원정대가 최초로 에베레스트를 정복했다. 그들은 8,848m나 되는 에베레스트는 정복되기 어려운 세계 최고의 산이다. 아무나 오를 수 없는 산이다. 어느 해 갑자기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하는 이가 매년 수백 명으로 늘어났다. 누군가 베이스캠프를 6,000m 높이에 설치하자는 제안을 한 것이다. 베이스캠프 위치를 2,000m에서 6,000m로 바꾸자 등반이 한결 쉬워졌다. 단지 바뀐 것은 베이스 캠프 위치뿐이었다. 


글쓰기도 마찬가지이다. 바닥부터 쓰기 시작하면 어렵다. 시간도 많이 걸리고 힘들다. 쉽게 지친다. 글쓰기가 어렵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글쓰기의 베이스캠프를 정상 근처에 구축하면 글쓰기가 쉬워진다. 거인의 어깨에서 글을 쓰면 글쓰기가 편안해진다.  


조직 내에서 인정받는 보고서들을 모아보라. 양질의 보고서를 생산하는 직장인들이 우리 주변에 반드시 있다. 최고의 보고서를 모아라. 모았다면 당신이 글쓰기를 할 때 활용해보라. 양식을 따라할 수도 있고, 작성 방식을 따라할 수도 있다. 세련된 표현을 참고할 수도 있다.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중요한 정보들을 빠트리지 않고 작성할 수 있다. 필요없는 내용을 작성하는 것도 피할 수 있다. 글쓰기를 바닥에서 시작하지 말아라. 높은 베이스캠프에서 글쓰기를 시작하라. 

 


넷째, 상사의 생각을 훔쳐라. 


상사가 평소 무엇을 생각하는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상사의 지시가 있었다면 철저하게 상사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 상사의 언어로 글쓰기를 해야 한다. 나의 언어로만 글쓰기를 하면 백전백패다.  

일 잘하는 사람들의 글쓰기를 가만히 지켜보라. 성공하는 직장인 글쓰기는 이유가 있다. 상사의 의중과 생각을 정확하게 읽어낸다. 때로는 상사 생각에서 반 발짝 더 나가서 글쓰기를 한다. 상사가 쓰고 싶은 글을 쓴다. 상사는 자신의 생각을 가장 잘 이해하는 직원에게 업무지시를 내리게 된다. 상사가 막연하게 생각했던 부분까지 그려오면 직원을 안 이뻐할 수가 없다. 

상사 지시를 명확하게 재확인하라. 이것만 해도 글쓰기 업무의 50%는 줄일 수 있다. '상사에게 물어보기'를 부담스러워하면 몸이 고생한다. 보고서를 다 작성했는데 상사 생각과 다르다면 처음부터 다시 작성해야 한다. 상사에게 물어보는 30초가 당신의 일주일을 절약해줄 수 있다. 상사에게 가서 30초만 물어보자.

 

 

다섯째,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자.


상사가 업무 지시를 하면 겁이 덜컥 난다. 잘못 쓸까봐 시작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글쓰기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다. 배우면 된다. 틀린 것이 있다면 고치면 된다. 조금밖에 못 쓸 것 같아서 시작하는 것을 주저하는 사람도 있다. 부족한 내용은 채우면 된다. 가장 위험한 것은 쓰지도 않고 시작도 하지 않고 포기하는 것이다.

당신이 어제 읽어보고 감탄했던 위대한 보고서도 허접한 첫 문장에서 시작되었다. 글쓰기를 두려워하지 말자. 이제 책상으로 달려가자. 컴퓨터를 켜고 문서를 열어보자. 그리고 첫 문장을 써내려가자.


누가 알겠는가... 

당신 인생 최고의 글쓰기가 오늘 시작될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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