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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선 Sep 11. 2023

[25] 아침의 외국어 놀이

플래너에 적으면 외국어도 공부할 수 있다.

아침에 출근해서 30분 '외국어 놀이'를 한다.  '놀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공부하려는 생각보다는 '논다는 마음'으로 하기 때문이다. 매일 날짜에 해당하는 '성경 잠언'을 골라서 7개 국어로 묵상을 한다.

한국어, 영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포르투갈어, 프랑스어, 중국어 7개 국어다.


<아침 외국어 놀이>  잠언 9:6

[한국어] 어리석음을 버리고 생명을 얻으라 명철의 길을 행하라 하느니라

[영어] Leave your simple ways and you will live; walk in the way of understanding.

[스페인어] Dejad vuestras ingenuidades y viviréis; y andad por el camino de la inteligencia.»
  * ingenuidad 솔직함, 천진난만, 악의가 없음

[이탈리아어] Lasciate, sciocchi, la stoltezza e vivrete; camminate per la via dell’intelligenza!»
  * lasciare 포기하다. / 취하지 않다, 놔두다.  
  * sciòcco  어리석은, 멍청한, 멋지지 못한. / 어리석은 자.
  * stólto 우둔한, 어리석은, 무분별한,  / 남성형 명사 [f. stólta] 바보, 천치

[포르투갈어] Deixem a insensatez, e vocês terão vida; andem pelo caminho do entendimento.
  * deixar [제이샤르] 놓다, 놓고 가다. 남겨 두다. 버리고 가다. / (직위⋅일자) 그만 두다. 중지하다.
    (+de). (…하는 것을) 그만 두다. 중지하다. 스스로 금하다. 자중하다.
  * insensatez [인센사테스] 어리석음. 몰상식함. 무분별(無分別). 우둔함.
  * ter [테르] 가지다. 가지고 있다. 소유하다.


[불] Quittez la stupidité, et vous vivrez, Et marchez dans la voie de l'intelligence!
  * quitter [kite] (장소를) 떠나다, 나가다 (=partir, sortir) / (사람과) 헤어지다
  * stupidité [stypidite] (사람의) 어리석음, 멍청함 (=bêtise, idiotie) / (사건·일) 어처구니없음
  * marcher [maʀʃe] 걷다, 나아가다, 전진하다, 걸어가다
  * voie [vwa] 길, 도로, 차선


[중] 你们愚蒙人,要舍弃愚蒙,就得存活。并要走光明的道。
nǐmen yúméngrén,yào shěqì yúméng,jiùdé cúnhuó。bìng yào zǒu guāngmíng de dào。
 * 存活 [cúnhuó ] 생존하다. 죽지 않고 있다. 살려 두다. 생존하게 하다.
 * 舍弃 [shěqì]     버리다. 포기하다. 빼버리다.


여러 외국어에 능통한 것은  아니다. 평범한 23년차 직장인일 뿐이다. 영어, 스페인어, 중국어는 고만고만하고, 이탈리아어, 포르투갈어, 프랑스어는 초급 수준이다. '그런데 6개 외국어라구?' 왜 아침에 외국어를 가지고 노는가?


첫째, 내가 스스로 결정하고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이 기분 좋다.

영어는 평생 공부했다. 누군가에게 떠밀려 공부했다. 시험을 잘보기 위해 의무적으로 공부했다. 때로는 승진을 하기 위해, 주재원으로 나가기 위해 공부했다.

지금은 누군가 시켜서 외국어를 공부하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에게 외국어로 말해야 할 걱정도 없다. 외국어 시험을 볼 필요도 없다. 누가 공부 분량을 체크하는 사람도 없다. 틀려도 지적하는 사람도 없다.

못하면 그만이다. 잘 모르면 그냥 넘어간다. 누군가에 의해 강제되는 시간이 아니다. 내가 스스로 통제하는 시간이다. 스스로 원해서 외국어를 공부하니 역설적으로 재미있다. 


둘째, 매일 하니 쌓이는 것이 있다.

'낙숫물이 바위를 뚫는다'라고 한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도 한다. 가끔 외래어나 외국 브랜드 이름을 볼 때 '어 저건 이태리어인데?, 프랑스어인데?'하고 알게 될 때가 있다. 뜻을 알고 보면 그 브랜드가 새롭게 보인다. LG생활건강의 '드봉(De bon)' 비누는 '좋은 것'이라는 프랑스어다. 제과 브랜드인 '뚜레쥬르(Tous les jours)'는 '매일'이라는 의미의 프랑스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비안코(Bianco)라는 아이스크림이 있다. '하얀색'이라는 뜻의 이태리어다. 엄지 척하면서 외치는 '따봉(Ta bon)'은 포르투갈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빵(pan)'이라는 단어도 포르투갈어다.  


JTBC에서 진행했던 팬텀싱어3를 보면 이태리어, 스페인어 노래가 나오기도 한다. 반가운 단어들이 들린다. 혼자서 슬며시 미소를 짓는다. 아는 단어가 있기 때문이다. 한 문장도 매일 하니까 머리에 들어가는 것이 있다.


셋째, 목표가 있어서 좋다. 성취감이 있어서 한다.

잠언의 전체 구절이 대략 900문장 정도 된다. 직장인 근무일 기준이 년간 250일 정도라고 하면 매일 한 문장씩 한다고 했을 때 4년은 해야 한다. 4년동안 꾸준하게 할 수 있는 루틴이 있어서 좋다. 평범했던 직장인의 아침을 여는 의미를 만들어준다.




플래너에 루틴을 적어두었다.


플래너에 외국어 루틴을 적어두었다. 눈에 보이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딱 한 문장만 한다. 욕심을 내지 않는다. 오랫동안 할 '놀이'기에 오늘 많이 하려고 하지 않는다. 때로는 다음 문장을 보고 싶다는 열정이 생기기도 한다. 그래도 멈춘다. 그래야 부담없이 즐기면서 할 수 있다. 그래서 오늘도 한 문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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