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과 소통할 때마다 정보가 쌓인다. 정보를 버리지 말라. 기록하고 기록하라.
필자는 사람들을 만나거나, 전화통화, 대화 중 알게 되는 정보가 있으면 포스트잇을 이용하여 메모해 둔다.
필자의 노트에 '인맥사전'란을 만들어 두었다. 여기에 메모해 놓은 여러 장의 포스트잇을 모아둔다.
포스트잇이 계속 쌓이면 노트는 지저분해진다. 적당하게 정보가 모이면 컴퓨터 오피스 프로그램(엑셀 or 파워포인트)을 이용하여 정리한다. 이름을 기준으로 분류하여 정리한다. 정리하는 과정에서 그 사람에 대한 기억도 다시 떠오른다. 이렇게 반복이 되면 당신 인간관계에 대한 정보가 제법 쌓이게 된다. 당신만의 '인맥사전'이 되는 것이다.
A가 당신의 지인이라고 해보자. A과 나눈 이야기, A에 대한 정보들을 당신의 노트에 쓰자. A를 다시 만날 때는 A의 스토리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다. 사람 쓰기를 하지 않는 사람들은 매번 다시 처음부터 대화를 시작한다. 수십 번을 만나도 관계는 같은 자리에 머무른다. 하지만 당신은 사람 쓰기라는 무기를 가지고 있다. 이미 대화의 시작점이 남들과 다르다.
김병완 작가는 <한 번에 10권, 플랫폼 독서법>에서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위치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2,000m 베이스캠프부터 오르기 시작하면 정상정복이 힘들다. 그러나 5,000m에 베이스캠프를 설치하면 정상을 도달하기 쉬워진다. 당신 주변의 동료들과 업무 파트너들의 이야기를 노트에 쓰기 시작한다면 인간관계의 정상 부근에 베이스캠프를 설치한 것이다.
직장인은 혼자만의 작업도 있지만, 동료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관련 부서의 협조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관련부서 담당자와 사람 쓰기를 통해 친분이 있다면 협조가 용이할 수 있다. 사람 쓰기를 평소에 해두면 급박한 순간에 반드시 도움이 된다.
생일은 365일 중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날이다. 사람에게 생일은 큰 의미가 있다. 이 세상에 나온 날을 기억하는 것이다. 이 세상에서 소멸되지 않고, 새롭게 또 1년을 채워나갈 수 있다는 희망을 기념하는 날이기도 하다. 생일이 되면 동료들과 축하를 하기도 하고, 가족들의 축복을 받기도 한다.
문제는 생일을 기억하고 축하해 주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든다는 것이다. 부서 동료와 가족 정도만 축하를 한다. 바쁜 회사 생활 속에서 부서 동료들도 생일을 지나치는 것이 다반사다. 금융기관이나 내가 회원가입한 쇼핑 포탈 정도에서 형식적인 문자 축하 메시시가 날아온다. 맥 빠진 생일이 되기 쉽다.
이 때 당신이 진심어린 축하인사를 건넨다면 상대방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물론 최근에는 카카오톡 서비스를 통해서 지인들의 생일을 알려준다. 그래도 적어라. 특히 음력 생일을 지내는 사람에 축하를 건네면 더 놀라워 한다.
노트에 상대방 생일을 적어놓았다면 축하메시지를 보내주어라. 바빠지는 현대사회에서 제대로 생일을 못 챙긴다. 때로는 당신의 생일 축하가 그 사람에게 유일한 생일 축하인 경우일 수도 있다. 이 글을 쓰는 오늘도 전 부서 동료에게 생일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이제 생일을 축하해 주는 사람이 필자 밖에 없는데 너무 고맙다’는 답신이 왔다. 하루에 30초씩만 투자하면 당신은 센스 있는 사람으로 기억될 것이다. 당신 노트에 지인들의 생일을 적기만 하면 된다. 틈날 때마다 적어 놓으면 소중한 정보가 된다.
당신에게 조금 더 의미 있고 소중한 사람이라면 생일에 케이크를 보내보라. 경험상 지인이 남자라면 아내 생일에 케이크를 선물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케이크 값이 아깝다고 생각할 사람이 있다면, '투자라고 생각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원금손실이 절대 없는 사람투자다. 주식 몇 주보다 가성비 높은 인간관계의 투자이다. 그리고 경험상 반드시 돌아온다. 케이크로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더 큰 것으로 돌아온다. 복리 수준이 아니라, 대박 수준으로 돌아온다.
얼마 전 친한 후배의 배우자 생일에 수제 케이크를 집으로 보냈다. 그 후배는 어디든지 가기만 하면 필자 칭찬을 하고 다닌다. 필자의 인간관계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었다. 필자의 업무 성과와 역량에 대해서도 칭찬을 한다. 바란 것은 아니지만 필자의 진심 어린 관심을 받은 후배는 필자에게 보답하려 노력하는 것이다. 술을 사주는 선배들은 많다. 그냥 후배들에게는 술 사주는 여러 선배 중에 하나가 될 뿐이다. 그러나 배우자 생일에 케이크를 선물하는 선배는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다.
영화배우 덴젤 워싱턴은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졸업식 축하 연설에서 인생을 시작하는 후배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했다. “가져본 적이 없는 것을 얻으려면, 결코 해본 적이 없는 것을 해야 한다.(To get something you never had, you have to do something you never did.)” 당신이 가져본 적이 없는 다른 사람의 관심과 이해를 바란다면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것을 해보아야 한다.
인맥 사전에 적힌 사람들을 정기적으로 훎어보라. 목록을 넘기면서 그동안 관계가 취약했던 사람은 없는지 안부를 전할 사람은 없는지 점검해 본다. 매일 한 사람만 연락해도 1년이면 300여 명에게 연락할 수 있다. 사람은 계속 소통하지 않으면 기억에서 지워지기 마련이다.
인맥도 다이어트가 필요하다. 인맥사전을 점검하면서 버릴 사람은 버려라. 당신의 인맥 사전에서 인연이 끝난 지 너무 오래된 사람은 정리해라. 교류를 계속하고 싶지 않은 사람, 나에게 큰 손해가 되는 사람, 10년 이상 교류하지 않아서 다시 만날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과감하게 지운다. 비워내야 할 사람은 비워야 한다. 비워야 새로운 귀한 인연을 채울 수 있다.
<요약>
노트에 사람을 써라. 자신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기억해주는 당신에게 사람들은 끌릴 것이다.
생일 축하도 체계적으로 관리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