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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선 Jan 06. 2024

수 십 번의 출간 거절을 넘어

3년 동안 글을 썼다. 글을 차곡차곡 모았다.

'이쯤이면 되었다'라고 생각했다.

출판사에 출간 제안서를 보냈다.


이번에는 단체 메일은 보내지 않았다. (내가 쓴 콘텐츠에 대한 '교만함' 때문이었을 것이다.)

내가 감명 깊게 읽었던 책에서 출판사 연락처를 하나하나 검색했다.

출판사별로 개별로 메일을 보냈다. 홈페이지에 기고를 했다.



은근한 마음으로 기다렸다. 

'너무 여러 출판사에서 동시에 출간을 하자고 하면 어떻게 하지?'

순진한 상상을 했다.

막상 돌아온 것은 계속되는 출간거절 메일이었다.


먼저 저희 출판사에 관심 가져주시고 귀한 원고를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편집부에서 선생님의 원고를 논의해 본 결과, 출간 방향과 형편상 저희 쪽에서 진행하기 어렵다는 판단입니다.
좋은 소식 알려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씀드리며 더 좋은 인연으로 다시 뵙길 기대하겠습니다.


선생님께서 보내주신 원고와 기획서를 읽고 다방면의 가능성을 검토, 토론하였으나 이번 기회에 선생님의 원고를 출판하기에는 어렵다는 결론을 내리고 반려하게 되었으니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비록 이번에는 기회가 닿지 않았으나 이 원고 역시 저희보다 훨씬 잘 맞는 출판사를 만나 좋은 책으로 나오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보내주신 원고는 편집 팀 전원이 검토하고, 내부 회의에서 출간 여부를 논의했습니다. 그 결과 아쉽게도 본 원고는 저희 출판사의 방향과는 맞지 않아 출간이 어렵다고 판단하게 되었습니다. 출간을 반려하게 되어 유감이고, 부디 뜻이 맞는 파트너를 만나 좋은 책으로 출간하시기를 기원하겠습니다.


보내주신 투고 메일은 잘 받아보았습니다.  하지만 송구한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저희 출판사와는 출간 방향이 달라 출간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모쪼록 좋은 책으로 빛을 보았으면 합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는다. 내 원고를 믿는다. 나를 믿는다.


해리 포터 시리즈의 작가 조엔 롤링은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원고를 출판사에서 계속 거절당했다. 12번을 연이어 거절당한다. 13번째로 찾아간 이름 없는 작은 출판사 블룸즈버리에서 출간 결심을 한다. 안 팔 수 있으니 1쇄를 500부 찍어 겨우 겨우 출판하게 된다. 그리고 우리가 아는 해리포터 시리즈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헤밍웨이와 같은 위대한 작가들도 출간 거절이 있었다고 한다.

'나같이 이름 없는 무명 작가에게 출간 거절은 당연한 것이 아닌가'


직장인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보았다. 출판사가 책 한 권을 내는 데는 수 천만이 들어간다. 출판사들은 연간 출간 기획을 할 것이다. 출판사의 출판 방향성, 한 해동 안의 출간 전략을 가지고 출간을 진행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해 보면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 초보작가의 원고 기고를 덥석 받을 리 없다.


그래도 나는 내 원고의 가능성을 믿었다. 포기하지 않고 출간 제안 메일을 보냈다.


"저희 출판사가 작가님 책을 출간해보았으면 합니다." 

 

드디어 출간을 함께 하자는 메시지가 도착했다. 출간 경험이 풍부한 중견 출판사였다. (무명 작가에게 손을 내밀어준 OOOOO 출판사에 감사드린다.) 2번째 출간이어도 뛸 듯이 기뻤다.


출판사에 부끄럽지 않아야 했다. 

대한민국을 속이지 않는 진정성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했다. 

지난 2개월간 열심히 글을 마무리했다. 초고 작업을 마쳤다. 퇴고 작업을 마치고 출판사에 메일을 보냈다. 

이제 2024년초 책이 출간될 예정이다.


계속 거절당했다. 

포기하지 않았다. 

2번째 책이 세상으로 나온다.


책을 쓰면서 인생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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