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南)으로 창(窓)을 내겠소
올여름 하늘은 하나같이 예뻤다. 누군가가 동남아 하늘이라고 했던 날도 있었고, 저 뒤에 천국이 숨어 있을 것 같은 구름이 가득한 날도 있었다. 어떤 날은 노을이 너무 붉고 예뻐서 지구가 멸망하며 주는 마지막 선물인가 싶은 하늘도 있었다.
맑은 날이면 나는 하루에도 여러 번 창에 코를 박고 하늘을 봤다. 계단을 오르내릴 때, 화장실에 다녀오면서, 물 마시러 갈 때 틈만 나면 하늘을 보면서 ‘올해 하늘은 참 예쁘구나. 하늘은 어쩜 이렇게 예쁠까. 구름은 꼭 그려놓은 것처럼 곱다.’ 하고 감탄했다.
그런데 하늘이 올여름만 예쁠 리가 있나. 하늘은 여태껏 파랬고, 구름도 꾸준하게 희었다. 구름 모양은 원래 솜씨 좋은 누가 그려놓은 것처럼, 어떤 예술가가 애써 흩뿌려 놓은 작품처럼 고왔을 거다. 노을은 어느 날은 주홍으로 어느 날은 보랏빛으로 또 다른 날은 손을 담그면 물이 들 것 같이 붉었을 거다.
다만 하늘이 매일매일 이렇게나 다르고, 그 하늘마다 여지없이 곱다는 걸 내가 이제야 알았을 뿐이겠지.
이제라도 하늘 고운 줄 알게 된 건 순전히 사무실에 난 큰 창 덕분이다. 창 밖으로 보이는 탁 트인 전망 덕에 자연스럽게 하늘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하루도 같은 날이 없는 하늘을 사랑하게 되었다. 올림픽 공원의 초록과 어우러진 하늘과 저 멀리 보이는 서울타워의 하늘과, 서울의 스카이라인을 망쳤다는 롯데월드타워 위로 난 하늘까지. 보기만 해도 좋다. 그것만으로도 위로가 된다. 아아 누구인가. 맨 처음 이곳에 이사 오자고 한 이는. (큰 창을 설계한 사람은! 그 설계를 컨펌한 건물주는 또 누구인가.)
그게 누구이든 하늘 좋다. 너무 좋다. 내일 또 봐야지. 두 번, 세 번, 네 번 봐야지.
더욱 높고 깊어질 가을 하늘이 기대되는 나날이다.
그래 자주 하늘을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