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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림 Jan 01. 2017

올해의 책

내맘대로 뽑아 본 2016의 책

2016 올 한해 읽은 책들

황현산 선생님이 트위터에  "시절이 풍랑 속에 들어와 있으니 한 해가 가도 가는 것 같지 않고 새해가 와도 오는 것 같지 않다" 라 쓰신 글을 읽었다. 아닌 게 아니라 언제부터인가 해의 바뀜이 설레지 않는다. 언제부터인가라고 썼지만, 언제부터인지는 우리 모두 알고 있다. 해가 이렇게 속절없이 바뀌어 갈수록 우리는 진실로부터, 진실을 알아낼 기회로부터 멀어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 국민들의 집단 트라우마.
그래도 2016의 연말은 어떠한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본 것이라 우기고 싶은 마음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광장을 메운 국민들이 있으니.


믿기지 않지만 2016년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고, 그래서 2014년과 2015년을 마무리하면서 적었던 독서 기록을 올해도 해보려 한다.


2016년에는 약 240여권의 책을 읽었고, 재독도 활발히 한 해였다. 2014년에 매일 한 권의 책을 읽고 글을 남기는 프로젝트를 야심차게 시작했다가 50일 만에 포기한 적이 있는데, 그 일에 다시 도전하기도 했던 해였다. 물론 이번에도 365일 도전은 실패했지만 100일을 채웠고, 그 기간 동안 행복했다.
세 번째 도전은 언제가 될까? 지난 두 번이 그랬듯 어느 날 갑자기일 것이다. 잠에서 깨며 오늘부터 해야겠다! 할 수도 있고, 아이들과 놀다 문득 노트북을 붙잡고 앉아 지금부터 다시 하려고 해요, 응원해주세요. 할는지도 모를 일이다.



올 한해 읽은 책 중에서 소설과 비소설로 나누어 열 권씩의 책을 뽑아보았다.
내게는 아, 이 책은 정말 좋았지.라고 다시금 떠오른 책들이지만 비루한 기억력 탓에 정말 좋았던 책이 빠졌을 수도 있는 허술한 리스트이다.
그러니, 연말이면 나오는 "소설가 (혹은 서점 직원들)가 뽑은 올해의 책" 리스트 같은 공신력은 없지만, 출판과 전혀 관계없는 사람의 지극히 개인적인 독서 목록은 어떤 것일까 정도로 봐주시면 좋겠다.


소설 열 권은 한국소설 다섯 권과 외국 소설 다섯 권으로 나누어보았다.
그 어느 해 보다 한국 소설을 많이 접한 해이기도 했는데, 기억에 가장 많이 남은 소설은 단연《거짓말이다》가 아닐까. 세월호는 이미 우리의 삶이 되어버려서 잊을 수도, 고개를 돌릴 수도 없게 되었다. 역사소설을 쓰던 김탁환 작가가 계속해서 소설을 통해 세월호 이야기를 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을 것이다. 어찌 보면 모두 어두운 이야기들이지만, 모두 우리가 살아가는 이야기여서 자꾸 읽게 된다.
 외국소설 중 첫 번째로 놓은 다비스 그로스만의 《시간 밖으로》는 그 독특한 형식이 너무나 생생하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알 수 없는 노래가 들리는 것 같았던, 가슴을 울렸던 소설이다. 《레볼루셔너리 로드》는 호불호가 갈리겠으나 영화도 소설도 너무 빠져들었던, 리처드 예이츠라는 작가를 궁금해지게 한 작품이다. 아모스 오즈의 소설 역시, 나탈리 포트먼이 감독과 주연을 맡은 영화 또한 좋았다.

비소설로는 관심이 가는 분야의 책을 이어 읽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라, 작년에 이어 환경/정치/국가폭력에 관한 글을 찾아 읽은 해였다. 새로이 읽기 시작한 분야가 있다면 페미니즘일 텐데, 아직 잘 모르는 부분이 많아 조금씩 읽는 양을 늘려가는 중이다.
1980년 5월 18일 광주, 그곳에 살던 80여 명의 당시 초등학생을 인터뷰한 책 《묻고, 묻지 못한 이야기》와 삼성 반도체 사업장에서 근무하다 백혈병으로 사망한 이들의 이야기를 만화로 쉽게 풀어쓴 (그러나 너무나 무거운 내용인) 《먼지 없는 방》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물론 나머지 여덟 권 모두 추천에 추천을 거듭해도 좋을 책들이라 생각된다.


<소설>

1. 김탁환《거짓말이다》(북스피어)
2. 공선옥《그 노래는 어디서 왔을까》(창비)
3. 김 숨《한 명》(현대문학)
4. 정유정《7년의 밤》(은행나무)
5. 한창훈《행복이라는 말이 없는 나라》(한겨레출판)
6. 다비드 그로스만《시간 밖으로》(책세상)
7. 모신 하미드《주저하는 근본주의자》(민음사)
8. 아모스 오즈《사랑과 어둠의 이야기》(문학동네)
9. 리처드 예이츠《레볼루셔너리 로드》(노블마인)
10. 제임스 미치너《소설》(열린책들)
<비소설>

1. 문선희《묻고,묻지 못한 이야기》(난다)
2. 레프 톨스토이《국가는 폭력이다》(달팽이)
3. 하워드 진《역사를 기억하라》(오월의 봄)
4. 하워드 진《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이후)
5. 이반 일리치《누가 나를 쓸모없게 만드는가》(느린 걸음)
6.  아룬다티 로이《9월이여, 오라》(녹색평론사)
7.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창비)
8. 필리프 스콰르조니《만화로 보는 기후변화의 거의 모든 것》(다른)
9. 레이첼 카슨《침묵의 봄》(에코리브르)
10. 김성희《먼지 없는 방》(보리)



2017도 책과 함께, 연대하는 삶을 살아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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